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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누런 코를 늘 달고 살 때....참외꼭지(10.10.30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10. 30.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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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30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소설가 김주영

경북 청송에서 출생한 김주영은 1971년《월간문학》에〈휴면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는데, 주요 작품에는《머저리에게 축배를》,《도둑 견습》,《천둥소리》, 《붉은 노을》,《객주》,《겨울새》등이 있습니다. 그의 글 중의 한 부분입니다.

소설 객주

‘대부분의 아이들이 싯누런 콧물을 줄곧 人中에 매달고 다녔다. 인중을 타고 흘러내린 두 줄기의 콧물이 입술 언저리에 닿을락 말락 하면,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아이들은 훌쩍 숨을 들여 마셨다. 그러면 두 줄기의 콧물은 잽싸게 콧구멍 속으로 퇴각해서 삽시간에 모습을 감추고, 인중에는 두 줄기의 콧물이 쉴새 없이 들락거린 하얀 흔적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러나 콧속으로 들어간 콧물은 어느새 다시 모습을 드러내어 인중을 타고 내린다. 시달리다 못한 아이가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하여 옷소매로 인중을 쓱 문지른다. 그래서 대다수 아이들의 윗도리 양쪽 소매는 말라붙은 콧물로 반질반질 윤기가 흘렀다.’ 

쌍 콧물 흐르는데 아무나 덤벼봣~!

생각나십니까? 아마 사십만 넘으셨어도 “아~ 그래!” 하실 수 있는 공감(共感)가는 묘사일 것입니다. 당시에는 초등학교 입학할 때, 누런 콧물을 흘리는 학생이 많아서 그랬는지 모두 가슴에 큰 이름표와 흰 손수건을 달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학년 아이들의 가슴에는 커다란 이름표는 물론, 흰 손수건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오늘은 추억의 누런 코가 날 때 쓸 수 있는 참외꼭지 즉 과체(瓜蔕)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참외 삼형제

동의보감에서는, ‘참외꼭지의 성질은 차고, 맛은 쓰며, 독(毒)이 있다. 온몸이 붓는 전신부종에 주로 처방하여 몸속의 물을 빼낸다. 고독(蠱毒)을 죽이고, 콧속의 군살을 없앤다. 황달(黃疸)과, 많이 먹어서 가슴이 아픈 병을 치료한다. 어떤 경우든 토(吐)하게 하거나 설사(泄瀉)시킨다. 과체는 곧 참외꼭지인데 고정향(苦丁香)이라고도 한다.’ 라며 과체의 효능과 적응증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참, 독이 있다는 것은, 적정량을 아주 주의 깊게 다루라는 의미이고, 비전문가가 함부로 투약할 수 없다는 뜻이므로, 아주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아~ 추억의 손수건!

또, 보감에서는, ‘참외에는 푸른 것과 흰 것의 두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약으로는 꼭 푸른 참외 꼭지를 써야한다. 음력 칠월에 참외가 익어서 기운이 차면, 그 꼭지가 저절로 덩굴위로 떨어지는데, 손가락 반 마디쯤인 약 반촌크기이다. 이것을 그늘에 말린 후 밀기울에 누렇게 볶아 쓴다.’ 라고 약재의 감별과 채취시기, 그리고 수치방법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동의보감 콧병에 관한 부분에서는, 과체는 주로 콧속의 군살이 생기는 비치(鼻痔)를 치료하는 처방 속에 자주 보입니다. ‘콧속의 군살을 없앤다. 과체를 가루로 내어 솜으로 싸서 코를 막아 놓는다. 가축인 양(羊)의 기름이나 약재인 세신(細辛)과 섞어 쓰기도 하는데 모두 좋다.’ 라고 과체를 다시 설명하고 있습니다.

40년 전 우리가 누런 콧물을 달고 살았던 까닭은, 우리 몸의 면역이 강해서, 밖에서 들어온 병사(病邪)와 싸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의 아이들은 그때보다 덩치도 크고 코밑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당시의 우리들보다 면역이 더 강한지는, 늘 걱정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음시간에는 귓병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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