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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써서 남주자!/행복합니다

술판에서 살아남기! (09.11.30)

by 김길우(혁) 2010. 12. 1.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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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매거진 <행복합니다~> 712월호 이야기입니다 ^^

12월이다. 아마 열두 달 중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달일 것이다. 기쁜 일은 기쁜 대로 억울한 일은 억울한 대로 잊어야 내년을 준비 할테니... 이맘때면 주변 분들이나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말 중에 하나가 "어떻게 술을 마셔야 많이 마시거나, 안 취하거나, 안 상하는 가?" 하는 비법이다. 답! 안 마시는 것이다. 키키키. 속편한 소리라고? 사실 여성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남성들이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 이 술 권하는 사회에서, 술을 한 방울도 안마시고 12월을 지나갈 방법은 핵전쟁 중에 살아남는 것만큼 어려울 것이다. 그럼 사망이나 중상을 피하고 그나마 경상으로 12월을 지나가는 방법은 없는가? 있다.

마오타이 20년. 이신두 교수님 봉사 기념회식때

첫째, 약게 마시는 것이다. 사실 주량은 개인별로 차이가 많다. 그래서 일률적으로 소주 반 병, 맥주 한 병... 하는 이런 공자님 말씀은 정말 지키기 어렵다. 그저 내일 회복 할 수 있을 만큼의 주량으로 교묘하게 빼면서 마시는 것이다. 많이 마셔 중상이상을 면하는 방법은 없다. 술이 쎄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술을 마시는 척하면서 안 마시거나,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병원에 입원할 사람밖에는 없다. 매와 술에는 장사가 없다.

밑장깔기! 요렇게 조금씩 덜 먹는다.

상대의 주법을 잘 봐라. 늘 밑장을 깔아 술을 조금씩 덜 먹거나, 건배하고는 대화 주제를 교묘히 다른 곳으로 돌려, 남은 먹게 하고 스스로는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다. 따라 해라. 그럼 살아남는다. 

으아~ 침 돈다. 손만호사장이 공급한 봉사회식주

둘째, 술이 들어갈 공간을 안주빨로 채워라. 미움 받아 다음에 안 부르면 한 번의 전투에서 빠지는 것 일테고, 뭐라 안 해도 술이 덜 들어간다. 가능하면 못 먹던 단백질을 이번기회에 완전히 보충하자. 그럼 간에도 좋고, 몸도 좋으며, 술도 덜 마시고... 일타 삼피다. 안주는 한·양방을 다 살펴봐도 단백질이 최고다.

광양불고기도 좋은 안주죠!

셋째, 주도권을 쥐어라. 공격적으로 나가면 오히려 덜 마신다. 따라 마시다 보면 이쪽저쪽에서 술잔이 모두 내게로 모인다. 그럼 리듬을 잃어서 훨씬 더 많이 상한다. 공격이 최상의 방어다. 

내가 만들면, 폭탄을 덜 넣을 수 있지롱~

넷째, 술과 안주를 선택할 권리를 확보하라! 독주를 마신다면 안주는 풀과 과일로 선택하자. 독주는 뜨거운 불이다. 독주마시고 열 안 나는 사람이 있겠는가? 풀과 과일은 대개 성질이 차다. 그래서 뜨거운 국물이나 매운 음식에 독주를 마시면 십중팔구는 즉사하거나 중상을 입는 것이다.

독주에 좋은 친구들, 여기에 다~ 있다.

독주의 착한 친구는 찬물 과일 야채다. 이 삼형제만 데리고 다니면 중상은 면한다. 독주는 어디까지인가? 소주가 기준이다. 양 많은 맥주라면 마른안주가 좋다. 조금이라도 그 양을 줄여주니까. 괜히 기분 낸다고 비싼 안주 시켜봐야 내일 아침에 똥꼬만 불쌍해진다. 

아지 매운탕. 와사비 사장이 봉사회식의 필살기로 냈다.

막걸리나 청주같은 곡주는 빨리 내려갈 안주를 선택해야 한다. 김치찌개 김치 매운 안주가 그것이다. 막걸리 청주 와인이 참 더디게 내려가는 이유가 그것이다. 막걸리의 트림... 꼭 확인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와인~ 이거, 징말 오래간다. 조금 먹는 술이다~아.

술잔 드는 폼이... 술병나면 찾아오세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그래도 사망이나 중상을 못 면할 것 같다면 현명한 한의사의 도움을 받자. 사실 술을 권하는 의사는 없다. 나도 그런 의사지만 그래도 환자의 사정은 이해한다. 우리는 여린수라는 효소 반신욕을 시킨다. 내가 매번 흥국이형과 술을 마시고난 다음날도 진료에 성실히 임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 목욕법 때문이다. 효소가 없다면 집에 남은 술을 한 잔 넣고 43도로 20분간만 반신욕하면 다시 살아난다. 경고! 너무 자주 쓰면 언젠가는 우리병원에 술병으로 입원해야한다. 이것은 구급비법일 뿐이다. 

칡이나 칡꽃이 정말 좋~습니다

12월에는 스스로를 지킬 칡즙이나 칡꽃차를 준비하자. 술을 해독하는데 예술이다. 독한 술에는 오이가 답이다. 오이를 늘 두 세개쯤 먹자. 그럼 오늘도 전투에 임할 수 있다. ‘만배단’ ‘해주단’ ‘대금음자’라는 약을 주로 처방하는데 대금음자(大金飮子)라는 약은 큰 금덩이만큼 좋다는 뜻이다. 아마 옛날에도 술을 많이 마셔야하거나 술에 상한 가람이 많았나보다. 12월에는 괜찮은 약이다.

술 깨는데는 지장수가 최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덜 마시는 것이고, 기분 좋게 마시는 것이며, 스스로 적당히 즐기는 것이다. 술은 많이 마시게 되면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음식이다. 그런 음식을 자신은 마시지도 않고 강권하여 사람을 사망 혹은 중상에 빠지게 한다면, 이는 엄히 다스려야한다. 제발 적당히 좀 마시자. 그런대도 아직도 남에게 술 권할 생각만 한다면... 당신은 사형(死刑)!

봉사 끝에 마시는 술이 최고로 즐겁다. 좋~지? 허수정선생!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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