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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주세요♥/연평도 주민 인스파월드 봉사소

인천 인스파월드에서 장석우 선생이 3차 134분의 어르신을 치료했습니다(10.12.08).

by 김길우(혁) 2020. 12. 8.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 의국 장석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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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주민 인천 인스파 월드 봉사 3탄.

아침부터 눈발이 조금씩 날려 오늘 돌아올 수 있으려나 걱정하면서 출발한 저의 연평도 첫 봉사는 선생님의 차를 타고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전 번에 다녀오셨기에, 가면서 여러 이야기를 미리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면 시장분위기가 난다. 슬리퍼 조심해라' 등등(저번주에 봉사갔었던 이대연선생님은 너무 복잡하다보니 슬리퍼를 분실했다고 하네요;;) 10시가 조금 안돼서 도착한 ‘인스파월드’ 입구에 도착하니 ‘사랑의 밥차’라고 적혀있는 차들이 몇 개 보였는데, 봉사를 오는 분들이 많이 있구나하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피난와 계신분들이 있는 2층. 밑에 자리 깔아놓고 여기저기 짐도 많이 있었습니다.

봉사물품을 들고 찜질방에 들어서자.... 아니.... 음.... 확실히 피난이란 말이 정확하게 맞았습니다. 커다란 공간에 겉옷을 입은 채로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셨고, 나올 때 들고 왔던 여러 꾸러미들, 몇몇의 젊은 분들도 계시긴 했으나 뭔가 어두컴컴하고, 침침한 분위기, 특유의 웅성웅성 분위기, 그리고 찜질방의 뜻뜻하고 환기가 잘 안되 있어, 이분들이 잠은 잘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으로 더 들어서자, 한켠에는 기사를 쓰려고 와있는 기자들, 저쪽 한켠에는 보건소에서 매일 진료를 봐주시는 보건소장님이 계셨습니다(한방선생님은 없음).

저희가 진료할 수 있는 공간은 베드가 4개가 있었습니다.


10시 쯤부터 이전에 가져온 약과 파스 등 물품을 정리하고 10시 20분쯤부터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오셨습니다. 대부분은 보통 의료봉사를 갔을 때 많이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필수병!! 허리 어깨 무릎의 통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아프신 분들이 꽤 많아서 침을 입에 물고 초 스피드로 침을 놓았습니다^^;

얘기를 나누며 알게된 것은 이분들은 이번 사건에 여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평도에 있으면서 꾸준히 진료를 받으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대 피난을 오게 되면서 집도 없을뿐더러 치료를 받던 것을 못받는태가 됐고, 그 중에는 그날 너무 놀라고 이리저리 뛰었더니 넘어지거나 부딪혀 통증을 호소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정신없이 침을 놓던 중 ‘인천한의사회’에서 한의사 한분이 오셔서 잠시나마 진료를 도와주시고 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매일 혹은 가끔씩 오셔서 잠시 진료를 하고 가신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떤 분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침도 약도 아무것도 안들고 오셔서...).

점심은 설농탕이 나왔는데, 거기 계신 분들이 오늘은 맛있는 것 나왔다고 다들 좋아하셨습니다. 저도 덩달아 마침 온 날이 맛있는 밥이라며 열심히 먹었구요^^

최근 날씨가 추워졌는데 많은 분들의 추위를 잠시나마 녹여준 설농탕입니다.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는데, 점심시간에 할머니 한분이 오셔서 한방파스를 달라고 하셔 파스를 하나 드리고 아프신 곳에 붙여드린다고 하니, 뺏어갈까 느끼셨는지 한 개 더 달라고 하시며 파스를 하나 더 받자마다 도망 나가셨습니다. 얼마든지 더 챙겨 드릴 수 있는데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서울신문에서 인터뷰를 해갔습니다. '원래 아파서 진료를 받던 분들이 이런 일이 터져 치료도 잘 못받고 더 아파하시고 있습니다.' 라고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점심시간, 그리고 이후 진료를 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얘기하면서 들어보니 그럴 수도 있는 게 현재 한방진료가 계속 조금씩 있으나 1) 한의사들이 진료하는 시간대도 명확하지 않고, 2) 매일 오는 의사의 숫자도, 3) 기타 한방진료에 대한 명확한 틀(침, 약 등의 배포)이 없어 환자들이 계속해서, 진료 받는 다는 생각이 거의 없고, 왔을 때 파스나 많이 받아놔야지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게 되어있었습니다.  

봉사하는 동안 매일 진료를 갈 수 없는 제 자신도 많이 안타까웠고, 다들 바쁘고 시간이 없겠지만 도움에 손길을 주고 싶은 분들이 많이 있어 많은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같은 지역에 있는 인천한의사협회에 계신 분들이 매일 진료는 힘들겠지만, 최소한 틀을 만들어 봉사 오는 분들을 모집하거나 시간대를 명확히 하고 봉사 물품도 정리해서, 계시는 동안 마음은 불편하더라도 몸은 조금 편할 수 있도록 많이 힘써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글; 제인한방병원 의국, 장석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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