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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건강의 거울, 대변!(10.07.29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7. 29.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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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9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시원하게 지내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오늘은 냄새나는 고사 성어로 시작할까합니다. 혹시 구천상분(句踐嘗糞) 말뜻을 아시는지요?

이 말은 ‘오월동주, 와신상담’ 등의 고사 제조기인 ‘부차와 합려’ 사이에서 만들어진 고사(故事)입니다. 오왕 부차가 와신상담으로 재기에 성공하여, 월왕 구천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익히 잘 아실 것입니다. 부차는 구천 부부를 포로로 잡아 개선한 후에 석실에 가두고 말을 먹이고 키우는 험하고 힘든 일을 시켰습니다. 살아남아 복수를 꿈꾸던 구천은, 부차가 병에 걸렸음을 알고, 병문안을 가서 부차의 변을 찍어 맛본 후 “대왕의 병이 금방 나을 수 있을 것입니다.” 라며 축하했고, 그 말대로 쾌차한 부차는 결국 구천을 귀국시켰습니다. 그래서 ‘구천상분(句踐嘗糞)이란, 적의 대변까지 맛을 보며 죽을 고비에서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라는 의미가 된 것이죠.

그래서 오늘은 구천을 살렸던 대변을 보고 몸의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하여 말씀드릴까 합니다.

으히...

동의보감 대변문(大便門)에는,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생활에 절도가 없어 생기는 병은 음(陰)에서 받고, 음에서 받으면 오장(五臟)으로 들어가며, 오장으로 들어가면 배가 불러 올라 막히고 소화되지 않는 것이 그대로 대변으로 나오며, 오래되면 이질과 같은 장벽(腸澼)이 된다.’ 라며 대변 이상의 기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봄에 바람, 즉 풍(風)에 상하거나, 오래 있던 풍(風)이 속으로 들어가고, 맑고 찬 기운인 청기(淸氣)가 아래 있으면 손설(飱泄)이 된다. 사기(邪氣)가 머물러 동설(洞泄)이 된다. 축축한 습(濕)이 지나치면 유설(流泄)을 한다. 즉 습이 지나치면 안으로 비위(脾胃)를 공격하고, 비위가 습을 받으면 수곡이 나누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장(大腸)이 그대로 내려 보내 설사를 하게 된다.’ 고 하였습니다. 설사가 생기는 기전을 생활환경과 더불어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죠.

더불어 보감에서는, ‘대장에 찬 기운인 한(寒)이 있으면 대부분 오리똥처럼 변(便)이 무르고, 열이 있으면 기름때가 있는 대변을 보게 된다. 장구(腸垢)라는 것은 장속에 즙이 쌓여 기름때가 낀 것이다. 이것을 체하(滯下)라고도 한다.’ 며 변의 모양에 따른 대변 병의 원인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질(痢疾)의 두 가지 원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첫째는 여름철에 번갈(煩渴)이 나서 날 것과 차가운 것을 지나치게 먹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밤에 자면서 이불을 덮지 않아 풍습(風濕)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두 가지 모두 수곡(水穀)이 소화되지 않게 하니, 울체(鬱滯)되어 열(熱)이 생긴다. 열과 습이 합하여 기분(氣分)이 상하면 흰색인 백리(白痢)가 되고, 혈분(血分)이 상하면 붉은색의 적리(赤痢)가 되며, 기혈(氣血)이 모두 상하면 적백리(赤白痢)가 된다.’ 고 하면서, 모두 여름철에 날것과 찬 것을 지나치게 먹고,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여, 음식이 쌓이고 막혀서 흰색이나 붉은색의 이질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먹는 것과 이를 소화시킬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대변 병이 안 생긴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변의 색에 대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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