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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써서 남주자!

당신의 주치의는 누구입니까? <건강독설> - 사람과 책 Vol.84 (2011.06)

by 김길우(혁) 2011. 6. 23.
글쓴이: 장지홍(중원대학교 보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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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에 대해 "단순히 질병이나 손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정신,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well-being) 상태"이며 "삶의 목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자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웰빙이란 흔히 복지, 안녕, 행복 등으로 번역되는데, 행복하고 건강하며 순조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듯 건강이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건강을 위한 적극적 조치는 대부분 의료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의 의료시스템에서 환자들은 생존과 안녕을 위해 현대 의학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맹신하지만 건간의 주체로서의 역할보다는 의료 시스템의 수혜자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관행에 대해 한의사인 저자는 넓은 스켁트럼의 건강 주체로 살라고 '독설'을 퍼붓고 있다.

통증이나 병은 우리몸이 보내는 신호 우선 저자는 어쩌면 생명체의 본질일 수도 있는 "끊임없이 살려고 노력하다 죽는" 생명체의 낙관성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 몸은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죽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거리고 있으며 따라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계속 살자는 무언의 신호를 통증과 병이라는 수단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통증과 병을 혐오나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말고 "우리 몸을 살리려는 성스럽고 신비하며 격렬한 생명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하며 "병을 통하여 스스로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우리 몸의 주요 장기들에 대해 각각의 기능과 성질에 대한 한의학의 원리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기술하고 있다.


오장이라 불리는 간장, 비장, 심장, 신장, 폐장의 기능과 성질애 다한 단순한 나열을 떠나, 각각의 장부가 다른 장부와 어떤 유기적인 결합을 하고 있으며 그런 조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상생의 효과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해 적절한 비유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소화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비장(소화기)는 땅을 상징하고 간은 나무를 상징하는데 땅과 나무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어떤 장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병이 발생한 원인을 다스림과 동시에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은 장기들을 함께 살펴 치료한다"는 한의학적 접근 방법의 우수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몸을 살리려면 삶을 바꿔라 |이어 저자는 당뇨, 중풍, 암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도 저자 특유의 낙관성을 유지하며 설명하고 있다.


중풍에 대해 "반을 죽이는 병이 아니라 반을 살리는 병"이라고 정의하며,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열정, 낙관적인 의지와 집착을 확고하게 갖는 것"이 중풍을 이기는 가장 튼 원동력이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암조차도 몸 안의 균형이 깨졌을 때 "새로운 환경과 요구에 맞도록 적응한 조직"으로 규정하며 따라서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몸을 변화시켜 면역체계를 다시 가동시키고 몸 안의 균형을 원상 복귀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몸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은 먹을거리를 조절하며 좋은 생각과 좋은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몸을 사리고 죽이는 밥상과 습관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과도한 육류 섭취,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조미료의 사용, 패스트푸드라는 이름의 고칼로리 음식 등을 자제하고 푸성귀와 곡류 위주의 식사를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가리고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가질 것, 천천히 먹을 것, 그리고 즐겁게 먹을 것, 또한 식재료의 '기'를 알고 먹으면 음식도 보약이 되며(食藥不二), 따라서 웰빙 음식에 대한 무분별한 오해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가져야 할 생활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술, 담배 등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치는 기호품을 버리라거나 운동을 하라는 조언뿐 아니라, 권위를 버리고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자신과 이야기 하기 등의 생활 습관 전반에 대한 조언을 통해 건강하게 늙어가기를 권유하고 있다.

내 몸의 책임자는 바로 나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꾸준히 전하려고 하는 메세지는 몸의 주인의 '나'의 역할을 의료 시스템에 전가하지 말고 (의료시스템의 이용을 포함하여) 스스로 건강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으로 보인다.  근대화 이후 이기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의 수많은 문제점들도 같은 맥락에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나의 열학은 소홀이 하면서 나만 잘 살아보겠다는 욕심이 사회의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그러한 질병을 고치기 위한 자정작용 없이 관련 법규와 규제만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문제들이 주인의 역할을 다른 무언가에게 의존하면서 생겨나지는 않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손가락 끝에 생긴 자그마한 상처에도 아파해야만 하는 숙명을 지닌 우리들이, 나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을 아프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둘러보아야 하지는 않을까? 

 

 



 

 

 

                             글쓴이: 장지홍
              (중원대학교 보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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