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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주세요♥/동해실버 봉사소

동해 약천 온천 실버타운에서 67차 1102분의 어르신을 진료했습니다(11.12.21).

by 김길우(혁) 2020. 12. 21.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 의국 권태욱(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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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동해 봉사를 갑니다. 이러면 안되는 줄 알지만 봉사를 마치고 온천을 할 수 있다는 데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지난주 박재우 샘이 먼저 다녀온 후 얘기를 들었지만 시설 정말 좋습니다. 입구, 외벽, 바닥 할것없이 대리석(?)으로 추정되는 돌로 꾸며져 있고 온천은 물론이고 식당이랑 여가공간, 의료시설까지 갖춰진 대단한 곳이더군요. 시간이 약간 모자르기에 방은 못 가봤지만 방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진짜 나이가 안 들어 보인다는 거... 평균 75이상은 되는 분들이 60대로 보이는데 그 중에는 90대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만나는 어르신들 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동해에서 요양하니 평소 잔병치레하던 것이 없다고 침을 튀기며 자랑하십니다. 정말로 피부가 보들보들하고 윤이 반지르르 나는데 실제 나이보다 1~20년은 젊어 보이더군요. 그렇지만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관절질환이지요. 물론 거동하시는데 불편하신 정도는 아니시지만 젊은이들에 비해서는 ROM도 떨어지고 밤이면 이곳저곳 쑤셔서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다고 하십니다. 

대원 10기 김성수군의 바다

침을 놓으면서 이것 저것 말씀을 많이 나눠봤는데요 자식들 자랑하며, 어려웠던 얘기하며 들은 것이 많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1.4 후퇴때 함경도에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남쪽으로 피난온 할머니의 이야기였습니다. 꽤나 잘 살던 집의 막내 딸로 자라다가 21살 때 이런 일이 있었고, 그 동안 부모님 의지하고 어려운 일 하지 않으면서 살다가 혼자 떨어지게되서 힘든 젊은 날을 보내셨다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결국 가정도 못꾸리시고 겨우겨우 혼자 사시다가 나이가 들어 실버타운에 자리를 잡으셨다는 얘길 들으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마침 몇일 전에 김정일이 죽었다는 뉴스가 있어서 이제 곧 통일되서 북쪽 가족이랑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자신이 막내라서 다른 가족들은 나이가 많아 이미 돌아가셨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역시 마음이 짠해졌지만 침을 다 놓고 돌아오는 길에 다른 여러 할머니들과 고스톱을 치며 어울리시는 모습을 보고 여기서 가족을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습니다. 

제인한방병원의국, 권태욱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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