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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있게 한 황백(黃柏)(12.01.20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1. 1. 20.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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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0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코르크층이 발달한 황벽나무

우리나라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벽나무는 수령이 10여년만 넘어서면 줄기에는 두꺼운 코르크가 발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코르크를 채취할 수 있는 나무가 굴참나무, 개살구나무, 황벽나무이고, 이 나무 중에는 황벽나무가 가장 품질이 좋습니다. 안 껍질은 한약재(韓藥材), 바깥 껍질은 코르크로 쓰이며, 아름드리로 자라는 목재(木材)도 연한 황갈색으로 색깔이 곱고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재, 기구재 등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쓰임이 많은 황벽나무의 속껍질, 즉 황백(黃柏) 혹은 황벽(黃蘗)의 효능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황벽나무 가족사진...히히

동의보감에서는,‘황벽나무껍질을 황벽이라고 하는데, 성질이 차고 맛은 쓰며 독이 없다. 오장(五臟)과 장위(腸胃)에 열이 맺힌 것과 황달(黃疸), 항문 밖으로 튀어나온 치질인 장치(腸痔)에 주로 쓴다. 설사(泄瀉)와 이질(痢疾)· 여성의 자궁출혈인 누하(漏下)와 심한 성기 분비물인 적백대하· 성기의 감염병인 음식창(陰蝕瘡)을 치료한다. 감병(疳病)을 일으키는 감충(疳蟲)과 옴을 일으키는 개선충(疥癬蟲)을 죽이고, 눈이 열나면서 충혈(充血)되고 아픈 것과 입안이 헌 것을 치료하며, 뼛골이 쑤시는 골증노열(骨蒸勞熱)을 없앤다’고, 그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얘가 생긴대로 쓰임이 많아요. 벌래 다 죽었쓰~

계속해서 보감에서는,‘황벽은 산(山)속에서 자라는데, 곳곳에 있다. 음력(陰曆) 5월과 6월에 껍질을 채취해서 겉껍질을 없앤 후에 볕에 말린다. 민간(民間)에서는 황백(黃柏)이라고도 하는데, 샛노란 색에 두꺼운 것이 좋다.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과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胞經)의 본경약(本經藥)이고, 족태양방광경(足太陽肪胱經)으로 끌고 가는 인경약(引經藥)이다. 또, 방광의 화를 끄고 용화(龍火)도 치료하며, 화(火)를 사(瀉)하여 음(陰)을 보(補)하는 효능이 있다. 구리칼로 겉껍질을 벗겨버리고 꿀물에 한나절 동안 담갔다가 꺼내어 불에 쬐어 말려서 쓰며, 아래로 내려가게 하려면 소금을 탄 술에 축여서 볶고, 화가 성(盛)한 사람에게 쓸 때는 동변(童便)에 담갔다가 찐다. 구리칼로 얇게 썬 후에 꿀이나 술ㆍ사람의 젖ㆍ동변에 볶거나 생것을 쓰는데, 음허(陰虛)에 아주 좋다’라며, 좋은 황벽을 선별(選別)하는 방법과 증후별 수치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성하기도 하지요?

특히 동의보감 소갈병 단방약 부분에서는,‘황백은 소갈(消渴)에 주로 쓰는데, 물에 달여 먹거나 가루로 내어 물로 반죽하여 환(丸)을 만들어 먹으면 효과적이다’라고, 그 효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존 최고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우리나라 나무 이야기(박영하 저)’라는 책에 의하면, 현존(現存)하는 최고(最古)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제126호)이 1천200년이나 온전하게 보존된 비밀이 황백자(黃柏子)라는 황백나무 열매에 있다고 합니다. 다라니경을 만든 종이는 좋은 닥나무 껍질을 사용하고, 제조과정에 나무망치 등으로 두들겨 밀도를 높이며, 묵주 등을 굴려 두께를 고르고 광택이 나도록 함으로써 섬유소가 나선형으로 치밀하게 엉겨있게 하였으나, 이것만으로는 1천년이란 긴긴 세월을 무사히 넘길 수는 없습니다. 제조의 최종과정에서 황벽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황색 색소로 착색(着色)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는데, 이 성분은 벌레나 세균의 침입을 막고, 먹의 번짐을 차단하는 한편, 향내를 풍김으로써 종이의 품질을 높였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늘 그렇지만, 이런 놀라운 지혜를 가지셨던 신라시대 조상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약재로는 이렇게 생겼어요. 저는 황백입니다~!

다음시간에는 소갈에 좋은 지골피(地骨皮)이야기입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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