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해주세요♥/삶의모임, 세보
24년 삶의모임 세보, 동계 청양군 비봉면 봉사에 들어가며(24.01.26).
김길우(혁)
2024. 1. 29. 16:57
글쓴이; 삶의 모임 세보, 조정혁(경희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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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9학번 회장 조종혁입니다.
내일, 19학번이 준비하는 첫 동계봉사를 앞두고 짐을 꾸리다 보니 여행을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참 묘한 감정이 듭니다. ‘봉사는 잔치다 ‘라는 말씀을 떠올려 보면, 신나는 잔치를 준비하고 손님들을 맞이하러 가는 입장이니, 설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요. 여태 조금 더 일찍 준비를 할 걸, 이런 걸 같이 해 보자고 할 걸, 그런 아쉬움들과 잘하고 있는 걸까-하는 걱정들 투성이었지만, 동계봉사를 정말이지 목전에 둔 오늘은 조금은 설레어도 괜찮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몇 시간 전에는 세황이 형과 치영이를 만났습니다. 세황이 형이 구성하고 김길우 선배님께서 제작해 주신 약침을 서로에게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세황이 형이 스스로에게 대장승격방 약침을 놓은 부위에 통증이 있어 이것을 저희에게 써도 될지 걱정하고 또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약침들도 모두 1cc로 실험을 해 보았는데, 꽤나 투여 시에 통증이 심했기에 실제로 사용할 때에는 얼마큼 투여하는 것이 맞을까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함께 약침을 맞고서는 그에 수반된 감각들을 서로 공유하며 그 고민에 동침하였지요. 늘 사용하는 무통약침이나, 나아가 제조된 약들은 이미 수많은 치료경험들이 쌓여 있고, 또 안전성이 꽤나 보장되어 있다 보니 간과하기 쉬운 일이지만, 결코 치료라는 것이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환기할 수 있는 인상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論과 治에 대한 學과 習이 없다면, 저희가 매주 진행 중인 주말봉사도, 내일부터 시작될 청양에서의 동계봉사도, 한없이 가벼운 장난으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는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곧 만나 뵐 어르신들을 마주함에 있어, 한치 부끄럼도 없는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물으신다면, 저희 중 누구도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이지도 못할 테지요. 살피면 살필수록 저희의 실력에는 부족함이 많고,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은 여전히 차고 넘칩니다. 때문에 저희는 그곳에서 무엇인가 드리고 오는 것보다도, 받아 오는 것이 더 많을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동계봉사가 저희의 실력 증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지난 하계봉사에서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정말이지 뜻깊은 배움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렇지만 동계봉사가 저희의 배움을 위한 것으로서 오직 의미가 있다면 그건 봉사가 아니라 생체 실험이 될 겁니다. 할머니들을 멋대로 유관순 열사로 만들어서 고문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확신도 없는 임상 실험을 하는 돌팔이와 다름이 없겠죠. 때문에 봉사는 정말이지 저희의 배움을 넘어서, 마음을, 진심을 담고 또 드릴 수 있는 그런 행위가 되어야 할 겁니다.
해서 저희에게 남은 선택지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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