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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모임 세보, 봉사팀 2010 하계의료봉사 이야기(10.09.09).

by 김길우(혁) 2020. 9. 9.
글쓴이: 삶의모임 세보, 봉사팀 회장 민경동 (02, 3408-2132)
동영상 제작: 송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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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보팀원인 민경동 학생 하계의료봉사 후기 입니다...


<☞화면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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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보팀이 경북 성주 우주봉 으로 장기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봉사 기간 동안 보았던 어르신들도 많았고 벌어진 일들도 여러 가지지만 그 중에 몇 가지 떠오르는 단상을 적어 봅니다.

우선 우주봉 일층에서 진료했던 분들보다도 이층의 거동이 불편하셨던 어르신들이 떠오릅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온몸에 안 아픈 곳이 없으며 하루에도 수십 종류의 약을 드시고 안 해본 치료가 없어 침이나 약에 진절머리를 치던 모습. 치료를 거부하시는 분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옆에 앉아서 손 잡아드리고 이야기상대나 되어드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치매로 했던 말 반복하고 하시는 분들도 얼마나 속에 맺힌 게 많았으면 이러실까 하며 옆에 앉아있었습니다.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나도 죄송하고 안타까웠으며 내 자신의 무력함에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기억나는 어르신이 한 분 있습니다. 굉장히 살집이 튼실한 할머니셨는데, 허리가 아프대서 다수의 침을 놓았습니다. 다음날 상당히 호전되었다하여 본인마저 놀랐고, 그 이후로 말하지 않았던 다수의 증상이 쏟아져나왔죠. 어깨 치료를 더했고 셋째 날에는 견부통증이 거의 완전히 소실되어 본인과 환자분 모두 놀랐습니다. 다만 뻐근하셨다고 하여 치료술기의 미숙함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사실 제가 원래 침을 다수 놓는 편이라 봉사기간엔 조심을 했으나, 이분의 경우에는 형이 워낙 발달하여 예외로 했었는데 옳지 못했던 것이지요. 아무튼 담당을 계속 옮겨다녔던 것과는 별개로, 그분의 진료는 본인이 마치 주치의가 된듯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제가 했던 치료가 유효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런 치료 경험보다도 더욱 값지고 소중한 것을 마지막 날 얻었습니다. 진료가 없고 우리가 떠나는 날인데도 할머니께서 지팡이를 짚고 걸어나오셨지요. 오늘 떠난다고, 진료를 더 이상 못할 것 같다고 죄송함을 표했습니다. 그러자 가는 거 알고 계신다고, 가는 거 보러온 거라고, 많이 좋아졌다고 고마워하셨습니다. 손을 잡아주시면서 꼭 성공할거라고 응원해주시는 그 모습에 눈물이 왈칵 터져나오는 것을 억지로 눌러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대단한 치료를 했던 것도 아니고, 엄청난 격려를 해주신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땐 그리 감정이 복받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말로 표현하기는 좀 힘들지만, 그 순간에 많은 것들을 다짐했습니다.

동씨침, 화침, 처방스터디, 약침스터디 등 매일 밤마다 이루어진 스터디에도 선배님들의 철저한 준비와 사랑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 세보 식구들과 함께 보낸 시간을 통해 서로를 좀더 이해하고 즐거워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장기봉사라고 하기엔 약간 짧은 듯한 기간이었지만, 순간순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 내용이 단시일 내에 모두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마음 속에 새겨둔 것들을 차차 꺼내어 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겠죠? 

마지막으로 저희들이 나태하지 않게 항상 끌어주시는 스님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선배님들, 함께 봉사에 참여하는 선배님들과 동기들에게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글쓴이: 세보봉사팀 회장 민경동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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