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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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4.26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물명고(物名攷)라는 책은 1820년대 유희(柳僖)가 여러 가지의 물명(物名)을 모아 한글 또는 한문으로 풀이하여 만든 일종의 어휘사전으로 5권 1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어 어휘연구에 아주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 책에는 능금과 사과에 관한 기록이 있습니다. 능금의 옛 이름은 임금입니다. 이를 참고해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임금(林檎); 배와 비슷하나 배가 아니다.‘능금’이라고 한다. 내금(來禽) 혹은 문림랑과(文林郞果) 화홍(花紅) 빈자(檳子)라고 부르기도 한다. 빈파(蘋婆)는 임금의 품종 중에서 큰 것인데, 일급(日給)이라 부르기도 한다. 내자(柰子)는 배와 비슷하나 밖은 푸르고 안은 붉다. 내자(柰子)의 가지로 복숭아, 앵도, 자두, 매화에 접붙일 수 있다. 우리나라 동북도에서 ‘멋’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옳다. 한편 요즈음 견문이 적은 자는‘벗’으로 잘못 알고 있으며, 유식한 이들은‘사과’라고 여기지만 둘 다 그르다. 단내(丹柰)는 멋(柰)의 색이 붉은 것이다. 소홍(小紅)도 또한 단내(丹柰)가 아닌가 한다. 염(棪)은 멋(柰)인데 붉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니 아마도 소홍(小紅)인 듯하다. 속기(樕其)는 염(棪)의 별종이다’라는 내용(한문학자 宋明鎬 참고)입니다. 정리해보면 능금과 사과는 원래 우리 땅에 있던 과일이며, 현재 우리가 먹는 사과는 근세에 이 땅에 들어온 과일로 이름이 혼용되어 쓰인 과일이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많이 먹으면 잠을 잘 수 있다는 능금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생긴 것은 같지만 이름은 다른...능금~ 임금이라고도 부르지요 


동의보감에서는,‘능금을 임금(林檎)이라고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시고 달며, 독이 없다. 당뇨와 유사한 소갈(消渴)을 멎게 하며, 위로는 토(吐)하고 아래로는 설사(泄瀉)하는 곽란(霍亂)으로 배가 아픈 것을 치료하고, 몸속의 노폐물인 담(痰)을 삭이며, 이질(痢疾)을 멎게 한다’라고, 임금의 효능(效能)이 소갈이나 소화기 질환에 효과적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익으면 토사곽란을 치료해주는 고마운 임금...님?!♡ 


계속해서 보감에서는,‘능금나무는 사과나무와 비슷하고, 열매도 사과처럼 둥글며, 음력 6월과 7월에는 과일이 익는다. 다른 이름으로는 날짐승이 찾아온다는 의미로 내금(來禽)이라고도 한다. 임금은 곳곳에 있으며, 맛이 쓰고 떫어서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많이 먹으면 모든 경맥(經脈)이 막히고, 자꾸 잠만 자려하며, 담(痰)과 부스럼인 창절(瘡癤)이 생긴다. 반(半)정도 익은 임금은 맛이 쓰고 떫은 까닭에 약에 넣어 병을 치료할 수 있지만, 물렁할 정도로 푹 익으면 이런 효능이 없어진다’라며, 임금을 약으로 쓸 때의 주의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많이 먹으면 잠이 솔솔~ 


특히 동의보감 꿈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임금은 잠들지 못하는 것을 치료하는데, 많이 먹으면 잠을 잘 자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백설공주는 긴 잠을 잔 것을 봐도... 능금을 먹었습니다. 


예전의 백설공주 이야기를 기억하십니까? 예쁜 백설공주를 쫒아낸 왕비는 아름답게 자란 백설공주를 해치기 위해서 독이든 능금을 건네고 이를 먹은 공주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리고 맙니다. 이후는 다 아시는 것처럼 잘 생긴 왕자의 키스로 깨어난다는 내용이지요. 제가 자랄 때만 해도 능금과 사과는 흔히 혼용되어 쓰였습니다. 대구능금이니 능금아가씨니 하면서... 요즘 이야기에서는 백설공주는 능금을 먹은 것이 아니라 사과를 먹은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옮긴이들은 이 사실을 알았을까요? 아니면 이런 논란이 있었다는 것도 몰랐을까요?

백설공주는 애로 인해 잔 것이 아닙니다. 땅땅땅~!


다음시간에는 꿈속에서 귀신이 보일 때 썼다는 사슴의 머리고기 이야기를 준비하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by 유당선생 김길우(혁) 2019.04.26 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