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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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14 웰빙다이어리 방송분)


★세대별 맞춤 건강법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우리자. 



○몸이 보내는 신호 1 - 통증

몸이 보내는 첫 번째 신호는 바로 통증이다. 우리는 아픔을 두려워하고, 아픈 병을 끔찍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통증이 있는 병은 사실 그렇게 심각한 병이 아니다. 칼로 목을 친다고 해 보자. 목이 아플까? 목이 아프다면 아직 안 죽은 것이다. 물론, 병이 위중해져 더 이상 손을 쓰기도 어려운 마지막 단계에서 극심한 통증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병은 아직 괜찮은 병이다. 몸에서 의사소통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 아직 소통의 체계가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 몸이 통증을 통해서 신호를 보내 올 때 어떻게 응해야 할까?


아주 간단하다. ‘응, 알았어’가 바로 그 답이다. 허리가 아프면 누워 쉬면 되고, 눈이 아프면 눈을 감고 쉬면 된다. 손이 아프면 손을 내려놓고 쉬면 되고, 다리가 아프면 다리를 내려놓고 쉬면 된다. 문제는 몸이 계속해서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허리를 쓰고, 눈을 쓰고, 손과 다리를 쓰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아픈 병은 그 원인만 제거해 주면 금방 낫게 되어 있다. 배가 아픈 것은 뭔가 바로잡으라는 신호다. ‘아이고, 이러다 터지겠다! 그렇게 한꺼번에 많이 좀 먹지 마!’ ‘잘 안 씹고 넘기니까 소화시키기 어렵잖아, 좀 열심히 씹어 줘! ‘자꾸 폭탄주 먹을래? 위장에 구멍 나겠어!’, ‘맨날 우유 같은 것만 먹으니까 똥 거리가 없잖아, 똥 거리 좀 넣어 줘!’ 배가 아프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다. 몸의 각 부분들이 자기 본성대로 적당하게 일을 한다면 문제는 생겨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나치거나 모자라거나 엉뚱한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몸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허리를 많이 쓰면, 즉 무거운 것을 들고 돌아다니거나 밤새도록 잠 안 자고 파트너와의 ‘관계’에만 몰두했거나, 역시 잠 안 자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거나 하면 허리는 아프게 되어 있다. 이는 지나쳐서 생기는 문제다.


반면, 밤에 잘 것 다 자고도 낮에 온종일 누워 시체놀이를 해도 역시 허리가 아프다. 사람은 걷도록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허리를 너무 안 써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아주 많이 걷는 것과 아주 많이 눕는 것은 똑같다. 아이를 아주 많이 낳은 여자와 한 번도 아이를 낳아 본 적 없는 여자의 유방암 발병 확률이 같은 것과 마찬가지다. 생각이 너무 많아도 머리가 띵하고, 생각이 너무 없어도 머리가 멍한 법이다.


한편, 눈은 보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깜깜한 데서 계속 일을 한다면 눈이 안 아플 수가 없다. 새끼발가락은 발바닥의 힘을 분산하고 땅을 단단히 지지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볼 좁은 신발 구석에 구겨 넣고 발가락을 아예 비틀어 버리는 데 안 아플 도리가 있겠는가? 머리로 못을 박고 콧구멍으로 술을 먹고 엉덩이로 연애를 하는데 문제가 안 생긴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몸이 통증이라는 신호를 보낸다면 ‘응, 알았어’ 하고 즉시 원인을 찾아서 바로잡으면 된다. 그런데, 이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방치하면 몸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몸이 보내는 신호 2 - 기능 부전

다리가 아픈 것보다는 저린 것이 더 문제고, 눈이 뻑뻑하고 아픈 것보다는 뿌옇게 안 보이는 게 더 문제다. 배 아픈 것보다는 밥맛이 없는 것이, 목이 아픈 것보다는 숨을 쉬면서도 헐떡거리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첫 번째 신호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몸은 일을 안 하려고 든다. ‘나 안 해!’ 왜?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데 몸의 주인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몸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앞서, 생명체는 모두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기능 부전 역시 생명을 더 잘 유지해 나가기 위한 방편이다. ‘힘들어 죽겠다는데 신경도 안 써? 어쩌지? 이대로 가다간 완전히 끝장인데…… 알아서 한번 최대한 쉬어 보자.’ 몸이 보내는 두 번째 신호인 기능 부전은 바로 이런 이야기다. 음식을 덜 집어넣으라고 배가 아팠는데도 계속 많이 먹으니까 아예 소화를 덜 시키는 것이다. 아픈 병은 쉽다고 했다. 거의 대부분은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나을 수가 있다. 하지만, 이미 기능 부전에 이르면 병을 고칠 수 있는 확률은 반으로 줄어든다. 그러니 이때라도 얼른 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떻게? 2단계 신호에는 ‘미안해’라고 응하면 된다.


지나가는 사람을 툭 쳐서 넘어뜨렸다면 일단 ‘미안합니다’ 하고 사과부터 해야 한다. 이때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다면 대뜸 ‘으~씨! 뭐야! 한번 해보자는 거야?’ 하고 날아오게 마련이다. 우리 몸도 똑같다. 통증을 무시해서 뱃속에 병을 키웠다면 ‘미안하다. 네가 그렇게 아파할 때 신경을 못 썼구나, 참 미안하다. 이제라도 뭘 해 주랴?’ 하고 응대해야 한다. 첫 단계에서는 덜 먹는 것으로 나을 수 있었지만 이 단계에서는 덜 먹는 것은 물론 약도 쓰고 치료도 받아야 한다.

한편, 넘어뜨린 사람에게 ‘미안합니다’ 한 뒤에 손이라도 내밀어 일으켜 주지 않고 뒤돌아 킥킥거리고 웃는다면 어떨까?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폐암에 걸린 환자가 치료 끝에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다시 담배에 손을 댄다면 병이 낫겠는가? 내가 의사가 된 이래, 몸이 좀 좋아졌다고 해서 다시 함부로 굴려 명줄을 재촉하는 환자를 한두 명 본 것이 아니다. 폐가 아프다고 아우성칠 때 못 들은 척했다가 뒤늦게 미안하다고 했으면 진심으로 대할 일이다. 미안하다고 해 놓고 뒤에서 호박씨를 까면 더 이상은 몸도 어쩔 도리가 없다. 고생시켜서 폐가 아프다고 아우성칠 때 안 들어줘 놓고 다음 단계에서 미안하다고 했으면 진심으로 대할 일이다. 뒤에서 호박씨를 까면 몸도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이번에야말로 정말 끝장나는 병으로 번지고 만다.



몸이 보내는 신호 3 - 정보 왜곡

두 번째 신호마저 무시해 버리면 이제는 목숨과 관련된 중대한 신호를 맞게 된다. 혼자서 허덕거리는 데 지친 몸은 기능을 포기해 버리고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게 된다. 억지로 끌어모은 그 에너지를 소진하면? 그대로 쓰러지는 수밖에 없다. 이 세 번째 단계에서는 몸이 아파도 아픈 줄을 모르고, 기능에 문제가 있어도 문제가 있는 줄을 모른다. 심각한 기능 장애가 있어도 잘 돌아가고 있다고 쳐 버리는 것이다. 바로 정보 왜곡의 단계이다. 몸 안에서 신경이 할 일은 ‘쟤가 일을 안 하거든요? 어디가 까졌나 봐요’라고 저쪽의 자극을 이쪽에 알려 주는 일이다. 그런데, 몸 안의 이런 소통 체계가 무너진 다음에는 서로서로 문제가 뭔지 알 길이 없다. 그냥 잘 돌아가는 셈 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다. 이제는 몸의 주인도 자기가 병이 있는지 없는지 알기 어려운 지경, 이 지경에 이르면 웬만해서는 병을 낫게 하기가 어렵다.


이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미안해’ 정도로는 부족하다.


‘정말, 정말 정말! 잘못했다. 내가 고칠게, 한번만 기회를 줘’ 하고 성심으로 스스로를 뜯어 고쳐야 한다. 쓸데없는 신경을 많이 쓰고 잔머리를 굴리고 굴린 끝에 심장에 병을 얻은 사람이 치료를 하면서 상속세를 걱정한다면 더 이상은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당장 일을 그만두고 몸과 마음을 쉬어야만 할 사람이 사업을 완수하겠다고 딱 3개월만 일하자고 든다면 1개월도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기회는 환자 스스로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치료를 위해 살아야만 주어진다. 그리고, 병이 다스려지기 시작하면 몸은 이전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간혹 ‘어째서 몸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파지냐’면서 슬그머니 치료를 그만두는 환자도 있는데, 이건 어렵게 얻은 가능성을 내팽개치는 짓이다. 자기가 얼마나 아픈지 모르던 몸이 비로소 아픔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이제 희망을 쥔 것이니, 아슬아슬한 지경에서 겨우 구해 낸 몸을 이제는 제발 아끼고, 그 말에 귀를 기울일 일이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by 유당선생 김길우(혁) 2019.05.13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