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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예술가에게는 영감을, 한의사에게는 담음병을 떠올리게 하는 패모(12.10.25 방송분)

by 김길우(혁) 2019. 10. 25.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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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5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저는 팽패모입니다

 

인상파 회화와 19세기 미술작품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에는 빈센트 반 고흐가 1886년에 그린구리화병의 왕관패모꽃이라는 작품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 표현된 패모꽃은 봄에 피는 백합과의 알뿌리 식물입니다. 따라서 빈센트 반 고흐가 이 작품을 그렸던 때에는 봄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작품 속의 품종은 19세기 프랑스와 독일의 정원에서 자란 왕관패모꽃이라고 합니다. 각각의 뿌리로부터 뻗어 나온 하나의 긴 줄기에 오렌지-레드 계열의 꽃이 세 개에서 네 개 정도 피는데, 작품 속의 구리 화병에 꽂혀있는 꽃을 보면, 고흐가 단지 하나 또는 두 개의 뿌리가 있는 패모꽃을 그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고흐 그림에 등장한 패모ㅎㅎ

반 고흐는 이 그림을 제작했을 때 파리에 머무르고 있었고, 폴 시냐크(Paul Signac)와 친분을 쌓게 되었는데, 그가 신인상주의 작품의 원리를 응용했다는 것은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 작가가 시냐크였다는 점에서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반 고흐 작품을 지배했던 신인상주의의 주요한 원리를 살펴보면, 배경에는 점묘법을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파란색과 오렌지색 같은 보색의 대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화가 에밀 베르나르(Emile Bernard)에 따르면 반 고흐가 당시 애인 사이였던 한 여인에게 이 작품을 주려고 했었다고 하는데, 그 여인은 바로 반 고흐의 작품 <탬버린 카페에 앉아있는 아로스티나 세가토리(Agostina Segatori Sitting in the Cafe Tambourin)>(1887)속의 주인공으로, 탬버린이라는 카페의 주인이라고 하는군요(네이버 지식백과). 요즘은 컴퓨터가 사람을 아주 유식한척 하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은 패모(貝母)라는 약재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고흐의 여인, 탬버린 ^^

 

동의보감에서는,‘패모는 성질이 평()하나 일부에서는 약간 차다고도 하며, 맛은 맵고 쓰며, ()이 없다. 노폐물인 담()을 없애고 심장(心臟)과 폐장(肺臟)을 촉촉하게 적셔 주며, 심한 폐병인 폐위(肺痿)라는 병()으로 기침하는 것과 폐에 농양(膿瘍)이 생기는 폐옹(肺癰)이라는 병으로 피고름 뱉어내는 것을 치료한다. 답답하고 목마른 것을 제거해주고, 쇠붙이에 다친 상처인 금창(金瘡)과 심한 부스럼인 악창(惡瘡)을 치료한다. 개나리의 씨앗인 연교(連翹)와 함께 쓰면 목덜미 아래의 혹인 영류(癭瘤)를 다스린다라며, 패모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토패모라는 이름의 패모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일명 맹()이라고도 하는데, 뿌리는 여러 쪽이 켜켜이 뭉친 모양이고 황백색이며, 형체가 마치 조개가 뭉쳐 있는 것과 비슷한 까닭에 조개의 어미라는 뜻의 패모(貝母)라고 부른다. 음력(陰曆) 8월과 10월에 뿌리를 캐어 볕에 말린다. 패모는 가슴에 울결(鬱結)된 기()를 흩는 데 아주 특별한 효능(效能)이 있다. 패모는 버드나무 재속에 묻어 구운 후에 패모의 심을 제거하고 쓰며, 한편에서는 생강즙으로 포()하여 쓴다고도 한다라고, 패모의 외형적 특징과 그 이름의 유래도 기록하며, 약효를 높이는 수치법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담을 없애주는 중요한 약재죠!ㅎㅎ

특히 동의보감 담음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패모는 담을 소멸시키고, 또한 흉격의 담기(痰氣)를 없애는데 최고로 묘()한 약이다. 패모환(貝母丸)은 패모를 일곱 살 이하 사내아이의 소변인 동변(童便)3일간 담갔다가 씻어서 볕에 말린 후 가루로 낸 것을 흰 설탕에 잘 섞어서 아무 때나 복용한다라며, 패모가 담병에 특효(特效)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천패모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소설가 윤후명씨가 언젠가 TV에서 본차마고도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마방(馬幇)들이 언덕에 올라가 패모를 뜯던 장면 속의 아름다운 패모꽃을 보고, 화가로서 첫 개인전꽃의 말을 듣다를 올 봄에 열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국민일보). 패모꽃이 예술가에게는 영감을, 우리 한의사에게는 담음병 치료를 떠올리게 하는 모양입니다.

 

다음시간에는 전호(前胡)라는 약재에 대하여 준비하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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