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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엄마의 냄새라고 읊어진, 백지(白芷)(11.10.14 방송분).

by 김길우(혁) 2019. 10. 14.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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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4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입니다)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혹시 박목월 시인의‘어머니의 향기’라는 시를 아십니까?

어머니에게서는

어린 날 코에 스민 아른한 비누냄새가 난다.

보리대궁이로 비눗방울을 불어 울리던 저녁 노을 냄새가 난다.

여름 아침 나절에

햇빛 끓는 향기가 풍긴다.

겨울밤 풍성하게 내리는

눈발 냄새가 난다.

그런 밤에

처마 끝에 조는 종이초롱의

그 서러운 석유냄새

구수하고도 찌릿한

백지 냄새

그리고

그 향긋한 어린 날의 젖내가 풍긴다.

라고, 어머니를 읊었습니다. 정말 코끝에 어머니 냄새가 살아난 듯한 그리움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저도 엄마의 냄새가 어땠는지 추억 속을 더듬게 하는, 정말 좋아하는 시입니다. 오늘은 시인이 어머니의 향기는‘구수하고도 찌릿한 백지 냄새’라고 이야기 했던, 그 백지(白芷)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의 향기 처럼 구수한 향이 느껴보세요~

동의보감에서는,‘구릿대 뿌리를 백지(白芷)라고 하는데,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매우며 독(毒)이 없다. 풍사(風邪)에 상해 생긴 두통(頭痛)과 눈이 어질어질하면서 눈물이 나는 병에 주로 쓴다. 부인의 자궁출혈인 붕루(崩漏)와 여러 가지 종류의 자궁 분비물인 적백대하(赤白帶下), 월경이 나오지 않는 혈폐(血閉), 성기(性器)가 붓는 음종(陰腫)에 주로 쓴다. 묵은 피를 깨버리고 새 피를 보(補)해주며, 임신 중의 유산 징후인 태루(胎漏) 등을 편안하게 한다. 유방의 심한 종기인 유옹(乳癰)과 등창인 발배(發背), 목에 생기는 종기인 나력(瘰癧)과 치질로 새빨간 피를 같이 싸는 장풍(腸風), 치루(痔漏)와 부스럼인 창이(瘡痍), 옴 등의 피부병인 개선(疥癬)을 치료한다. 또 통증을 멎게 하고 새살이 잘 돋게 하며, 고름을 배출하고 그 농(膿)을 삭이기도 한다. 화장품이나 비누로 만들어 쓰면 얼굴색이 윤기가 돌고, 얼굴의 기미와 잡티 흉터를 없앤다.’라고, 백지의 효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릿대입니다~

계속해서 보감에서는,‘백지는 곳곳에 있는데, 음력(陰曆) 2월과 8월에 뿌리를 캐서 볕에 말려 쓰는데, 누렇고 윤기가 있는 것이 좋은 것이다. 초나라의 굴원이 지은 이소(離騷)에서는 백지를 약(葯)이라고 불렀다. 수양명대장경의 본경약이고,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과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에서 감기 같은 풍한(風寒)을 풀어주는 약이다.’라고, 백지를 약으로 만드는 방법과 좋은 백지를 고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의보감 얼굴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기미와 피부의 잡티를 없애고 얼굴이 윤기가 나서 아름답게 하는데, 세수 비누를 만들어 늘 사용한다.’라며, 얼굴에 관한 효능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꽃대가 우산살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우산의 형태 즉 산형과 식물이라고도 하고, 미나리과 식물이라고도 하는 식물군에는 유난히도 한약재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한약재인 당귀(當歸) 강활(羌活) 회향(茴香) 그리고 이 백지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 약재입니다. 옛날 동네 어귀에 들어서서 맡았던 그 한약달이는 냄새의 주인공은 대부분 이런 약재가 그 근원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그 냄새에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저는 그 냄새에 이끌려 여기가지 왔습니다. 오늘은 추억을 이끄는 냄새 한 가지씩 떠올려보십시오. 그리고 하루 종일 행복하십시오. 다음시간에는 얼굴에 표현된 술독을 지워주는 고본 이야기입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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