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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위에 둘러앉아

내가 우리인 이유!(20.02.25)

by 김길우(혁) 2020. 2. 26.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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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도 오롯이 나인 적이 없었다. 최초에는 아버지와 하나였고, 그 이후에는 어머니와 하나였으며, 최초로 내 폐로 숨을 쉬는 그 순간에도 그곳에 함께했던 사람들과 '우리'였다.

내 몸의 하찮다고 생각하는 그곳이 통증을 내보내야 비로서 그 몸이 바로 '나'였으며, 내게 어떤 존재였었는지 깨닭게 한다. 평소에는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저 잇몸 깊은 곳의 작은 구내염이 그랬고, 새끼발가락의 여섯번째 발톱이 벌어진 뒤에야 그 몸이 '나'였고, 더불어 '우리'였음을 깨닭게된다.

독한 전염병이 창권하는 지금, '우리'는 비로서 오롯이 '내'가 '우리'임을 알게된다. 언제 '내'가 우리였음'을 알았었는가? 그간 늘 나는 나고, 너는 너며, 그는 그였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그일 수도 있으며, 너일 수도 있음을 깨닭게 된다.

너의 하찮은 침 한방울에, 나의 아주 작은 가래덩어리에, 그리고 단지 그의 지나감에 '나는 너'와 하나였고, '그'와 하나였으며, 그렇게 '나 너 그'가 '우리'였다는 것을 깨닭게된다.

이제, 이 돌림병에 단지 '나'만 건강할 수는 없으며, '너'만 행복할 수도 없고, 잘난 '그'만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가르쳐주고 있다. 그간 내가 얼마나 '너와 그'에게 무감했으며, 그렇게 어리석게도 '나'로만 살려고했는지 비로서 알아차리게 한다.

'그'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네'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 머리만 혼자 살 수 없듯이, 내 혀만 홀로 행복할 수 없듯이, 이제 '우리' 모두 건강하자, 성공하자, 그리하여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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