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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성종의 암덩어리, 적취(積聚)! (12.02.10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2. 10.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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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10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오늘은 무슨 병일꼬

성종 25년 서기(西紀) 1494년 갑인년, 음력(陰曆) 12월 23일 무인(戊寅)일‘의관 송흠이 임금의 병세를 말하다’라는, 실록의 기사가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의정부(議政府)와 육조(六曹)에서 빈청(賓廳)에 나아가서 문안하니, 전교하기를, “내 증세는 송흠(宋欽)이 알 것이다.”하였다. 윤필상(尹弼商)과 윤호(尹壕)가 합문(閤門) 안에 나아가서 문안하고, 인하여 송흠 등으로 하여금 들어가서 진후(診候)하도록 할 것을 청하였다. 진시(辰時)에 송흠이 안에 들어가서 진후하고 나와서 말하기를,“성상의 몸이 몹시 여위셨고, 맥도(脈度)가 부삭(浮數)하여 어제는 육지(六指)였는데, 오늘은 칠지(七指)였습니다. 그리고 얼굴빛이 위황(痿黃)하고 허리 밑에 적취(積聚)가 있고, 내쉬는 숨[呼]은 많고 들이쉬는 숨은 적으며, 입술이 또 건조(乾燥)하십니다. 성상께서 큰 소리로 약을 물으시므로, 아뢰기를,‘청심연자음(淸心蓮子飮)·오미자탕(五味子湯)·청심원(淸心元) 등의 약은 청량(淸涼)한 재료가 들어 있어서 갈증(渴證)을 그치게 할 수 있으니, 청컨대 이를 진어(進御)하게 하소서.’라고 하였습니다. 또 성상의 몸을 보건대 억지로 참으시면서 앉으신 듯 하기 때문에 마침내 물러나왔습니다.”하였다. 성종이 허리 밑에 적취(積聚)가 있어 아주 고생하고 있는 모양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토록 한 나라 군주의 건강정보를 자세히 기록한 책은 세계적으로도 아주 희귀할 것입니다. 오늘도 적취이야기입니다.

헉! 23kg 세계 최대 암덩어리!

동의보감에서는,‘갑자기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가 심하게 부르고 빵빵한 창만(脹滿)이 된다. 생활이 방탕하고 절도가 없는 데다 힘을 너무 많이 쓰면 양락맥(陽絡脈)이 상(傷)하는데, 양락맥이 상하면 피가 밖으로 넘치고, 음락맥(陰絡脈)이 상하면 피가 안으로 넘치며, 안으로 넘치면 후혈(後血)이 되는데, 이를 하혈(下血)이라고 한다. 장위의 낙맥이 상하면 피가 장(腸) 밖으로 넘치는데, 장 밖에 한기가 있어 진액의 거품과 피가 맞부딪치면 뭉쳐서 흩어지지 못하여 적(積)이 된다’고, 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활이 방탕하고 절도가 없으면 암이 생긴다고?

계속해서 보감에서는,‘황제(黃帝)가,“장(腸) 속에 적취(積聚)가 잘 생기는 병을 앓는 사람을 어떻게 그 증후를 알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그 스승 소유(少兪)가 대답하기를,“그 환자는 피부가 얇고 윤기가 없으며 살이 단단하지 못하고 약간 촉촉함이 있습니다. 장위(腸胃)가 약한데다 나쁘면 사기(邪氣)가 머무르게 되어 적취(積聚)가 만들어집니다. 장위의 온도가 적당하지 않아서 사기가 잠깐이라도 침입하면 축적(蓄積)되어서 큰 적취가 만들어집니다”라고 하였다. 한의학 경전인 내경(內經)에“한기(寒氣)가 소장(小腸)과 막원(膜原) 사이의 낙혈(絡血)에 침입하면, 피가 껄끄러워 잘 흐르지 못하여 큰 경맥(經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기(血氣)가 머물러 운행(運行)하지 못하는 까닭에 오래 머물러 적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며, 황제와 그 스승과의 문답형식을 빌어 적의 생성이유를 자세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TV방송(SBS생활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열린 제3차 국제 동서 암 심포지엄에서는 우루시올에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제거한 넥시아를 말기 폐암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2년 생존율이 33%에 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 이전에도 한의학에서는 옻의 항암효과에 주목한 것이 오래전의 일인데, 동의보감에는 암(적취ㆍ積聚)은 어혈(瘀血)이나 담음(痰飮)에서 생긴다고 보고, 피를 맑게 해주는 옻나무를 약으로 사용해왔습니다. 다음시간에도 적취이야기입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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