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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기린의 풍부혈에 목도리를 감아주고파~!(12.09.21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9. 21.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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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21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노천명시인의 사슴이란 시()의 한 구절입니다. 그런데 좀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저는 이 대목에서 늘 기린이 먼저 떠오릅니다. 시적 표현이 정말 기린을 묘사한 것 같지 않습니까? 저만 그런건가요? 혹시 기린의 목뼈는 몇 개인지 아십니까? 아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기린의 목이 길다고 해도 목뼈의 수는 사람과 같이 7개입니다. 이런 기린을 조금 더 깊이 알아보면, 기린은 포식자들로부터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도록 선 채로 잠깐씩 선잠을 잔다고 합니다. 이런 선잠을 한 번에 5분 정도 자는데 자주 조금씩 자면서 하루에 3~4시간 정도를 잡니다. 그런데 기린이 졸 때는 그 긴 목을 어떻게 하고 잘까요? 꾸벅꾸벅하다가는 목 디스크가 생기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린은 목을 나무에 기대서 잠을 잔다고 합니다. 이제 잠깐씩 자는 잠을 토끼잠이라고 하지 말고 기린 잠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휘청거리는 기린의 목과 같이, 목에 기운이 없어서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항연(項軟)이란 병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린은 목이 정말 기네요;;디스크조심~^^

 

동의보감에서는,‘항연(項軟)이란 병은 경추인 천주골(天柱骨)이 자꾸 넘어져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것으로, 마땅히 건골산(健骨散)이나 생근산(生筋散)으로 치료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영양부족으로 생기는 감질(疳疾)을 오래 앓아 몸이 허()하고 먹지 못하는 병에서부터, 여러 병을 앓은 후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병까지를 의사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이들이 발육이 늦거나 병으로 몸도 못 가누는 오연(五軟)이라는 병으로 경솔하게 진단한다. 소아가 풍()으로 목에 힘이 없어 머리를 똑바로 들지 못하거나, 혹은 앞이나 뒤로 기울어져있을 때는 천주원(天柱元) 오가피산(五加皮散)을 써야 하고, 풍열(風熱)로 항연이 있을 때는 양간원(凉肝元)을 합방하여 처방한다라며, 항연이라는 병의 증상과 처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못 가누는 것이 항연이에요;;; 

 

계속해서 보감에서는,‘풍부(風府)는 혈자리의 이름인데 머리의 뒤쪽의 목과 만나는 우묵한 곳에 있다. 한의학의 경전인 내경(內經)에 일이르기를,“거양(巨陽) 즉 태양(太陽)은 모든 양()이 속해 있고, 그 경맥(經脈)은 풍부에 이어져 있음으로 풍부는 모든 양을 대신하여 기()를 주관한다고 하였다. 이런 이유로 풍부는 당연히 상한이란 병이 처음 시작되는 곳이다. 북쪽 사람들은 모두 털옷으로 목을 감싸고, 남쪽 사람들 중에도 허약한 사람들은 비단으로 목을 감싸준다. 민간에서 삼각(三角)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인데, 허약한 사람은 반드시 목덜미를 감싸는 것이 좋다라고, 뒷머리에 있는 풍부라는 경혈을 감싸주는 것이 건강에 좋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목덜미를 감싸주세요!^^

 

다시 기린 이야기입니다. 기린은 키가 5m가 넘고, 심장에서 머리까지 3m나 되며, 심장 무게는 자그마치 11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기린의 혈압은 사람으로서는 아주 고혈압인 160~260 mmHg정도인데 이는 사람의 두 배나 된다고 합니다(오마이뉴스참고). 언제 동물원 기린을 만나서 이제는 안심해도 되고, 건강을 위해서 목 뒤의 풍부혈이나 잘 감싸라고 충고해줘야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등이 시리거나 열()이 나는 배한(背寒)과 배열(背熱)이라는 병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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