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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써서 남주자!/행복합니다

병이란게.....(10.04.30)

by 김길우(혁) 2010. 10. 29.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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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매거진 <행복합니다~> 5월호 이야기입니다 ^^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세상은 활기차다. 이대로 이 시절이 영원히 계속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태어나고 자라며, 늙고, 병(病)들며, 죽는다.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이런 생로병사(生老病死) 없이, 계절의 여왕 오월처럼 우리 젊음도 지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것은 정말 없어야 하는 것일까? 특히 병만 없어도 좋겠는데... 정말 이렇게 병은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절대악일까? 그런데, 생명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한 과정이 병이라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오늘은 좀 무거운 주제지만 본질적으로 병은 무엇이고, 어떻게 병을 이겨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자.

사람의 몸은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져있고, 세포는 모여서 구조와 조직을 만들며, 이 구조와 조직이 어떤 힘에 의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작용하여 개체를 만든다. 이 어떤 힘이 바로 생명이다. 생명은 우리 몸의 부분과 전체를 통합하고 분화시키며, 상호 정보를 소통하고,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삶의 주체인 생명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바로 병이다. 그래서 병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알면 아무리 어려운 병이라도 치료가 쉬울 뿐 아니라, 병을 앓고도 오히려 생명이 건강해지기도 한다.

병은 세 단계로 나눠진다. 첫째, 통증을 중심으로 하는 병이다. 즉, 허리가 아프고, 배가 아프며, 머리가 아픈 병이다. 이런 통증의 병은 몸이 우리에게, 아픈 부위에 관심을 가져야하며 지금 즉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통증을 통해서 아우성치는 것이다. 머리가 아프면, 머리를 보호하고 쉬라는 의미이며, 허리가 아픈 것은, 허리를 쉬게 하고, 아프게 된 원인을 제거해달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런 병은 아주 쉽게 치료된다. 사람들은 아픈 것을 두려워만하여 통증의 병이 아주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통증 부위에 관심을 가져주고 보호해주며, 문제를 해결해 주면 즉시 통증은 멈춘다. 둘째,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병이다. 즉, 위장이 소화를 못 시키거나, 폐가 호흡을 잘 못 해서 숨이 찬 천식 같은 병이다. 이 병은 몸이 통증으로 문제 해결을 호소하였는데도 해결해 주지 않으면, 좀 더 강력한 방법으로 각 장기나 조직이 일을 안 하면서 태업해 버리는 것이다. 위를 도와달라고 그렇게 외쳤는데도 전혀 개선이 되지 않으니, 아예 위가 일을 하지 않아 소화를 못시키는 것이고, 그 충직한 폐가 불만에 쌓여 호흡을 게을리 하는 것이다. 이런 병은 중증(中症)으로 그 장부를 소중히 여기고, 좋은 습관으로 배려하면, 반은 쉽게 나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잘 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생명 그 자체가 병이 들어버리는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몸이 아프고, 제 역할을 못했는데도 몸이 하는 말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생명 자체가 병이 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 욕심에 피로를 무시하고 수많은 일을 하고, 내 스스로의 기호로 약물이나 술에 중독되거나, 수많은 신호에도 불구하고 알아주지 않자 어느 날 아주 심각한 병으로 출현하는 암과 같은 병이다. 아무리 증후와 증상을 내보내도 치료를 하지 않으니, 아예 시스템을 망가트려 마지막으로 경고를 하는 것이다. 이런 중증(重症)에 가면, 온갖 정성을 다해도 열 명에 겨우 한 명이나 고칠 수 있을 뿐 대개는 고치지 못한다.

정신없는 뉴스로 세상이 넘쳐난다. 세상이나 몸이 다를 게 없다. 통증으로 여기저기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아우성치는데도 모르는척하고, 태업하고 파업을 하는데도 모르는척하며, 국가의 시스템이 망가지는데도 모르는척한다면, 몸이 병들어 결국 고통스럽게 죽음이 이르듯이, 세상도 병들어 치료할 수 없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든 국민이 제 몸을 돌보듯 세상을 돌봐서, 어서 이런 문제들이 잘 해결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일어나라, 대한민국!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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