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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닮아 남주자!/정언수 선생님

나만 아는, 노자 도덕경; 8장(21.02.14).

by 김길우(혁) 2021. 1. 17.

도덕경 제8장

7장에서는 상대가 있어야 생기고, 오래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즉 세상은 음양(남녀)이 상호작용해야만 상속되는 것이다. 당연히 8장에서는 실제에 대한 상호관계가 설명되어야 하므로, 삶의 보편성이 중요하다. 이처럼 도덕경애서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훌륭한 것은 물과 같다.

2장에서 선(善)이란, 동물들에게는 없고, 인간만이 갖고 있는 ‘훌륭한 것’이라 했다. 또 물은 동식물에게 매우 중요한 필수품이자,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진리를 측정하는 공식이 된다.

★과학에서도 지구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물의 비열 때문이라고 한다. (상호작용)

물은 무엇과도 다투지 않는 유연함, 늘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함, 막히면 돌아가는 현명함, 더러움을 씻어주는 깨끗함, 어떤 그릇에도 담기는 포용력, 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를 가진 만물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노자는 물처럼 유연, 겸손, 현명, 깨끗, 포용, 끈기와 인내를 가져야만, 인간도 고귀(高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선리만물이부쟁(水善利萬物而不爭) 처중인지소악(處衆人之所惡),
물이 훌륭한 것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는 곳에도 머무른다.
而不= ~도~하지 않는다
.

물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그 자체가 평등하다. 동식물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물이 필요하지만, 물은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의 도(道:이치)에 따라 낮은 곳에 임하는 것이 만물의 이치다. 왜냐하면 자연의 이치라는 것은 하늘 땅 사람의 근원을 알려주는 원인과 결과의 이치가 낮은 곳에 이르면 멈추는 물과 같기 대문이다. 덧붙이자면 물의 아름다움, 물의 소중함, 물의 신비함과 물의 위대함 등 ‘물’이라는 단어는 어떤 말로 늘어놓아도 고귀한 ‘물’ 그 자체를 모두 표현할 수 없다. 결국 모든 만물은 물 없이 생명을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물'이란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几于/ 근(近)

고기어도(故幾於道),
그러므로 도(道)에 기미다.

기미 기(幾)란, 어떤 일이 생기게 될 징조나 낌새, 조짐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가 도(道)에 기미(조짐)을 말하는 이유는, 하늘과 땅이 하는 짓이 인간에게 어떤 작용(길흉을 나타내는지 알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인간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자연의 이치부터 알아야, 노자의 도(道)를 눈치챌 수 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지만, 오히려 가치 있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훨씬 많다. 코끼리(바이러스, 세균, 세월) 죽음처럼, 인간도 보이지 않는 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참으로 보잘것없기 때문에 현대과학은 나노에 집중하고 있다. 또 5장 天地不仁하기 때문에 氣(길흉)의 움직임을 알아야 좋지만, 氣(길흉)의 움직임은 우리가 볼 수 없다. 이때 노자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나타나는 길흉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징조를 예측하기 위해서 팔괘의 상호작용으로 물의 움직임을 살핀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하늘과 땅의 길흉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팔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과 공기는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뿌리는 연결되어 있다. 고서(古書)에서도 기(氣:공기)는 물과 닮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을 도(道)에 기미라고 한 것이다. 이것은 지질학자들도 지구를 파는 것이 아니고, 지진(화산)활동을 보고 판구조가 올라오는 것으로 지구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처럼, 노자도 물의 움직임을 통해, 하늘과 땅의 뜻(길흉)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를 보고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도덕경에는 ‘세상의 운(運)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 수 있는 이치나 방법이 있으니, 노자의 도(道)는 신비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고,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누구나 배우면 알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다. 그러므로 노자의 도(道)를 깨닫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물과 같이 부드러워야 한다. 그렇다 해도, 누가 그런 말을 믿겠는가?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의)

거선지(居善地) 심선연(心善淵) 여선인(與善仁) 언선신(言善信) 정선치(正善治) 사선능(事善能) 동선시(動善時) 부유부쟁(夫唯不爭) 고무우(故無尤).
거처는 땅이 좋고, 마음은 깊어야 좋으며, 주는 것은 어질어야 좋고, 말은 진실해야 좋으며, 바른 것은 다스려야 좋고, 일은 할 수 있어야 좋으며, 움직임은 때가 좋아야, 대체로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無:섭리)가 뛰어나다.

더욱 우(尤)=뛰어나다.

이렇게 7개의 선(善:좋다)을, 물의 7가지 덕(德)으로 해석하거나 혹은 물의 내용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으나, 물의 내용은 故幾於道에서 끝났다.

★ 이것은 도(道)를 분별하면서 상식을 벗어나지 말라는 것이다. 만약 ‘거처는 땅이 좋지 않고, 마음이 깊은 것은 좋지 않’고 말한다면, 논쟁할 것이 뻔하다. 왜냐하면 하늘이 하는 짓은 보이지 않고, 확인이 불가능하므로, 자신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그것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확인이 되고, 증명이 가능한 것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인 말을 피하고, 가장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말을 해야만 논쟁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을 이해하고 자연의 이치를 잘 활용한다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고, 만약 엉뚱한 짓(30년)을 하게 되면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해를 끼치게 된다. 8장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일반적인 상식으로 간단하고 명료하게 나타내고 있다.

 

★8장 전문.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이 좋은 것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는 곳에도 머무른다. 그러므로 도(道)에 기미다.

(인간의) 거처는 땅이 좋고, 마음은 깊어야 좋으며, 주는 것은 어질어야 좋고, 말씀은 믿어야 좋으며, 바른 것은 다스려야 좋고, 일은 잘해야 좋으며, 움직임은 때가 좋아야, 대체로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無:섭리)가 뛰어나다.

 

★여기에서 선(善)을 ‘좋다(훌륭함)’로 해석한 것은, 노자가 2장에서 미(美)는 악(惡)과 상대하고, 선(善)은 불선(不善)과 상대로 보았지, 선(善:착할)과 악(惡:악할)을 상대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자의 사상은 도덕경을 벗어날 수 없다. 노자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으로 실천 가능한 것이 최상의 도(道)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도덕경을 제대로만 읽으면 노자의 도(道)사상을 알 수 있다. 현재를 알려면, 과거를 알아야 하고, 미래를 알려면, 현재를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동양학에 관계된 모든 것들(풍수, 철학)은, 심오하거나 신비한 것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고, 고유한 동양의 근본을 찾아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물처럼 살기는 쉽지 않지만, 섭리를 알면 세상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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