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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닮아 남주자!/정언수 선생님

나만 아는, 노자 도덕경; 9장(21.02.21).

by 김길우(혁) 2021. 1. 19.

도덕경 제9장

★ 8장에서는 하늘과 땅의 하는 짓(길흉)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물에 대한 유연성을 말하였다면, 9장은 실제행동과 선택의 중요성에 대한 도(道)를 말하고 있다.

지이영지(持而盈之) 불여기이(不如其已),
갖고서도 채우려는 것은,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지(持)= 가질, 손에 쥐다. ~而~之= ~도~것은. 이(已)= 이미, 그치다, 그만두다.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은 필요에 의한 만족인데, 만족에 그치지 않고 채우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지 않았는가?

★두 마리 토끼를 쫒지 마라.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 잡고 다 놓치는 경우도 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경우를 우리는 가끔 보고 있지 않은가? 한 우물을 파라, ‘재주 많은 사람이 굶어죽는다’는 말도 있다. 한 가지 일에 전념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 에너지가 나뉘면 양쪽 다 집중을 제대로 못하니 둘 다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치를 아는 것이 성인이다.

췌이예지(揣而銳之) 불가장보(不可長保),
헤아려 봐도 날카로운 것은, 길게 지킬 수가 없다.

(揣)= 헤아릴, 옷 안에 간직해도, 잴. 예(銳): 날카로울. 장(長): 길. 보(保): 지킬.

아주 간단하고 기본적인 진리이다.

★어떤 것이나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 해가 되는 것은 언젠가 버릴 수밖에 없다. 예컨대, 도덕경 해석이 잘못되었다면 되풀이해서 읽어도 깨달을 수 없고, 현공(철학)을 배웠어도 해(害)가 되는 것이라면 버릴 수밖에 없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길은 가지 말아야 하지만, 모르고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면, 아무리 먼 길이라도 빨리 되돌아와야 한다. 이때 그 되돌아오는 길이 멀면 멀수록 힘들기 때문에 처음의 선택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바른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의심과 질문이 필요하다. 그래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분별심을 가지고 선택해야만 한다. 그런데 도덕경해석들을 살펴보면 의심과 질문, 분별심을 무슨 나쁜 짓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진리를 깨닫거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상식과 판단이 흐려졌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신기(神奇)한 도덕경이 돼버렸다. 그래서 도덕경해석 자체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큰 혼란을 일으키게 한 것이다. 즉 신기하고 오묘하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밝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노자의 뜻.

금옥만당(金玉滿堂) 막지능수(莫之能守),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하다면, 지킬 수밖에 없다. ★타인의 해석= 지킬 수 없다.

不如~만 못하다. 不可~할 수 없다. 莫之~ 없다. 모두 경계하는 말이다. ①과욕(過慾)을 삼가며, ②판단을 잘하고, ③항상 여유를 두어라.

★도덕경(현공풍수)에서 이치를 깨닫지 못하면 잘못된 관념이 생기고, 잘못된 관념이 머리에 가득하다면, 아무리 귀중한 것을 보아도 알 수가 없어서 평생 그 관념을 지키는 일밖에 할 수 없다. ★자연의 변화. 이와 같이 어떤 것이던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상황은 항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결론을 내리고 나면, 다시는 새로운 것을 볼 수 없다. 경제성장과 침체의 원리를 보면, 성장이 지속될수록 상품은 점점 비싸지고, 상품이 비싸질수록 더 상승할 여지가 점점 줄어들며, 상승할 여지가 줄어들수록 성장이 끝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자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이치에서 인간의 변화까지, 세상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유용한 지식들을 알아야만 한다.이것은 순환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말이다.

부귀이교(富貴而驕) 자유기구(自遺其咎),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아도 교만하면, 스스로 그 허물을 남기게 된다.

驕:교만할, 遺:남길, 咎:허물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다고 반드시 교만해지는 것은 아니다. 재물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힘으로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으면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게 된다. 부러움은 관심이며 그 속에는 시기(猜忌)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버지가 회장이여야만 자식에게 회장이 상속되는 관념(전통)이 있기 때문에 부귀하면 교만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귀한 자가 교만해지면 허물을 남기게 되는 경우를 대한항공(땅콩회항, 갑질)에서 보여주었다. 이처럼 기업에는 성공과 파멸의 씨앗이 있다. 기업가들의 성공비결은 기술도 아니고, 시장에 대한 통찰력도 아니고, 열심히 일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순환주기(리듬) 및 자신에 대한 두려움과 겸허가 성공의 씨앗이다. 두려움과 겸허의 반대는 교만이고, 교만은 파멸의 씨앗이기 때문에, 개인도 교만하게 되면 이런 순환주기에 취약해진다.

★성인의 경전(經典)이 세상에 나타나는 이유도 사람들이 단순한 이치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다른 무엇인가가 나타나야만, 본래의 지식가치가 평가될 수 있는 것인데, 한국의 지식은 멈추어 있어서 각계인사(人士)들이 순환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자의 글은 부드럽고 온화하지만, 결코 맹탕이 아니다. 한없이 유연해 보이는 한 겹 외형을 걷어내면 그 속에서 문득 마주치게 되는 것은, 작은 실수가 나비효과처럼 무서운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하는, 냉철한 현대에 대한 시대정신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노자를 현대과학자(철학자)라고 하는 것이다.

공수신퇴(功遂身退) 천지도(天之道),
공(功)을 이루고 나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道:이치)이다.

수(遂):이를, 성취하다, 마치다. 신퇴 

노자도 결국 주나라의 도서관장에서 쫓겨났다. 어느 곳이건 임기(任期)가 있기 마련이고, 하물며 죽기도 한다. 이처럼 하늘의 도(道:이치)뿐 아니라, 인간의 삶도 특별한데 있는 것이 아니고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며 일반적인 상식에 있다.

★노인을 위하는 나라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후진국에서는 노인의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죽음보다 노인의 죽음을 슬퍼한다. 선진국에서는 어른의 지혜보다 미래의 희망이 중요하기 때문에, 노인의 죽음보다 아이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잘못된 관념을 갖지 않도록 지혜로워져야 한다. 상투적인 헛소리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는 무작정 믿기보다는 왜? 잘못된 것이 우리의 삶속에 출몰하게 되는가?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것도 실천하지 못한다면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것이다. 썩은 지식을 후대(자식)에게 물려 줄 것인가?

 

제9장 전문.

갖고서도 채우려는 것은,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헤아려 봐도 날카로운 것은, 길게 보존할 수가 없다.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하다면, 지키는 일밖에 할 수 없다.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아도 교만하면, 스스로 그 허물을 남기게 된다.

공(功)을 이루고 나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道:이치)이다.

열자=성인은 자연에 따른 변화에 의지했지, 지혜와 기교를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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