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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부부로 잘 살라는 합환피(11.03.04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3. 4.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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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04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요새는 보기 힘든 전통혼례 장면입니다.

지난 주말에 제자의 성대하고 화려한 종합 공연 수준의 이벤트 결혼식을 다녀왔습니다. 솔직히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비용이나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걱정도 됐습니다.

기러기가 대추를 보고 있네요~


혹시 전통 혼례절차를 아십니까? 전통적인 혼례식은 신부의 집에서 치러졌습니다. 보통 신랑이 조랑말을 타고 하객들과 신부의 집으로 갔습니다. 이를 친영(親迎)이라고 합니다. 하객들은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신랑과 신부는 엄숙한 표정을 지어야 했지요. 이렇게 신부의 집에 도착한 신랑 일행은 전안례(奠雁禮)드렸습니다. 나무 기러기나 살아있는 기러기를 든 기럭아비의 인도로 신부의 집에 들어간 신랑은, 그 기러기를 작은 탁자 위에 올려놓고, 장모님께 두 번 절을 하면, 환한 웃음을 머금은 장모님은 기러기를 안고 방으로 들어갑니다. 세 번째 절차는 교배례(交拜禮)인데, 신랑 신부의 각 두 명의 동료가 내내 이 교배례를 도와줍니다. 신랑 신부는 혼례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봅니다. 이 때 신랑과 신부가 첫 대면을 하기도 하는데, 서로 정갈히 한다는 의미로 손을 씻습니다. 신부가 먼저 신랑에게 두 번 절하면 신랑이 한 번 절하고, 다시 신부와 신랑이 같은 절차를 반복합니다. 이 절은 혼례에 대한 서로의 허락이라는 의미랍니다. 서로 마주보고 무릎을 꿇은 신랑 신부는 마지막으로 합근례(合根禮)를 시행합니다. 바로 한 개 또는 한 개를 둘로 나눈 표주박에 합환주(合歡酒)를 마시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로써 평생을 사랑하고 함께할 새로운 부부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합환주를 마시는 신부 모습이 예쁩니다.

한의학에도 이런 합환주 같은 약재가 있습니다. 오늘은 합환피(合歡皮)라는 약재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꽃잎 위로 실 같은 꽃술이 무성하게 자라는 합환화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자귀나무 껍질을 합환피라고 하는데, 성질이 평(平)하고, 맛은 달며, 독(毒)은 없다. 주로 오장(五臟)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근심을 없애고 즐겁게 한다. 오동나무와 비슷한데, 그 가지가 매우 부드럽고 약하며, 잎은 조각자나무나 회화나무처럼 매우 가늘고 촘촘하게 서로 맞붙어 있다. 해가 지면 잎이 합쳐져서 야합피(夜合皮)라고도 하고, 합혼(合昏)이라고도 하며, 음력 5월에 홍백색 꽃이 피는데, 꽃잎 위로 실 같은 꽃술이 무성하게 자란다. 가을에 콩깍지 모양의 열매를 맺는데 매우 얇고 가늘며, 아무 때나 나무껍질과 잎을 채취해서 쓴다. 아주 심한 폐병인 폐옹(肺癰)으로 고름을 토(吐)하는데 주로 쓴다. 충(蟲)을 죽이고, 근골(筋骨)을 이어주며, 매우 심한 종기인 옹종(癰腫)을 삭인다. 의서인 양생론에서 “기뻐하고 노여움을 없앤다.”고 한 것이 바로 이약이다. 계단과 뜰에 심으면 사람들이 화내지 않도록 해준다. 특히 영화수피(榮花樹皮)란 자귀나무의 뿌리를 말하는 것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합환피 약재는 이런 모양이죠

특히 보감에서는 정신병에 도움이 되는 단방약 부분에서, ‘분노(忿怒)를 풀어주어 기쁘게 하고, 걱정도 없애주는데, 뜰에 심어 놓으면 화를 내지 않게 한다.’ 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혼 생활에 위기가 닥친 부부(夫婦)에게 한 번쯤 선물하고 싶은 약재이며, 식물입니다.

분노를 풀어주어 기쁘게 하는 합환피

한 번 결혼했으면 그래도 60년은 살아줘야지...그죠?

합환주를 반쪽의 표주박에 마시는 이유는, 그 반쪽이 합쳐져야 비로소 완전한 하나의 표주박이듯이, 신랑 신부도 각각은 반쪽이며 합쳐졌을 때 비로소 하나가 된다는 뜻이랍니다. 혹시 부부 사이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합환피 즉 자귀나무를 선물하면 어떨까요? 꽃이 정말 아름다운 식물입니다. 아니면 결혼식 그날을 생각하며, 합환주도 괜찮을 듯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건망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약재, 원지(遠志)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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