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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광해군도 앓았던 정충증(怔忡證) (11.02.26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2. 26.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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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26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광해군의 정충증에 관한 기록이 실려 있는 선조실록

선조 34년 신축년, 즉 서기 1601년 음력 2월 5일(갑술일)에 ‘왕세자가 약방의 진찰만 허락하고, 약의 논의는 거부하다’라는 왕조실록 기사에는,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약방(藥房)이 왕세자에게 문안하고, 이어 달(達)하기를, “요즘 밖에서 들으니 해수(咳嗽)가 오래되어 증세가 가볍지 않다고 하므로, 의관으로 하여금 들어가 진찰을 하게하고 싶습니다.” 하니, 이르기를, “해수 증세는 이미 나았고, 다만 정충증(怔忡證)이 계속 가라앉지 않아 출입을 못하고 있으니, 이 때문에 괴롭다. 지금 들어와 진찰하고, 약을 논의하는 것은 안 된다. 문안하지 말라.” 하였다.’ 는 내용입니다. 아마 왜란을 겪으신 광해군께서 병을 얻었고, 이로 인해 아버지인 선조께 걱정을 끼칠까봐 병을 알리지 말라고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광해군도 앓으셨던 ‘불안하고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정충(怔忡)’이란 병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의 불안

동의보감에서는, 정충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명의인 대씨(戴氏)가, “정충(怔忡)이란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불안(不安)하고, 다른 사람이 잡아갈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부귀(富貴)에 급급하거나 빈천(貧賤)을 근심하거나 소원을 이루지 못해서 생긴다.” 고 하였다. 의서(醫書)인 강목(綱目)에서는, “정충이란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편안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심장(心臟)이 허(虛)하며 담(痰)이 울체되면, 큰 소리를 듣거나 이상한 물건을 보거나 위험을 만나거나 어떤 일에 상심하였을 때 매우 걱정하게 된다. 이것이 경계(驚悸)이다. 심(心)이 허(虛)하여 수(水)가 머무르면 가슴속에 수가 스며들고, 허한 기운인 허기(虛氣)가 흘러 다닌다. 수가 올라오면 심화(心火)가 싫어하므로, 저절로 마음이 불편하여 좋지 않게 된다. 이것이 정충(怔忡)이다. 정충이란 가슴속이 두려운 듯 떨리며 안정되지 않는 것인데, 이 증상은 아무 때나 생긴다. 정충은 경계가 오래되어 생긴다.’ 라는 내용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심장이 허해서 생기거나, 놀라서 두근거리는 경계가 만성화 되면서, 정충이 생기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두근거리는 심장

계속해서 보감에서는, ‘담(痰)이 아래 있고, 화(火)가 위에 있으면, 삼호온담탕(參胡溫膽湯)에 가미(加味)하여 치료한다. 기울(氣鬱)로 인한 것이면, 가미사칠탕(加味四七湯)에 가미하여 치료하거나, 금박진심환(金箔鎭心丸)으로 치료한다. 담음(痰飮)이 정체(停滯)되었을 때는, 이진탕(二陳湯)에 가미하거나 주작환(朱雀丸)으로 치료한다. 명치에 수기(水氣)가 있어 정충이 생겼을 때는, 오령산 궁하탕을 써야한다. 노폐물의 일종인 수음(水飮)의 증상은,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다. 정충을 다른 말로 정종(怔忪)이라고도 하는데, 경계와 같은 것이다.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등으로 치료한다.’ 라고 정충의 원인을 자세히 분류하고, 그 치료법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아... 두근거리네요. 이런 두근거림은 좋아요 >-<

요즘 한 젊은이의 열풍이 우리나라 여성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습니다. 저희 아내도 그 드라마를 보는 동안은 아들과 남편을 밖으로 몰아내고 넋이 빠져 시청했습니다. 거기에 당당하게 해병대를 지원했다고 하니, 더더욱 열광하고 가슴이 설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여성들이 그를 보고 저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기분 좋은 ‘설레임’이고, 추악한 거래로 덜미가 잡혀 언제 잡혀갈지 몰라, 높은 양반들이 늘 불안하고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은 바로 정충입니다. 아내가 설령 철원에서 군대 생활한 저를 무시하더라도, 올해는 설레임이 가득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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