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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보리의 화려한 변신(10.06.25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6. 25.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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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25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보리의 변신은 끝이 없다.

저의 할머니는 연세가 아흔 다섯이신데, 아직도 정정하셔서 손에서 일을 놓지 않으십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전쟁 때 어려웠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시지요.

그 가슴 아픈 이야기중 하나가 끼니를 걱정하던 일입니다. 보리도 구하기 힘들던 보릿고개를 근근이 넘기던 일이며, 어렵게 구한 보리 몇 줌으로 가마솥에 휘휘 저어 보리죽을 끓이던 일, 보리 개떡을 둘째 작은 아버지가 몰래 다 먹어버려 너무너무 속상했던 사건, 보리밥에 열무김치 넣어 배가 불끈 일어나게 비벼먹고 나서 느꼈던 행복한 포만감...

누런 보리가 익으면 그나마 끼니는 이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리는 어려움과 가난의 상징이었습니다만, 요즘은 어떻습니까? 보리밥은 옛 추억을 되살려주는 추억의 식품이요,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참살이 식품으로 화려하게 변신했습니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먹었던 보리에서, 장수 건강식품으로 변신한 보리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 ‘보리는 성질은 따뜻하거나 혹은 약간 차고, 맛은 짜며 독은 없다.’ 라고 보리의 성품을 밝혀놓았습니다. 

의사왈, 보리를 먹으세요!

또, ‘기를 보하며 중기(中氣)를 고르게 하여, 설사를 멈추게 하고 허(虛)한 것을 채워주며, 오장의 기운을 튼실하게 한다. 오래 먹으면 몸이 튼튼해지고 피부에 윤기가 흐르게 된다.’ 고 말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먹으면,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고, 풍기(風氣)가 동하지 못하며, 갑자기 많이 먹으면, 다리가 조금 약해지는 듯하나 기(氣)를 내려주는 것이므로 오히려 이롭다.’ 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쉽게 풀어 말하면, 항노화 효과가 있고, 소화기를 도와주며, 중풍을 예방하고, 미용에도 좋은 장수 미용 건강식품이라는 뜻입니다.

해남지방에서는 보리순으로 별미 된장국도 끓입니다.

특별히 보릿가루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위장의 기운을 고르게 하고, 갈증을 풀어주며, 소화를 돕고, 배가 빵빵해지는 창만(脹滿)을 치료한다.’ 고 합니다.

혼분식 시절의 보리밥~도시락, 부잣집 도시락!

불과 삼십년 전만해도 보리 혼식을 하는지, 점심 도시락을 검사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찌하던 그 시간을 넘길 요량으로 위에만 살짝 보리쌀을 널어놓던 어설픈 잔꾀를 부리기도 했지요. 왜 그 시절에는 이렇게 좋은 보리 혼식을 하지 않으려 했는지, 슬며시 미소가 돕니다.

아름다운 청보리!

세상이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렵던 지난 시절을 슬기롭게 헤친 원동력이 바로 보리혼식은 아닐까요? 그때는 몰랐지만, 보리의 효능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하고, 보리혼식에 전 국민이 동참했던 마음으로, 우리의 정신을 튼튼하게 했던 것은 아닌지, 오늘아침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보리의 화려한 변신을 생각해 봅니다.

다음 시간에는, 감자에 대하여 말씀드릴까합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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