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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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08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이래뵈두 나 물 건너온 메밀이야, 뭐~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게로 흘러간다. 앞장 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나 제법 단아한 메밀이라우~
이글은 1936년 발표된 가산 이효석 선생의 ‘메밀 꽃 필 무렵’의 한 구절입니다. 정말 메밀밭의 정경이 눈앞에 선한 근대 단편 문학의 백미입니다.
나 좀 몽환적인 메밀~
오늘은 여름철 별미중 하나이고 속을 시원하게 하는 메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난 자세히 보면 더 멋진 메밀
동의보감 탕액편 교맥(蕎麥)조에는 ‘메밀의 성질은 평(平)하고 차며, 맛은 달고 독은 없다. 장위(腸胃)를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도우며, 오장의 더러운 찌꺼기를 없애고 정신을 좋게 한다. 오래 먹지 말아야 하며, 돼지고기나 양고기와 함께 먹지 않는다.’ 라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즉 성질이 서늘해서 몸에 이로운 점이 많으나 오래먹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좀 의외지? 난 연세 든 메밀~
또, 보감에는 ‘메밀가루는 장위에 쌓인 적취가 없앤다고 하며, 메밀 잎은 나물로 무쳐 먹는데, 기를 내리고 눈과 귀를 잘 통하게 한다.’ 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내 안에 메밀있다~
난 나이 먹은 메밀꽃이야~
그러나 비위가 허약하거나 배가 차서 설사가 잦은 사람은 금하고 오래 먹지 말아야 한다는 권고는 명심해야합니다.
나도 젊어서 이런 메밀잎이었서, 뭐~
가뜩이나 더운 여름철에 뜨거운 음식이 싫증나거나, 과음이나 매운 음식 등으로 속에 열이 차서 갑갑한 사람들에게, 메밀국수는 한낮의 열기 속에서 먹는 빙수만큼이나 시원한 청량음식이 될 것입니다.
좀 분위기 있는 메밀꽃!
나 젊은 메밀꽃!
오늘 점심 메뉴로 속이 시원한 메밀국수는 어떨까요?
속 시원한 메밀국수, 해장으로 최고다!
다음 시간에는 여름철 과일의 제왕 수박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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