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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고추대신 천초, 치과대신 천초!(11.07.09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7. 9.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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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09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350여년전 쓰여진 요리서 음식디미방.

서기 1670년 경 쓰인 책으로 추측되는‘음식디미방’이란 책은 요즘 발음으로는 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인데, 저자는‘정부인 안동 장씨(貞夫人 安東 張氏)’로 알려진, 효종(孝宗) 때의 유명한 유학자 존재(存齋) 이휘일(李徽逸)과 갈암(葛菴) 이현일(李玄逸) 형제들의 어머니로서, 선조(宣祖) 31년 즉 서기 1598년에 안동에서 태어나 19세에 영양으로 출가하였다가 숙종(肅宗) 6년 서기 1680년에 83세로 타계하신 분입니다. 이 책에는 총 146종의 음식 조리법이 기록되었는데, 면병(麪餠:국수와 떡)류, 어육(魚肉)류, 소과(蔬果: 채소와 과일)류, 술과 초(醋)류의 4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그 중에도 술에 관한 기록은 53가지로서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이 책 중의 요리에서는 고추를 쓰지 않았는데,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일반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일 것이며, 고추 대신에 매운 맛을 내는 조미료로 천초(川椒: 산초), 후추, 겨자와 파를 사용했고, 마늘보다 생강을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천초는 경상도에서는 좀피. 전라도에서는 젬피, 다른 곳에서는 조피라고 하는 곳도 있는데, 지역에 따라, 따파 초피, 잼피, 제피, 천초, 파초, 남초라고도 불립니다. 천초는 독특한 맛으로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 특성이 있어, 어죽이나 추어탕에는 꼭 들어가는 향신료이기도 합니다. 비린내나 없애는 줄만 알았던 천초의 다른 효능을 오늘 말씀드리겠습니다.

좀 부끄럽습니다. 전 옷 안 입은 초피나무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초피나무의 열매는 천초(川椒)라고 하는데, 성질이 뜨겁고 맛은 매우며 독이 조금 있다. 속을 따뜻하게 데우며, 죽은 피부와 관절염과 비슷한 한습비통(寒濕痺痛)에 주로 쓴다. 오장육부(五臟六腑)중 육부(六腑)의 한랭(寒冷)과 갑작스럽고 격렬한 병인 귀주(鬼疰)와 고독(蠱毒)을 치료하고, 벌레와 물고기의 독(毒)을 푼다. 치통(齒痛)을 없애고, 양기(陽氣)를 북돋우며, 사타구니에 땀이 차는 음한(陰汗)을 멎게 하고,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소변을 줄이고 기를 내린다.’라고, 천초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시가 있으며, 잎은 단단하고 미끌미끌한 천초나무

또 보감에서는,‘천초는 곳곳에 있다. 4~5자 높이까지 자라는데 수유와 비슷하나 조금 작고 가시가 있으며, 잎은 단단하고 미끌미끌하다. 꽃은 없고 음력 4월에 열매를 맺는데 잎 사이에서 팥알만 한 크기로 둥글게 자라며 그 껍질은 적자색이다. 음력 8월에 열매를 따서 그늘에 말리는데, 촉초(蜀椒) 파초(芭椒) 한초(漢椒)라는 이름도 있다. 촉초는 껍질과 살이 두텁고 속이 희며 기미(氣味)가 진하고 강렬하다. 초목(椒目)이나 입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쓰지 말아야하는데, 입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한 불로 볶아서 진을 빼내면 효과가 좋고, 절구에 찧어서 나온 붉은 가루를 쓴다. 술에 축축하게 버무려서 찐 후에 항아리에 넣어 그늘에 말리되 바람을 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천초의 모양과 그 수치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천초입니다.

특히 동의보감 치아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치아와 머리카락을 든든하게 하는데, 치통에는 천초를 식초에 달여 양치한 후 뱉어내며, 치통에는 반드시 천초를 써야한다. 그러나 마비감이 있고 저리며 열이 있고 아픈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치통에는 천초와 노봉방(露蜂房)을 같은 양으로 가루로 내어 2돈씩 소금 한 술을 넣고 물에 달여 양치한 후 뱉어내면 효과가 있는데, 이 처방을 여신산(如神散)이라고 한다.’라고, 치과약으로서 천초의 효능을 자세히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치통에는 천초!

경상북도는 올해 3대문화권, 19개 사업, 26개 지구에 771억4200만원을 투입, 본격추진에 나선다고 지난 2월 6일 밝혔습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경북 영양에서는 음식디미방 조성사업을 계획했다고 합니다. 경북 영양은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에 의료봉사를 떠났던 뭉쿨한 기억이 있는 고장입니다. 아무쪼록 모든 사업이 훌륭하게 추진되어 건강하고 행복한 동네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따만한 가시가 있는 초피나무도 있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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