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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회초리와 어사화로 쓰인 회화나무(11.10.29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10. 29.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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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9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문화재청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창덕궁의 돈화문을 들어서자마자 관람로 양 옆에 나란히 자라고 있는 회화나무 8그루는 나무높이가 15~16m이고, 가슴높이의 줄기직경은 90~178㎝에 이르는 노거수(老巨樹)인데, 현재 이 나무들은 천연기념물 제472호로 2006년 4월 6일에 지정됐습니다. 이 회화나무는 궁궐 입구에 특별한 사유를 가지고 심어 가꾸어 왔는데, 창덕궁 돈화문 주변은 궁궐의 삼조 중 조정(朝廷)의 관료들이 집무하는 관청이 배치되는 외조(外朝)의 공간에 해당되는 곳으로, 궁궐 입구 주변에는 예로부터 중국 궁궐 건축의 기준이 되는「주례(周禮)」에 따라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주례」에 따르면 외조는 왕이 삼공(三公)과 공경대부(公卿大夫) 및 여러 관료와 귀족들을 만나는 장소로서, 이 중 삼공의 자리에는 회화나무를 심어 삼공 좌석의 표지로 삼았다고 하며, 이 때문에 회화나무는 삼공 위계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면삼삼괴삼공위언<「주례」, 추관, 조사>’)

북경 자금성 고궁의 괴화나무
창덕궁 회화나무는 이런 이유로 궁궐 앞에 심겨진 회화나무 중 남겨진 것으로 추정되며, 1820년대 중반에 제작된「동궐도」에도 노거수로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수령은300~400여년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일을 가져오는 나무로, 중국에서는 출세의 나무로,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로 알려져 있는 회화나무는, 한의학에서도 잎에서 뿌리까지 쓰임이 아주 많은 유용한 나무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화화나무 꽃 이야기입니다.

창덕궁의 회화나무들.


동의보감에서는,‘회화나무의 꽃을 괴화(槐花)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치질인 오치(五痔)와 가슴이 아픈 심통(心痛)을 치료하고, 뱃속의 벌레를 죽이며 더불어 피를 쏟는 장풍(腸風)과 온갖 이질인 적백리(赤白痢)를 치료하고, 대장(大腸)의 열(熱)을 식힌다. 다른 이름으로는 괴아(槐鵝)라고도 한다.’라고, 괴화의 효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회화나무와 그 꽃

특히 동의보감 항문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괴화는 5가지 치질 및 장풍과 장독(腸毒)에 주로 쓰는데, 괴화를 볶아서 물에 달여 먹거나, 한약재인 형개(荊芥)와 측백엽(側柏葉)을 함께 가루로 내어 미음에 2돈씩 타서 마시기도 하는데, 이 처방을 괴화산(槐花散)이라고 한다. 또 장풍에는 괴화를 볶아서 가루로 내어 돼지의 창자에 넣고 양쪽 끝을 묶은 뒤 식초로 달여, 이것을 짓찧어서 환(丸)을 만들어 술로 30알씩 먹는다.’라며, 괴화가 항문병에 좋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령이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할아버지 회화나무.

계속해서 보감에서는,‘회화나무의 속껍질을 괴백피(槐白皮)라고 하는데 괴백피를 달인 물로 오치와 입이나 잇몸 항문이 붓고 허는 감닉창(疳䘌瘡)과 끓는 물이나 불에 데인 탕화상(湯火傷)을 치료할 수 있다.’고 회화나무의 속껍질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회초리 맞아본 경험. 누구나 있지 않나요?^^;


옛날에 공부 잘 하라고 종아리를 때리는데 쓰는‘회초리’가 바로 이 회화나무의 푸른 가지인데, 기(氣)가 충만한 나무로 만든 회초리로 종아리를 치면 머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 나무의 꽃은‘어사화(御史花)’로서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임금님이 내리는 꽃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서울 시장이 뽑혔습니다. 아무쪼록 이 괴화나무 회초리를 생각하면서 시정을 세세하게 살펴서, 시민들이 괴화나무 꽃으로 어사화를 꽂아주고 싶은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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