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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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7일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물부족 국가라고 합니다. 세조 4년 서기 1458년 무인년 음력 5월 4일‘가뭄에 당하여 근신할 것을 주장하는 사간원 우사간 서거정 등의 상소’라는 기사에서는,‘우리나라는 근년 이래로 우양(雨暘) 이때를 어기고 곡식이 흉년이 들어서 기근(饑饉)이 서로 잇달으니, 혹자는 하늘이 우리 전하(殿下)를 계시(啓示)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전하께서는 지극한 정성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하며, 재앙을 만나서는 두려워하여 긍긍업업(兢兢業業)하시고 소한(宵旰)하며 노심초사(勞心焦思)하시고 어선(御膳)을 감(減)하고 유연(遊衍)을 덜으시어 비용(費用)을 절약하시니, 무릇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에게 부지런히 하는 소이이며 극진히 쓰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천운(天運)이 고르지 못하여 금년의 가뭄은 또한 전년보다 심하여 봄부터 여름까지 우택(雨澤)이 흡족하지 못하고, 지금 5월에 이르렀는데도 수전(水田)에는 모가 없으며, 적지(赤地)가 천리(千里)나 되고, 양맥(兩麥)의 여물어가는 것도 또한 태반(太半)이 부실(不實)하니, 만약 1, 2순(旬) 안에 비가 오지 않아 이와 같다면 다시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전년에는 경기와 하삼도의 화곡(禾穀)이 흉년이 들어 조세가 들어오지 않았고, 해마다 진대(賑貸)하여 창름(倉廩)이 다 비었으니, 국가의 구황하는 정사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세조에게 상소합니다. 세상이 가물어 땅이 갈라지고 곡식들이 자라지 않는 백성들의 곤궁한 상황이 잘 들어나 있습니다. 우리 몸속에서도 가뭄과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제 슬슬 얼굴이 건조해지는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한의학의 경전인 내경(內經)에,“모든 깔깔한 것, 마른 것, 뻣뻣한 것, 터져서 벗겨지는 것은 모두 메말랐다고 하는 의미의 조(燥)에 속(屬)한다”고 하였다. 우리 몸에서 뜨거운 기운인 화열(火熱)이 지나치면, 서늘하고 딱딱하게 만드는 기운인 금기(金氣)가 쇠약해져 바람과 같은 풍(風)이 생긴다. 우리 몸에서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기운인 풍(風)은 몸속의 축축한 기운인 습(濕)을 억누르기 때문에, 열(熱)이 진액을 소모하여 메마르게 된다.’라고, 조병이 생기는 기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우리 몸의 양(陽)이 실(實)하고 음(陰)이 허약(虛弱)하면, 풍열(風熱)이 차고 축축한 기운인 수습(水濕)을 눌러서 메마르게 된다. 간(肝)은 근육(筋肉)을 주관하는데 간의 기운인 풍기(風氣)가 저절로 심해지고, 거기에 메마른데다 열까지 나는 조열(燥熱)이 더 합(合)해지면 근육은 몹시 마르게 된다. 조금(燥金)의 기운은 수렴(收斂)하는 것을 주관하기 때문에 그 맥이 팽팽하고 부드럽지 않은 긴삽맥(緊澁脈)이 나온다. 그래서 이런 병이 들면 몸이 뻣뻣하고 당기며 입을 악무는 것이다. 몸이 메마르는 조병(燥病)은 피가 적어져 온몸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라며, 조병(燥病)이 피가 적어져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건조한 입술보다 촉촉한 입술이 키스를 부르겠죠?^^ 한 월간지(월간조선)의 기사에 의하면, 조선이 건국한 서기 1392년부터 1909년까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가뭄, 한발, 한해, 한재란 단어를 모두 합치면 약5100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가뭄이 주원인인 기근, 기아, 흉년은 7700여건에 이르러 다른 어떤 재해보다 피해가 심했다는 것이죠. 가뭄을 대비하는 방법은 다 아시다시피 물을 절약하고 물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속에서도 같습니다. 물이 진액과 피로 바뀐 것만 제외하면 말이죠. 다음시간에도 우리 몸이 메말라 사막과 같아지는 조병(燥病)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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