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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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30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여포같은 말벌과 발벌집
말벌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한 잡지에서 QR코드를 보고 실행을 시켜서 보았던 장면입니다. 장수말벌 30마리가 꿀벌 벌통을 향해서 비장하게 날아옵니다. 이 벌통에는 3만 마리의 꿀벌이 있었습니다. 벌통의 좁은 입구에 장수말벌 몇 마리가 내려앉고, 수천의 꿀벌들은 말벌에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들어 공격을 퍼부어댑니다. 말벌 30마리는 전투가 시작되자 닥치는 대로 꿀벌들을 물어뜯고 침으로 공격을 퍼부어 몇 시간 만에 꿀벌 3만 마리를 완전히 괴멸시켜버립니다. 잠시 후 벌통 안으로 들어가 무방비 상태의 꿀벌 유충을 여유 있게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꿀벌 쪽에서 보면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완벽한 첨단 병기를 장착한 말벌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통탄할 장면이고, 말벌 쪽에서 보면 무모하게 달려들어 죽음을 재촉하는 어이없는 꿀벌을 보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말벌 몇 마리가 그 수많은 꿀벌을 쓸어버릴 수 있는 이유는, 말벌이 꿀벌보다 덩치가 2배 이상 크고, 침을 한 번 쏠 때 나오는 독이 일반 벌보다 월등히 많으며, 침을 단 한 번만 쏠 수 있는 꿀벌과 달리 계속해서 침을 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런 천하무적 말벌의 하우스... 즉, 벌집인 노봉방(露蜂房)이야기입니다.
ㄷㄷ 말벌 무섭죠?
동의보감에서는,‘말벌의 집을 노봉방(露蜂房)이라고 하는데, 성질이 평(平)하고 맛은 쓰고 짜며 독이 없으나 일부에서는 약간 있다고도 한다. 주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놀라 간질이 발작하는 경간(驚癎)· 반복적으로 팔다리가 움츠렸다 늘어지는 계종(瘈瘲)을 치료한다. 잘 없어지지 않는 옹종(癰腫)과 유방의 심한 종기인 유옹(乳癰)· 치질로 인한 통증인 치통(痔痛)· 심한 부스럼인 악창(惡瘡)을 치료한다’라며, 노봉방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ㄷㄷ 저 위에 말벌집이 있네요..
계속해서 보감에서는,‘노봉방은 나무 위의 말벌 집이다. 주택가에 있는 것은 약효가 약해 쓸 만하지 않고, 산이나 숲에서 바람과 이슬의 기운을 얻은 것이 좋다. 음력 7월 7일 또는 11월과 12월에 채집해서 볶아서 말린 후에 갈아서 쓴다. 토봉방(土蜂房)은 심한 종기인 옹종이 없어지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데, 식초에 개어 바른다. 자금사(紫金砂)라는 것은 벌집의 꼭지로 대소변이 나오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데, 볶아서 갈아 쓴다’라고, 좋은 노봉방을 고르는 방법과 약재로 만드는 방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벌집을 건드린다는 말이 있지요? 한번 건드려 보시겠습니까?
특히 동의보감 아치통 단방약부분에서는,‘노봉방은 치통을 치료하는데, 달인 물로 가글한다. 충치로 아프고 구멍이 생겼을 때는 노봉방과 세신 달인 물로 양치한다’라고, 노봉방이 치통에 효과적임을 밝혀놓고 있습니다.
이빨 아플때 말벌집이 효과가 있대요 !!
혹시 말벌에게 쏘이게 되면, 벌침은 핀셋보다는 신용카드나 명함 등으로 벌침이 박혀있는 피부를 밀어 빼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벌에 쏘인 부위에 얼음찜질 등을 해주면서 신속하게 119 신고 나 병원을 찾아 해독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말벌을 만날지 모르는 곳에서는 검정계통 의류나 짙은 화장· 향수를 자제하고, 혹시 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몸을 압박하거나 묶어 놓은 것들을 풀어주며, 말벌에 쏘인 경우에 혈압저하나 기관지 근육 경련이나 수축, 저산소증, 두통, 어지러움, 대소변 보기 및 호흡 곤란, 과민성 쇼크 등으로 심하면 한두 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습니다. 특히 8,9월이 되면 말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므로 주의해야합니다.
다음시간에는 풍아통에 효과적인 흰 남가새, 즉 백질려(白蒺藜) 이야기를 준비하겠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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