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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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22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예쁜 여뀌
선조 27년 서기 1594년 갑오년 음력 10월 3일 사헌부가 상수리, 여뀌, 도꼬마리 중 토산물만을 납부토록하다 라는 기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사헌부가 아뢰기를,“초목의 열매를 비축하여 구황(救荒)하는 밑천으로 삼는 것은 참으로 오늘날의 폐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봉행(奉行)하여 조치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백성을 괴롭히는 폐단이 있습니다. 들으니 여러 읍에서는 호조에서 행이(行移)한 일로 인하여 민간에게 상수리[橡實]·여뀌[蓼花實]·도꼬마리[葈耳實]를 책납(責納)하고 있는데, 어떤 경우는 그 지방에서 생산되지도 않는 것이고 혹은 계절이 너무 늦은 것이어서 바치지 못하므로 미곡(米穀)으로 대납하려고까지 하여도 수령은 본품(本品)이 아니라고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백성들이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여 원망이 도청에 가득하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토산품만 봉납하도록 하고 이미 수합(收合)된 것 외에는 이 공사(公事)를 거행하지 말도록 하소서.”하니, 임금이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하였다.’임진왜란 중의 곤궁한 사정이 잘 나타나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지경에서도 요즘과 같이 규정이나 따지는 벼슬아치들의 폐단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들판에 지천인 여뀌라고 해도 전쟁 중이고 철이 지나면 어디에서 구하겠습니까? 오늘은 꽉 막힌 벼슬아치들이 백성들을 어렵게 했던 그 털여뀌 이야기입니다.
털여뀌가 왜 백성들을 힘들게 했을까?
동의보감에서는,‘털여뀌 또는 뇨화를 홍초(葒草) 혹은 대료(大蓼)라고 하는데,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짜며 독(毒)이 없다. 당뇨와 비슷한 소갈(消渴)과 다리가 나무처럼 뻣뻣하고 시큰거리며 힘이 없으면서 열이 나고 붓거나 마르기도 하는 병(病)인 각기(脚氣)를 주로 치료한다’라고 홍초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잡초려니 하지마시고...여뀌를 만나면 살짝 웃어주세요
계속해서 보감에서는,‘홍초는 주변 곳곳에 있는데, 물가에서 잘 자라며, 여뀌와 비슷하지만 잎이 더 크고 털이 있으며, 꽃은 붉은색이나 흰색이다. 음력(陰曆) 5월에 씨를 받는다’라며, 홍초의 생김새와 채취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너무 더워요~ 더위 먹겠어요
특히 동의보감의 더위병 단방약 부분에서는,‘털여뀌의 전초를 대료(大蓼)라고 하는데, 이 대료가 바로 털여뀌인 홍초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더위를 먹어 가슴이 예민하고 답답한 것을 치료하는데 진하게 달인 물을 마시며, 특히 여름에 더위를 먹어서 죽은 것 같은 때는 털여뀌 달인 물을 조금씩 흘려 넣어 먹인다’라고, 대료의 더위병에 관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위병을 날려버리자
여뀌가 지천에 있다고 해서 아무 쓰임도 없는 잡풀은 아닙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08년 3월 마디풀과 식물의 계통분류학적 연구를 위한, 인천 강화도 및 경남 지역 등의 채집조사 결과, 우리나라에 여뀌속(屬) 식물 31종이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3월 17일 밝혔습니다. 물을 좋아하는‘여뀌속 식물’은 대부분 습지나 물가, 논가, 길가에 흔히 자라고 어떤 식물은 숲속의 그늘진 곳에 자라고 있는데, 흔히 잡초라고 알고 있는 여뀌 종류, 고마리, 미꾸리낚시 등은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매우 뛰어나며, 또한 한약재로 쓰이기도 하고, 쪽은 푸른색 염료식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또 여뀌는‘매운맛’을 품고 있어 옛날엔 여뀌 잎과 줄기를 짓이겨 물고기를 잡는데 쓰기도 했는데, 잎뿐만 아니라 여뀌전체에서 매운 맛이 나기 때문에 매운여뀌, 맵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영어식 이름도‘water pepper’인데... 물고추쯤으로 불렸던 것 같습니다.
다음시간에도 더위병에 좋은 변두콩, 즉 백편두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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