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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눈이 어두워져 슬픈 병!(10.10.09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10. 9.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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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9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정조 23년 서기 1799년 기미년 5월 5일 임술일에 ‘서학(西學)과 이가환의 집에 증직하는 문제로 이병모와 차대하다.’ 라는 정조실록의 글 중에는 이런 기사가 있습니다.

정조대왕 영정

좌의정 이병모가 아뢰기를 ‘가환 같은 자는 곧 불순한 학문을 주장하는 세력의 괴수로서 제사를 폐지하여 윤리를 끊어지게까지 하였으니 그의 할아비와 아비에게 죄를 지은 자입니다. 신(臣)의 생각으로는, 벼슬을 추증하는 일을 시행하지 말도록 하는 명(命)을 속히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라고 말하자, 정조께서는 ‘경의 말을 나 역시 지나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불순한 학문은 마땅히 금해야 할 바이다.’ 라고, 서학 즉 천주교의 전파에 관하여 말씀하시면서, ‘나는 본래 잡된 책을 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점점 눈이 어두워지더니 올봄 이후로는 더욱 심하여 글자의 모양을 분명하게 볼 수가 없다. 안경을 끼고 조정에 나가면 보는 사람들이 놀랄 것이나 경전(經典)에 대한 공부는 오히려 감히 게을리 하지 않는다.’ 라고 말씀합니다. 이즈음에 정조 임금께서 시력(視力)이 저하된 것 같습니다.

제일 오래된 안경이라네요

오늘은 정조임금께서도 피해갈 수 없었던, 눈이 어두워지는 안혼(眼昏)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눈의 속사정

동의보감에서는, ‘오장의 정명(精明)이 눈에 모였기 때문에 눈의 정기가 온전해야 눈이 밝다. 정명은 만물을 보고, 색깔을 구별하고, 길이를 가늠한다. 긴 것이 짧게 보이고, 흰 것이 검게 보이는 것은 정이 쇠(衰)했기 때문이다. 족소음맥(足少陰脈)에 병이 생기거나, 간장(肝臟)이 허(虛)하면, 눈이 침침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영추』라는 책에는 “기(氣)가 빠지면 눈이 밝지 못하다.” 고 씌어 있고,『난경』이라는 책에는 “음이 없으면 눈이 먼다.” 고 하였으니, 음양이 합쳐지면 정명이 되고, 기혈(氣血)이 부족하면 눈이 어두워진다.’ 라고 눈이 어두워지는 원인이 정이 쇠하고, 신장과 간장이 허하며, 기혈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눈텡이를 맞지도 않았는데 
이딴게 
보인단 말씀

또,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검은 꽃무늬 같은 것이 보이는 것은 신기(腎氣)가 약한 것이다. 눈이 밝지 못하는 것은 열(熱) 때문이다. 심한 감기인 상한(傷寒)을 앓을 때 열이 심하면, 눈이 멀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눈이 약간 어두운 사람은 가까이 가면 오히려 사물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간혹 발을 쳐놓고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파리 날개 같은 것이 보이기도 하며, 검은 꽃무늬 같은 것이 보이는 것은, 모두 다 눈의 현부(玄府)가 꽉 막혀서 영위와 정신(精神)이 오르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랜 병으로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신장(腎臟)의 진음(眞陰)이 허해졌기 때문이다.’ 라며 안혼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안저촬영이 필요합니다

치료법으로는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 것은 다 기(氣)가 허탈(虛脫)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는 인삼고(人蔘膏)로 보하고 보혈약으로 통하게 해야 한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데는 자음지황원(滋陰地黃元), 사물오자원 등을 쓰는 것이 좋다. 상한열병을 앓은 뒤에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예막(瞖膜)이 생긴 데는 석결명산(石決明散)을 먹고, 춘설고(春雪膏)를 눈에 넣는 것이 좋으며, 부인의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데는 억청명목탕을 먹는 것이 좋다.’ 라고 했습니다. 대개 보하는 약으로 간장과 신장, 기혈을 보하는 처방입니다. 일부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적응해야하며,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적절한 거리와 밝기를 조절하는 등의 좋은 생활 습관을 길러야한다는 것을 처방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정도는 되야 달관했다고...

돌아가신 선생님께서 나이가 들어 자연스레 눈이 어두워지는 것을, ‘이제는 적당히 모르는 척해줄 수 있는 삶의 여유와 알고도 기다려주는 지혜로 살아가라는 몸의 신호’ 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납니다. 다음시간에는 눈에 좋은 차의 재료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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