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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주세요♥/삶의모임, 세보

삶의모임 세보, 공부소식(24.02.19).

by 김길우(혁) 2024. 2. 23.

글쓴이; 삶의 모임 세보, 김재준(경희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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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9일 월요일 열번째 공부입니다.

O 참여인원
17학번 : 강세황
18학번 : 김재준 손지훈
20학번 : 이정민

안녕하세요! 국가고시 준비로 인해 한동안 스터디에 나오지 못해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 후배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저희 18학번 친구들은 다행히 모두 국가고시에 합격하였습니다. ㅎㅎ

저는 방약합편, 지훈이는 동씨침, 정민이는 肺의 병리변화에 대해, 세황이형은 香港脚과 삼초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 정민
폐의 병리 변화에 대해 살펴 보고자, 폐는 태음습토이면서 양명조금이므로 양하거나 조한 경우에 더 쉽게 병리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 예상하여, 육기 중 한과 열에 따른 변화 중 양적인 열에 의한 병리 상황이 더 심각할지 조문을 통해 확인하려 했습니다.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찾아보니, 한으로 인한 폐병이 잘 나타나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또한 폐의 대소와 관련한 조문을 호흡과 연관시켜 폐기허와 폐기실과 비교하여 보고, 한열에 따른 상황과도 비교해 보았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오장의 병리에 대해 잘 이해하려면 臟象論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臟象에 따라 병리 상황에서 사람마다 나타날 수 있는 편차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며, 臟象과 해부학적 구조를 연관시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 세황
2가지 주제에 대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香港脚입니다. 지난 시간에 脚氣에 대해 공부를 했을 때 선생님께서 香港脚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왜 香港脚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감염이라는 脚氣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영국 해군이 홍콩에 주둔했을 당시 유행한 괴질’이라는 설명이 가장 타당하다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三焦입니다. 臟腑 중에서 그 대상을 찾기 가장 어려운 것이 三焦라고 생각하여, 三焦의 original idea에 대해서 고민해보았는데요. 『說文解字』에 근거하여 ① 無形의 臟腑 ② 火와 밀접한 관련을 가짐 ③ (정신없이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이라는 특성을 유추했고, “霧, 漚, 瀆”이나 “三咎”라는 표현을 통해 六腑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표현임을 유추해보았습니다.

김길우선배님께서는 중국 사이트의 텍스트들이 脚氣를 전부 香港脚으로 교열해놓았다고 말씀하시면서, 실제로 脚氣와 香港脚은 같은 개념이 아니지만 현재는 종이책을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이후엔 같은 단어로 고정될 가능성을 시사하셨습니다.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해당 내용이 단순한 오자인지, 오자가 아니라면 키워드를 어떤 식으로 삼는지, 그리고 그 키워드를 통해 변화하는 말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 지훈
이전 정경혈과 동씨침법 혈위의 연관성에 대해 공부한 것의 연장선으로 동씨침법에 사용되는 이론을 모두 정리하고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동씨기혈침구발휘>, <동씨기혈침구학>을 근거로 태극관, 삼재법, 장부별통 등등 여러 이론이 사용되는데 정리하다보니 이론관의 관련성이나 빈도 등 어떤 규칙이 보였는데 추후 각각 혈위들을 공부하다보면 그 규칙성을 명확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길우선배님께서는 문왕과 무왕 때 後天易이 나오게 되면서 이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푸는데 상당히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後天易은 전쟁, 풍수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수학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다차원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하위차원으로 내려보내는 과정에서 의학이나 자연과학 등 각 학문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정보들에 차이가 생기게 된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공부들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금 당장 이해되지않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들도 나중에 이해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 재준
저는 우리 몸을 표현하는 언어인 정기신혈, 오장/오행, 육기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파악하여 여러 차원들을 입체적으로 파악해보려고 하였습니다. 우선 방약합편의 처방, 본초들을 정기신혈, 오장, 육기로 각각 정리하였고 각 차원에서의 다용 본초들을 비교하여 차원 간의 연관성을 이해해보았습니다. 쉽게 예를 들면 氣鬱에 대한 처방에 진피가 유의미하게 다용되었는데, 肝의 처방에서도 진피가 유의미하게 다용되었다면 정기신혈의 차원에서 氣鬱이라는 상황을 오장의 차원에서는 肝쪽의 문제로 보고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운 가설은 이전에 공부했던 論의 측면에서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이 방식을 통해 氣와 血이 각각 오장과 오행의 차원에서는 어떻게 이해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김길우선배님께서는 우리는 ‘무엇’을 인식할 때 그 ‘무엇’을 용어가 가지고 있는 형태, 즉 ‘언어’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누군가 인식한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 ‘언어’로 표현한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이 생각한 것을 뒤따라가게 됩니다. 이 ‘언어’를 통해 그 표현을 한 사람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돈오(頓悟)’와 ‘점수(漸修)’라는 개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돈오(頓悟)’와 ‘점수(漸修)’는 불교의 선종에서 나온 개념으로, ‘돈오(頓悟)’란 어느날 갑자기 깨닫게 되는 것을 뜻하고, ‘점수(漸修)’란 점차적으로 향상하여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학문에서도 위와 똑같은 개념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공자와 노자는 ‘道’에 관해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한 인물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道’의 피상적인 모습에 대한 얘기만 하고 정작 ‘道’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A라는 사람이 ‘道’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한 뒤 ‘道’를 표현하는 방법을 통해서 B라는 사람이 ‘道’에 대해 A와 절대적으로 같은 인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道’를 인식하고 표현하고, 다시 인식하는 과정에서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도 ‘道’와 마찬가지로 개념을 [인식-표현-인식]하는 과정에서 불일치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개념이 만들어지고 그 개념을 사용하는 데에는 개별적, 지역적, 역사적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차이들에 대해 알지 못하고 그 개념을 이해하려고 하면 불일치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氣虛에 四君子湯을 써라’라는 구절을 통해 ‘氣虛에는 四君子湯을 쓰구나’라는 인식과 ‘四君子湯의 方解가 기운이 안나고 소화가 안되고 속이 더부룩할 때 쓰이니까 이 상황이 氣虛구나’라고 인식하는 양방향에서의 ‘氣虛’에 대한 인식이 서로 등치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표현’이라는 것은 ‘개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위의 개념입니다. 따라서 위의 예시와 같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의 ‘표현’은 같은 개념을 말하고 있을지라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최대한 여러 방향에서의 ‘표현’들을 바라보면서 ‘氣虛’나 ‘道’와 같은 상위의 개념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여기서 여러 방향에서의 공부는 ‘점수(漸修)’일 것이고, ‘道’와 같은 상위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돈오(頓悟)’일 것입니다.

언뜻 보면 공부란 ‘점수(漸修)’에서 ‘돈오(頓悟)’로 가는 하나의 단계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점수(漸修)’를 통해 ‘돈오(頓悟)’의 경지를 이룬 후, 또 다시 ‘점수(漸修)’를 통해 한 차원 위의 ‘돈오(頓悟)’를 이루는 일련의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바로 저희가 하고 있는 공부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스터디가 끝나고 "백정돈공장"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였습니다. 이신두 교수님께서 주신 술과 함께 고기를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식사를 하면서 김길우선배님께서는 이번에 훈련소에 들어가는 지훈이를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매일 하는 공부의 중요성, 그리고 함께 멀리 가는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국가고시가 끝나고 나태해져 있는 지금 다시금 '學習'의 뜻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가르침을 주신 김길우 선배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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