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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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04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태풍의 눈
오늘은 때 늦은 태풍(颱風)이야기로 시작할까합니다. 태풍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해수면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증발하여, 대기가 충분한 습기를 가지는 것이 첫째 조건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태풍이 발달하려면 해수표면 수온이 26~27℃ 이상이어야 합니다. 대개 북서 태평양에서 강한 태풍이 만들어 지게 되는 이유는, 모두 수온이 28℃ 이상인 곳에서 급속히 발달하게 되는 까닭으로, 필리핀 동남쪽 해수면은 수온이 높은 곳으로, 태풍이 종종 맹렬한 기세로 발달합니다. 그러나 열대 해양 중에서도 남동 태평양에서는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곳의 수온이 낮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풍(風)은, 바람이라는 기상학적 상징을 통해서, 인체 내의 질병의 원인과 증상을 설명하는 것으로서, 질병이 생기는 원인이나 증상이, 마치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바람의 생성기전과 바람이 불 때의 현상과 너무도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몸에서도 이런 강풍이 불어대면....
그래서 중풍의 원인을 설명할 때에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중풍의 기전 중 열생풍(熱生風), 즉 ‘열은 풍을 생기게 한다.’ 라는 부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열대해상에서 태풍이 만들어지고...
동의보감에서는, ‘습(濕)은 담(痰)을 생기게 하고, 담은 열(熱)을 생기게 하며, 열은 풍(風)을 생기게 한다. 풍병은 열이 심해서 올 때가 많다. 민간(民間)에서 풍이라 말하는 것은 그 말단(末端)을 말하고 근본(根本)을 잊은 것이다. 중풍은 간목(肝木)의 풍이 지나치게 실해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고, 겉으로 풍사에 맞아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로 양생을 잘 하지 못해서 심화(心火)가 폭성(暴盛)하고 신수(腎水)가 허(虛)하여 심화를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음(陰)이 허하고 양(陽)은 실(實)하여 열기가 쌓이므로, 심신(心神)이 어지럽고 근골을 쓰지 못하며 졸도하여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대부분 오지(五志)가 지나쳐서 갑자기 쓰러질 때가 많은데, 오지가 지나쳐서 열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열은 풍의 본체이다. 풍은 열에서 생기기 때문에 열은 근본이고 풍은 표이다. 풍이 있다는 것은 곧 풍열병을 말한다.’ 라며, 풍의 발생기전을 알기 쉬운 기상학적 표현과 인체 정기의 허실을 통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찜통 더위가 사고치듯, 우리 몸도 그렇게 맛이 간다
또, 보감에서는, ‘마을에 어떤 사람이 갑자기 명치에 열이 심한 것을 느꼈는데, 풍을 치료하는 약을 먹고 나았다. 그 후 이릉에 가서 한 태수를 보았다. 그는 여름철에 갑자기 참을 수 없을 만큼 열이 심해 물을 땅에 뿌리고 대자리를 깐 후, 그 위에 눕고 다른 사람에게 부채를 부치게 하였다. 다음날 갑자기 중풍에 걸려 며칠 만에 죽었다. 풍양에 가서 한 노부인을 보았는데, 마찬가지로 여름에 열병을 앓아 밤에 나와 대청마루에 누워 있더니, 다음날 중풍에 걸렸다. 그의 자식이 소속명탕을 달여 먹이고 의사를 불러 조치하니, 며칠 뒤에 나았다. 이것으로 사람의 중풍은 대부분 명치에 크게 열이 난 후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열생풍(熱生風)은 참으로 맞는 말이다.’ 라고 실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1975년 이후 가장 큰 재산 피해를 낸 태풍은 2002년 태풍 ‘루사’(8.30∼9.1)로 약 5조2천622억원 상당의 피해를 남겼으며, 인명피해를 기준으로는 1959년 9월 중순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사라’가 나흘간 849명이 숨지고 2천533명이 실종됐으며, 37만3459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최악의 사례로 꼽힙니다.
온 나라에는 태풍이, 몸에서는 중풍이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죠. 태풍만큼 그 피해가 심각한 중풍은, 치료가 쉽게 안 되는 병이니 만큼, 세심한 예방으로 중풍 없는 건강한 삶을 영위해야 하겠습니다.
태풍 사라의 피해
다음 시간에는 중풍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약재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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