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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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16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6년도 의료기관 전체 외래환자 상위 10대 질병 중에서, 2위가 급성기관지염으로 1747,2407건이고, 3위가 급성편도염으로 1372,7818건이며, 4위는 911,2192건인 다발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급성상기도감염이고, 8위가 783,4580건인 급성 코 인두염(감기)이였습니다. 정확하게 감기가 무엇이냐는 의학적으로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급성기관지염·급성편도염·다발성 및 상세불명 부위의 급성상기도감염·급성 코 인두염의 총 건수는 4814,6997건으로, 1위인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의 2466,6107건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건수입니다. 한마디로 전 국민이 한 번은 이러한 질병에 걸릴 수 있는 만큼의 건수인 것이죠.
이러한 질병은 한의학의 상한병(傷寒病)이라는 범주에 해당하는데, 이 상한병은 찬 기운, 즉 한(寒)에 상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겨울철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계속 상한병에 대하여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상강(霜降)에서 다음 해 춘분(春分)까지 이슬이나 서리를 맞고 몸에 한기(寒氣)가 들어와 병이 나는 것을 상한(傷寒)이라고 한다. 봄기운은 따뜻하고, 여름기운은 더우며, 가을기운은 시원하고, 겨울기운은 차다. 이것이 사계절의 정기(正氣)이다. 겨울에는 매우 춥고 온갖 것들이 깊이 잠기니, 사람의 몸을 굳게 지키면 한기에 상하지 않는다. 한기에 맞는 것을 상한이라고 한다. 사계절의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에 상하면 모두 병이 되지만, 유독 상한이 제일 심한 것은 사나운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한기에 맞아서 바로 병이되면 상한이 되고, 바로 병이 되지 않으면 찬기운의 독인, 한독(寒毒)이 피부 속에 숨어 있다가 봄이 되면 계절병의 일종인 온병(溫病)되고, 여름이 되면 더위로 병이 생기는 서병(暑病)으로 변한다. 서병은 온병보다 열(熱)이 중(重)한 것이다. 이렇게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에 봄여름의 온열병을 앓는 사람이 많은 것은, 모두 겨울의 한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단지 유행만 하는 병은 아니다.’ 라고, 상한병의 발생원인과 변형되는 질환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보감에서는, ‘상한을 세상에서는 큰 병이라고 한다. 상한은 잡병(雜病)과 다르므로 증(證)에 맞지 않게 함부로 약을 쓰면 큰 죄를 짓는 것이며, 사람에게 해(害)를 끼칠 때가 많다. 상한병은 짧은 시간에 전변(傳變)하니, 상한의 치료법은 법처럼 엄격해야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상한은 그 종류가 많고, 조목이 복잡하므로 참으로 어렵다.’ 라며, 상한의 정확한 치료가 아주 중요한 질병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음증(陰證)이 심해져 번조(煩躁)가 있거나, 열증(熱證)이 심해져 궐증(厥證)이 되면, 음증이 양증 같고, 양증이 음증 같다. 또 다리의 병인 각기(脚氣)가 상한과 비슷하고, 더위에 맞은 중서(中暑)가 열병과 비슷하다. 이러한 것들은 더더욱 곰곰이 살피어 확실히 분별(分別)해야 한다. 이것을 잘 구분하지 못해 병증에 대한 인식이 분명하지 못하면, 절대로 함부로 약을 써서는 안 된다. 한 숟가락의 약이 비록 미미(微微)하지만 생사(生死)와 맞닿아 있으니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며, 상한이 자주 볼 수 있는 병이긴 하지만 쉽게 다른 병으로 변하고, 비슷한 다른 질환들과 헛갈려 잘못 치료해서 그 피해가 크므로, 세밀하고 신중하게 살펴서 치료해야함을 계속 당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하찮은 감기가 다른 큰 병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내일은 상한병이 다른 형태로 어떻게 전변되는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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