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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쇠비름이 항암제로(11.05.13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5. 13.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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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13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의 허리를 구부려논 김매

이맘때가 되면 산과들은 온통 초록으로 물듭니다. 정말 나들이하기엔 최고인 계절... 그러나 농사를 짓는 농군에겐 길고 지루한 김매기 시즌이 시작된 것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질겨서 나물로도 못 쓰는 바랭이가 제일 골치랍니다. 뽑아도 뽑아도 그악스럽게 뿌리를 내리는 바랭이가 김매기 철을 열어젖히면 그 뒤는 실새삼이 있습니다.

실새삼과의 전투! 콩밭을 지켜라!

기생식물인 실새삼은 콩대를 감고 올라가 콩밭을 아주 폐허로 만들어버립니다. 부지런히 뜯어내야 그나마 콩밭을 지킬 수 있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의 쇠비름

다육성식물인 쇠비름은 아무리 뽑아내도 죽지도 않습니다. 뿌리째 뽑아 흙을 털어내고 바위위에 올려 두어도 비 한번 내리면 뿌리를 공중에 벌리고 살아나기도 하고, 심지어 날씨가 가물면 가물수록 더 싱싱하게 살아남기도 합니다. 그나마 쇠비름은 나물이라도 해 먹는데, 어찌나 기승을 더는지 나물해 먹기도 지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잡초 중에 독하기로 소문난 쇠비름이 한약으로도 쓰이고, 몸속에 독소를 빼내는 식품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오늘은 주변에 지천으로 퍼져 농부를 괴롭히기만 하는 줄로 알았던 쇠비름 이야기입니다.

저렇게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도 잘 살아갑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쇠비름은 마치현(馬齒莧)이라고 하는데, 성질이 차고 맛은 시며 독(毒)이 없다. 온갖 부은 것과 심한 종기인 악창(惡瘡)에 주로 쓴다.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아랫배 속에 단단한 덩어리가 생기는 병인 징가(癥瘕)를 깨뜨린다. 쇠붙이에 상해서 속에 생긴 누공(漏空)을 치료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여러 기생충을 죽인다.’ 라고, 그 효능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 정말 닮았나요? 닮았을까..? 히힝~^^;

계속해서 보감에서는, ‘마치현은 도처에 있다. 두 종류가 있는데 잎이 큰 것은 약(藥)으로 쓰지 못하고, 잎이 작으면서 잎겨드랑이에 수은 같은 것이 있는 것을 약으로 쓴다. 특히 마치현은 매우 말리기가 어려운데, 회화나무 방망이로 짓찧어서 해 뜨는 동쪽에 세운 선반에 2~3일 정도 볕에 말려야 한다. 약에 넣을 때는 줄기와 마디를 제거하고 잎만 쓴다. 비름이라 현(莧)이라고는 하지만, 인현(人莧)이라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오행초(五行草)라고도 하는데, 잎은 푸르고 줄기는 붉으며 꽃은 누렇고 뿌리는 희며 씨는 검기 때문이다. 입이 말의 이빨을 닮아서 마치현이라고 한다. 또, 마치현의 씨는 눈이 보지 못하는 청맹(靑盲)과 눈에 내장이 생기는 병인 백예(白瞖)에 주로 쓰는데, 찧어서 낸 가루를 미음에 타서 복용한다.’ 라며, 마치현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와 그 씨앗의 효능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침 한번 해서 드세보세요~

특히 동의보감 소아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 ‘쇠비름은 어린 아이가 소화를 못 시키고 계속 삭지 않은 대변을 설사하는 감리(疳痢)에 주로 쓰는데, 푹 삶아서 양념하여 빈속에 먹인다. 천연두와 유사한 두(痘)를 앓고 난 뒤의 상처나 머리가 허옇게 빠지는 백독창(白禿瘡)에 마치현(馬齒莧) 즙을 졸여서 만든 고약을 바르면 묘한 효과가 나타난다.’ 고, 소아병에 대한 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푸른 잎 붉은 줄기 노란 꽃 흰 뿌리 검은 씨, 그래서 오행초!


뜯고 뜯어도 없어지지 않던 잡초가, ‘
항암 및 항균 효과를 가진 쇠비름 음료’, ‘담배의 유해물질 중 니코틴제거용 쇠비름 추출물’, ‘쇠비름 추출물을 이용한 식품보존제’라는 이름으로 특허가 출원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무더운 햇볕 밑에서 우리 부모의 눈물을 쏙 빼던 쇠비름이, 이젠 그 눈물 값을 되갚아주는 것일까요? 쇠비름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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