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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원추리(10.09.03 방송분).

by 김길우(혁) 2019. 9. 3.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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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3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행복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저는 한 아파트에 사는데 출근 하다보면 유난히 시선을 잡아끄는 큼직한 꽃이 있습니다. 한 여름에는 크고 그렇게 화려해보였는데, 이제는 꽃잎이 다치고, 꽃 속이 변해버려 영 지난 모습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봄에는 어린 순을 데쳐서 나물로도 먹는 이 꽃,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유난히 꽃대만 껑충하게 길고, 그 끝에 꽃이 달려있는데... 바로 원추리 꽃입니다.

얘가 원래 이런 모습은 아닌데... 계절이 그렇다

요즘은 제가 나이를 먹어서인지 구월의 원추리 꽃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창 때가 지난 것이죠. 그러나 생김새와는 다르게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원추리가 오늘 말씀드릴 소재입니다.

요럴 때 먹는 거다!

동의보감에서는 원추리를 훤초(萱草)라고 하는데, ‘마음을 편하게 하여 기쁘게 하고, 걱정을 없애준다. 뜰 앞에 심어놓고 보아도 좋다.’ 고 원추리가 정신건강에 좋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마당의 요염한 원추리꽃

자세히 보감을 살펴보면, ‘원추리의 성질은 서늘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소변이 붉으면서 잘 나오지 않는 것과, 답답하고 열(熱)이 나는데 주로 쓴다. 결석과 같은 사림(沙淋)을 치료하고, 수기(水氣)를 내보내며, 계속 되는 과음으로 간을 상해 생기는 주달(酒疸)을 치료한다.’ 고 하는데 쉽게 설명하면, 몸에 열이 차는 것을 치료하여 정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조급증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꽃봉오리는 이렇게 수수한데...

또, 보감에는, ‘집에 심어, 그 어린 싹을 익혀 먹는다. 또 꽃받침을 따서 절여 먹기도 하는데,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효능이 매우 좋다. 녹총(鹿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은 임산부가 차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의남(宜男)이라고도 한다. 양생론에서 근심을 잊게 해 준다는 것이 바로 이 식물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는 꽃입니다.

차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는데...

최근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원추리의 효능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항우울증 치료 효과와 염증과 황달에 효과적인 성분이 존재하고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미시간 주립대학의 나이르 박사팀은, 원추리 꽃잎에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스텔라데롤과, 주혈흡충(住血吸蟲)을 퇴치하는 효능, 그리고 암세포를 사멸하는 효능이 있는 여러 종류의 새로운 안트라퀴논 류(類)의 성분들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일본 류큐 의과대학의 요심 박사 연구팀은, 원추리의 잎과 줄기로부터 추출한 성분들이 대장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강력히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패혈증 치료효능이 있는 락탐을 비롯하여 에너지 증강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성 사포닌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계절이 얘를 이렇게 만든다

늘 느끼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조상님들은 이런 지혜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시드는 꽃을 보고 세월의 무상함만 느끼는 저와, 수험생의 지친 정신을 쉬게 해줄 수 있는 원추리의 진면목을 아셨던 그분들을 생각하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의미를 되짚어봅니다. 공부 더~ 해야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머리의 마지막 종합선물세트로 석창포(石菖蒲)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4월 9월의 원추리는 서비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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