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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지겨운 총명탕의 석창포(10.09.04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9. 4.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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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4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세상에는 중요한 것이 참 많습니다. 건강 사랑은 물론이고, 돈 명예도 중요합니다. 그중에서 유한한 인간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무한한 존재로 남기위한 노력, 즉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길이 남기기 위한 노력은 가끔 후세의 저희들을 숙연하게 만들곤 합니다. ‘이름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예컨대, 수험생 부모님들에게 총명탕(聰明湯)은 거의 모든 분이 다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어느 분의 홍보 덕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진료실에 들어와 다짜고짜 중요한 시험을 앞둔 아이들을 위해 총명탕을 지어내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증상이 어떤지 물을라치면 “어~ 총명탕도 모르는 한의사가 있었네.” 하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이것은 마치 수술실에 쑥 들어와 배가 아픈데 맹장수술을 바로 하자고 조르는 것과 같은데 말입니다.

하여튼 그래서, 오늘은 그 유명한 총명탕과 총명탕의 주전멤버인 석창포(石菖蒲)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총명탕의 주전멤버인 석창포(石菖蒲)

총명탕은 동의보감 내경편에 기록되어있는 정신에 관한, 아주 많은 탕약 중에 가장 간단한 종류의 탕약(湯藥)입니다. ‘백복신(白茯神) 원지(遠志) 석창포라는 약을 각기 4g씩 물에 다려먹는다!’ 끝~! 입니다. 정말 이게 전부인 약입니다. 보감에서는 이렇게 하여, ‘잘 잊어버리는 것을 치료하고,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를 외울 수 있다.’ 고 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13종 이상의 처방을 같이 수재하였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총명탕이 이토록 유명한 이유는 아마 ‘총명탕’이라는 이름, 어딘가 총명해져 시험을 잘 볼 것 같은 그 이름 때문이 아닐까요?

총명탕을 만드는 방법은 이미 말씀 드렸으니, 대표선수인 석창포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총명탕의 주전멤버인 석창포(石菖蒲)

동의보감에서는, ‘석창포는 심장의 구멍을 열고 건망(健忘)을 치료하며, 머리를 좋게 한다. 석창포와 원지를 곱게 갈아 하루에 세 번, 한 돈씩 술이나 미음에 함께 먹는다. 그러면 눈과 귀가 밝아져 겉에서 속을 볼 수 있고, 천리 밖까지 볼 수 있다.’ 고 다소 효과를 과장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주 좋다는 의미이겠지요.

무늬석창포는 예쁘긴 해도 약으로는...

더 자세히 보감을 살펴보면, ‘석창포의 성질은 따듯하고 평(平)하다고도 한다. 맛은 매우며, 독(毒)이 없다. 심장의 구멍인 심규(心窺)를 열고 오장(五臟)을 보하며, 구규(九竅) 즉, 모든 감각기관을 잘 통하게 하고, 특히 눈과 귀를 밝게 하며, 목소리를 잘 나오게 한다. 관절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픈 풍습비(風濕痺)를 치료하며, 뱃속의 충(蟲)을 죽이고, 이와 벼룩을 없애며, 잘 잊어버리는 것을 치료하여 지혜롭게 하고, 명치가 아픈 것을 멎게 한다.’ 고 하였습니다. 정말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약값이 저렴한 보배같은 약재입니다. 

봄에는 이런 모습이라...알아보기가 좀...

아직도 궁금한 것이 있는데, 이름이 좋기로는 일등 즉 장원(壯元)을 하라는 ‘장원환(壯元丸)’도 있고, 성인들께서 쓰셨다는 ‘주자독서환(朱子讀書丸)’이나 ‘공자대성침중방(孔子大聖枕中方)’도 만만치 않은데, 왜 유독 같은 장(章)에서 총명탕만 떳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저도 이름을 바꿔봐야 할까요?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스탠드

다음시간에는 가을철 장기인 폐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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