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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군사부일체, 임금의 노권상, 부모의 노권상!(11.09.08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9. 8.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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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08 라디오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님들은 자식걱정에...ㅜㅜ

우리 민족의 성군이었던 세종대왕께서는 여러 가지 치적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걱정이 많은 임금이었습니다. 더 바랄게 없던 세자를 얻었으나, 평소 병약하여 아버지의 속을 많이 끓였다고 합니다.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문종은 아주 지극한 효자였으며, 총명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황이 보이는 문종실록 제1권 서기 1450년 경오년 음력 2월 20일 갑오일,‘하연·황보인 등이 왕의 종기를 염려하여 동궁에 물러가 조섭하기를 청하다.’라는 세종의 장례식에 관한 기사가 있습니다.‘하연(河演)·황보인(皇甫仁)·남지(南智)·박종우(朴從愚)·정인지(鄭麟趾)·허후(許詡)·이사철(李思哲) 등이 아뢰기를,“저하(邸下)께서 전일에 난 종기(腫氣)가 아직 낫지 않았는데, 또 종기가 발생했으니, 신(臣) 등은 몹시 놀라움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의서(醫書)에, ‘대개 창구(瘡口)가 아물어질 즈음에는 오히려 서서 걸어 다니는 것도 꺼린다.’고 했습니다. 빈객(賓客)을 읍(揖)하여 접대하시고, 대사(臺榭)에 오르내리시는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이 추위와 더위에 노권(勞倦)하시게 되니, 마땅히 음식을 조절(調節)하시어 종기가 나아서 회복되기를 기다려서 정신이 그전과 같고 기력(氣力)이 완전하게 되시면 그제야 거리낄 것이 없게 될 것인데, 지금 종기가 완쾌되지 않으신데다가 때마침 큰 변고를 당하여서 찬 곳에서 여막(廬幕)살이 하시고 빈전(殯殿)에 드나드시느라고 운신(運身)하며 애통해 하시니, 의서(醫書)에 말한 바를 조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하(邸下)께서는 종묘(宗廟)·사직(社稷)과 생민(生民)의 주군(主君)이 되셨으니, 스스로 조심하지 아니할 수가 있겠습니까? 동궁(東宮)에 물러가 계시면서 조섭(調攝)하시기를 청합니다.”하니, 명하기를,“하루에 한 번 빈전(殯殿)에 들어가게 되는데, 나의 종기는 대신(大臣)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으므로, 내가 마땅히 2, 3일 동안 기동(起動)을 멈추고 조리(調理)하겠으나, 물러가 거처하는 것은 내가 감히 할 수 없다.”하였다. 이렇게 청하기를 두세 번 하였으나, 윤허하지 않았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문종이 독한 종기가 나고 몸이 심하게 노권하였으나 아버지의 장례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표현되어있습니다. 오늘은 임금도 피해갈 수 없었던 병, 노권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선 5대 임금인 문종. 결국 단명을...

동의보감에서는 노권상(勞倦傷)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황제(黃帝)가,“음(陰)이 허(虛)하면 속에서 열(熱)이 나는데,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물으시니, 기백(岐伯)이,“육체적 피로인 노(勞)와 정신적 과로인 권(倦)이 있으면 몸과 기가 쇠약해지고, 음식을 먹어 생기는 곡기(穀氣)가 왕성하지 못하여 몸의 상부인 상초(上焦)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소화기의 끝인 하완(下脘)이 원활하게 통(通)하지 못하여, 위기(胃氣)에 열이 나서 그 열기가 가슴을 덥고 갑갑하게 훈증(熏蒸)하기 때문에 속에서 열이 납니다.”라고 답하였다. 바로 이것이 내상(內傷)의 근원인데, 여기에서 음이 허하다고 하는 것은 몸속의 음기(陰氣)와 음식의 영양분인 미(味)가 부족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노권상이 만들어지는 기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보감에서는,‘기쁘고 성내는 희노(喜怒)에 절도가 없거나 일상적인 생활이 계절에 적당하지 않으며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있으면 모두 기를 상한다. 기가 쇠(衰)해지면 화(火)가 왕성해지고, 화가 왕성해지면 소화기인 비토(脾土)를 억누른다. 비장이 사지를 주관하므로 조금만 움직여도 사지가 노곤하고 열이 나며, 말할 기운도 없고 일을 조금만 해도 숨이 차며, 피부로는 열이 나면서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불안하다. 이럴 때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고요히 앉아서 기운을 기르며, 단맛과 차가운 성질의 약으로 열을 내리고, 신맛의 약으로 기운을 모으며, 달고 따뜻한 성질의 약으로 소화기인 중기를 조절해야한다. 또 피로하면 기가 흩어지고, 숨이 짧아져 헐떡거리며, 땀이 나서 기(氣)가 안팎으로 모두 새나가기 때문에 기가 모두 소모되는 것이다.’라고 노권의 이유와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지치신 것 같진 않은지 살펴보아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습니다. 임금도 몸이 피로하고 정신이 권태로운 노권을 앓는데, 우리 부모님께서는 어련하시겠습니까? 이번 명절에 부모님을 찾아뵈면서 혹시 노권의 병이 있는지 세밀하게 살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다음시간에는 명절을 빙자하여 과음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주독에 관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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