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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악마와 고기의 폐해를 막아주는 산사.(11.09.16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9. 16.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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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16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온통 붉은 빛의 산사~탕후루가 먹고 싶네요.

저는 전공이 본초(本草), 즉 약재인 탓에 중국에 갈 기회가 자주 생깁니다. 중국의 많은 약재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부수적으로 중국의 수많은 음식을 보고 먹는 것도 아주 큰 즐거움입니다. 그 중 길거리에서 파는‘탕후루(糖葫芦 tánghú‧lu)’라는 음식은 보기도 좋고 맛도 제법 괜찮습니다. 특히 탕후루는 북경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북경지역을 대표하는 중국 전통 간식거리 중 하나입니다. 아마 중국 무협영화의 저잣거리 장면 중에서, 설탕물 진하게 바른 붉은 산사를 막대에 꾀어 파는 장면을 자주 보신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이 탕후루는 빙탕후루(冰糖葫芦)라도 불리는데, 북송의 광종(光宗)시대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광종이 가장 총애하던 애첩 황귀비(黄贵妃)가 병들어 얼굴은 누렇고 몸은 수척해져 음식을 전혀 먹으려고 하지 않았답니다. 어의(御醫)들이 좋다는 약제를 수도 없이 썼지만 조금도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황제는 전국에 방을 부쳐 의원을 찾았는데, 강호의 한의사 한명이 황귀비의 맥을 짚어 본 후,‘빙탕(冰糖)과 홍과(紅果), 즉 설탕과 산사(山楂)를 달여서 식전에 5~10개씩 먹으면 보름 안에 좋아 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치료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반신반의했지만 황귀비가 이렇게 복용한 후 정해진 기일에 완쾌되었다고 합니다. 후에 이것이 민간에 전해져 백성들이 긴 나무에 산사를 꼽아 팔기 시작했고,‘빙탕후루’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산해진미에 지쳐 죽을 뻔한 황귀비를 살렸다는 산사이야기입니다.

언듯 보기에는 채리같아 보이는 산사(사진:odddays)

동의보감에서는,‘아가외는 산사자(山楂子)라고 하는데,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뭉친 식적(食積)과 오랜 滯氣를 풀며, 기가 맺힌 결기(結氣)를 운행시키고 몸속의 덩어리인 적괴(積塊)와 담덩어리인 담괴(痰塊) 어혈덩어리인 혈괴(血塊)를 없애며, 비장(脾臟)을 튼튼하게 하고 흉격을 풀어주며, 이질(痢疾)을 치료하고 종기로 아픈 창통(瘡痛)을 빨리 삭게 한다.’고, 그 효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몸속 노폐물의 종결자라는 것이지요.

산사나무에 열매는 안 보이네요..

계속해서 보감에서는,‘다른 이름으로는 당구자(棠毬子)라고도 하는데, 산속 여기저기에 많다. 처음에는 녹색의 과일인데 익으면 붉어진다. 약에는 절반정도 익어서 시고 떫은 것을 넣는데, 산사자는 오래 묵힌 것이 좋다. 물에 씻어서 물러지게 찐 후에 씨를 빼고 볕에 말려서 쓴다.’라고, 산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아름 따다가 탕후루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특히 동의보감의 내상병 단방약부분에서는,‘산사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뭉친 식적(食積)을 치료하고, 능히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다. 푹 쪄서 과육을 발라 볕에 말렸다가 달여 먹거나, 과육을 가루로 만들고 신국(神麴)이란 소화제로 쑨 풀에 반죽을 하여 환(丸)으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 처방을 관중환(寬中丸)이라고 한다. 또한 고기를 많이 먹어 생긴 식적을 치료하는데, 산사육 1냥을 물에 달여 마신 후 그 산사육(山楂肉)을 먹기도 한다.’라며, 고기를 즐겨 먹고 생긴 병에는 산사가 최고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덜 익은 산사열매가 다 익어 약재로 쓰일때의 모습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을 이 산사나무로 만들었다고 하여, 예수님의 흘리신 피의 공덕으로 벼락을 막아주고, 악마도 막아주는 나무라고 유럽에서도 귀하게 여기고, 신성시했다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육식(肉食)의 피해를 막아주고, 서양에서는 벼락과 악마를 막아주는 유용한 나무였던 것이죠. 다음시간에는 술독을 풀어주는 연근즙 이야기입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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