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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생존의 달인, 창이자!(11.10.01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10. 1.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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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1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제가 창이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여러분들은 몇 가지 정도의 식물 이름을 아십니까? 열? 스물? 자~ 그럼 주변의 식물이름을 외쳐봅시다. 벼 콩 콩나물 소나무 무... 그리고는..., 잡초... 그런데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그 식물들은 아주 치열한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일본의 식물학자가 쓴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서술되어있습니다. ‘제비꽃은 개미들이 좋아하는 젤리 같은 ‘엘라이솜’이라는 물질이 있어, 씨앗을 멀리까지 퍼트리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세포아풀은 인간의 풀 깎기에도 끄떡하지 않는 풀 깎는 높이 밑에 열매를 맺는 영리함이 숨어있으며, 피는 벼에 섞이는 방법을 택한 의태식물로 정체가 드러날 때쯤이면 순식간에 이삭을 틔우고 씨앗을 만들어 떨어뜨리려고 변신을 선택했고, 어저귀는 알렉로파시(Alleopathy)를 뿌려 다른 식물의 생육을 억제할 정도로 영악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옷에 붙은 도꼬마리 열매

특히‘어린 시절 열매를 던지며 장난쳤던 도꼬마리는,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열매를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동물의 몸이나 사람의 옷에 붙어서 멀리까지 가기 위함이다. 낯선 땅으로 솜씨 좋게 이동을 마친 도꼬마리는 중대한 결심을 해야 하는데, 바로 싹을 틔우는 타이밍이다. 거친 껍질 속에 매끄러운 두 알의 열매는 작전을 나눠서 펼친다.“무슨 일이든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는 열매와“서두르다 일을 그르친 상황에 빠졌을 때를 대비하여 조금 늦게 싹을 틔우기로 한”조금 크기가 작은 열매다. 우열을 가릴 성질의 것은 아닌데, 다만 우리는 성격이 다른 이 두 가지 씨앗이 있기 때문에 도꼬마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생존 전략에서는 저보다 확실히 나은 작전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한 식물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식물이 바로 이 대단한 도꼬마리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좀 귀엽기도 합니다ㅋㅋ

 

동의보감에서는,‘도꼬마리는 시이(葈耳)라고 하는데,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은 쓰며 맵고 독(毒)이 약간 있다. 풍(風)으로 머리가 차고 아픈 병과 풍습(風濕)으로 전신에 돌아다니면서 저린 병, 팔다리가 경련이 일어나면서 땅기고 아픈 병과 살이 썩어 들어가는 악육(惡肉)사기(死肌)에 주로 쓴다. 온갖 풍병을 치료하고 골수(骨髓)를 채워주며 허리와 무릎이 시린 것을 치료한다. 또 목에 연이어 덩어리가 생기고 곪는 나력(瘰癧), 옴으로 생긴 피부병인 개선(疥癬)과 가려움증도 치료한다.’라고 그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런 모습이로 여러분 주변에 서있습니다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시이가 바로 창이(蒼耳)인데, 생긴 것으로 갈기초(喝起草)라는 별명도 있다. 곳곳에 흔한데 양부래라고하기도 한다. 옛날 중국에는 없다가 양털에 붙어서 들어왔기 때문에 양부래라고 하는 것이다. 음력 5월 5일과 7월 7일에 줄기와 잎을 따고, 음력 9월 9일에 열매를 따서 그늘에서 말린다.’라며, 도고마리의 유래와 채취법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도꼬마리의 갈고리 확대하면 이렇습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도꼬마리의 열매는 시이실 혹은 창이자라고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며 맛은 쓰고 달며 독은 없다. 간열(肝熱)에 주로 써서 눈을 밝게 한다. 약에 넣을 때는 찧어서 가시를 없애고 살짝 볶아서 쓰는데, 도인(道人)의 머리 같다하여 도인두(道人頭)라고도 부른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약재로는 이런 모습입니다

특히 동의보감 상지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창이자는 사지의 경련과 통증에 주로 쓰는데, 3냥을 볶고 찧어서 가루로 내고, 물 1되 반으로 그 물이 반이 될 때까지 달여서 찌꺼기는 버리고 마신다.’라고 치료법을 기재하고 있습니다.

거미와 어우러진 도꼬마리...둘이 좀... 많이 닮았네요!! ㅎㅎ

‘생태 제국주의’의 저자 알프레드 크로스비는“잡초는 지구의 건강에 긴급사태가 생기면 달려가 처리하는 식물계의 적십자다.”라고 했으며, 짐 놀먼은 “잡초는 가이아의 백혈구이자 부스럼 딱지이고 반창고이자 항생물질이다”라고 표현하며 잡초의 역할을 평가했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가 사는 지구에게는 잡초들이 하찮은 존재일까요? 대단한 인간들이 정말 하찮은 존재일까요? 이 부끄러움을 이기기 위해, 오늘아침엔 걸어서 출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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