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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감기 초기엔 천덕꾸러기 칡뿌리(10.12.23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12. 23.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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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음~, 이 안에 나무있다~아! 디졌써 걔가~아

지난 10월19일 산림관계관 회의에서 ‘산림청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가 인정하는 녹화 성공국인 우리나라 산림 모습을 세계 정상들에게 알리기 위해,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전국 고속도로 주변 산림 내의 죽은 나무, 경관을 저해하는 쓰러진 나무와 칡 등 덩굴류를 집중 제거하기로 결의할 방침이다. 산림생태계 교란, 경관저해 등의 피해를 초래하는 칡과 가시박 등 덩굴류는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 나무 성장을 방해해 고사(枯死)시켜, 결국에는 숲까지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유해(有害) 식물이다. 산림청은 11월 1일부터 한 달간 계속되는 올해 숲 가꾸기 기간 동안, 봄철에 심은 나무를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돌보고 고속도로변 산림경관을 집중정비,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 정상에게 우리의 녹화된 산림모습을 알릴 계획이다.’ 라는 산림청 공지가 있었습니다.

칡뿌리 즉 갈근, 이걸 씹고 다니던 기억 나세요?

요즘 사 오십 대만 해도, 산으로 들로 신나게 뛰어 놀면서 칡뿌리를 캐먹거나, 고달픈 졸병생활에 자상한 고참이 건네는 칡차 한잔으로 언 몸을 녹였던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그런 따뜻한 칡이 산림관계관에게는 유해식물이 되버렸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칡을 위한 변명을 할까합니다.

칡꽃은 갈화라고 하는데, 잘 보면 아주 예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칡뿌리의 성질이 평(平)하거나 차다고도 하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찬바람에 상해 생기는 풍한두통(風寒頭痛)에 주로 쓴다. 땀을 약간 내어 사기(邪氣)를 발산(發散)시키고, 발한(發汗)시켜 주리(腠理)를 연다. 술독을 풀며, 답답하고 목마른 것을 멎게 하며, 식욕(食慾)을 돋우고 소화(消化)를 돕는다. 가슴의 열을 없애고 소장(小腸)을 잘 통(通)하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상처를 치료한다.’ 고 그 효능(效能)을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감기로 생긴 두통이나 온몸이 아픈 신통(身痛)을 치료하고, 술독을 풀며 소화를 돕는다는 것이죠.

봉사때 호박잎 대신 따왔던 칡잎

또 보감에서는, ‘산속에 자라는데 곳곳에 있다. 5월 5일에 뿌리를 캐어 볕에 말리는데, 땅속 깊이 들어간 것이 약효(藥效)가 좋다. 다른 이름으로는 녹곽(鹿藿)이라고도 한다. 족양명경(足陽明經) 즉 위장(胃腸)의 약이다. 족양명경을 돌며 진액(津液)을 만들어 갈증(渴症)을 없앤다. 허증(虛症)의 갈증은 칡뿌리, 즉 갈근(葛根)이 아니면 치료(治療)할 수 없다. 술로 인(因)한 병이나 갈증을 멎게 하는데 아주 좋다. 열성 전염병과 유사한 온학(溫瘧)이나 당뇨병과 비슷한 소갈(消渴)도 치료한다.’ 라고 하면서, 좋은 갈근을 고르는 법과 약재로 만드는 방법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칡의 솜털이 보송보송

동의보감의 상한(傷寒)에 관한 단방(單方)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상한 초기(初期)에 머리가 아프고 몸에서 열이 나면, 갈근(葛根) 한 냥(40g)을 썰어서 물에 달여 먹는다. 생 칡의 즙을 내어 한 되를 마셔도 효과를 본다.’ 라고 상한에 대한 효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중국산 갈근이다 해~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드나 봅니다. 어제까지 굶기 싫어 먹던 보리밥은 대표적인 장수 식품이 되었고, 배고플 땐 먹기도 하고, 덩굴 그 자체로도 쓰임이 많았던 칡은 이제 천덕꾸러기가 되었습니다. 원래 본성이 그러한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시간이 본성을 그렇게 변하게 한 것일까요? 사랑하는 아내에게 혹시 내가 칡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조용하게 물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내가~, 혹시 숨 막히게 했어? 이렌~ 쒸이~

다음시간에는 총백(蔥白), 즉 파의 흰 부분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써비쓰! 꽁짜!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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