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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심열(心熱)이 쌓여 생긴 병을 치료하는 생지황(12.04.13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4. 13.

글쓴이: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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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13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선조임금의 心熱을 치료했던 생지황


선조 33년 서기 1600년 경자년 음력 19일 갑인일 기사에는,‘약방제조(藥房提調) 홍진(洪進), 부제조(副提調) 유희서(柳熙緖)가 아뢰기를,“신들이 의관(醫官)과 상의한 내용은 이러합니다. 상의 증후(症候)는 본디 심열(心熱)이 쌓여서 생긴 증세이므로 침을 맞아서 경락(經絡)이 맺힌 곳을 뚫어야 하는데, 일기가 추워지고 있고 침의(針醫)도 다 모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근일 거둥이 잦아서 노열(勞熱)이 필시 많을 것이니 침을 맞기 전에 우선 삼미도적산(三味導赤散)을 조금 달여서 좌금환(左金丸) 30여 환()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합당하겠습니다. 이 약은 생지황(生地黃목통(木通생감초(生甘草) 세 가지 종류인데 성미(性味)가 달고도 담담하여 수시로 진어하실 수가 있습니다. 좌금환은 황련(黃連)을 불에 구워서 고한(苦寒)한 성질을 변하게 한 것이어서 진어해도 무방합니다. 이 약을 다섯 번 복용하도록 지어 올리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전교하였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후 선조가 노심초사하여 병이 생겼는데 생지황을 주재료로한 약을 먹어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입니다. 오늘은 선조의 심열을 치료했던 생지황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모든 열을 풀어주고 굳은 피와 어혈을 깨뜨리는 지황


동의보감에서는,‘생지황(生地黃)은 성질이 차고 맛은 달지만 쓰다고도 하며, 독이 없다. 모든 열을 풀어주고 굳은 피와 어혈을 깨뜨려준다. 월경(月經)을 잘 통하게 하고 부인의 자궁출혈인 붕루(崩漏)로 피가 멎지 않는 것에서 유산 징후인 태동(胎動)으로 하혈(下血)하는 것, 코피인 육혈(衄血)과 피를 토하는 토혈(吐血)까지 주로 치료한다라고, 그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3월의 생지황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생지황은 곳곳에 심는데, 음력 2월과 8월에 뿌리를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 물에 넣어서 가라앉고 통통하며 큰 것이 좋다. 다른 이름으로는 땅의 골수라는 뜻으로 지수(地髓) 또는 하()라고도 부르는데, 황토에서 재배한 것이 좋다. 한약재전문서적인 본경(本經)에서는 생것으로 말리는 것과 쪄서 말리는 것에 대한 언급은 없는데, 쪄서 말린 것은 성질이 따뜻하고, 생것으로 말린 것은 성질이 평()하며 잘 소통시킨다. 갓 캐낸 것을 물에 담갔을 때 위로 뜨는 것을 천황(天黃), 반은 가라앉고 반은 뜬 것을 인황(人黃), 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지황(地黃)이라고 부르며, 가라앉는 지황이 약효(藥效)가 좋기 때문에 약에 주로 넣고, 반쯤 가라앉는 인황은 그 다음이다. 뜨는 지황 즉 천황은 약으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캘 때는 구리나 쇠붙이로 만든 도구를 쓰면 안 된다. 또 생지황은 피를 만들고 피를 서늘하게 식힐 수 있고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과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에 들어가며, 술에 담그면 약성이 위로 올라가고 밖으로도 퍼진다라며, 생지황의 선별법과 채취법을 자세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들어는봤나? 구증구포!


특히 동의보감 정병(精病)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지황을 지황즙에 담갔다가 술을 뿌려서 아홉 번 찌고 다시 아홉 번 말린 것을 숙지황(熟地黃)이라 부르고, 찌거나 볕에 말리지 않고 단지 그늘에 말린 것을 생건지황(生乾地黃)이라고 부른다. 숙지황은 성질이 따뜻하고 신장(腎臟)을 자양하며 혈을 보하고 골수(骨髓)와 정()을 채운다. 생건지황도 성질이 평()하며 역시 능히 정혈(精血)을 보할 수 있다. 환으로 만들어 먹거나 술에 담가 먹거나 모두 좋다라고, 정에 관한 효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밭에서 바로 출현시킨 생지황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반정으로 제위에 오른 중종이나 민생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던 정조임금께서도 지황으로 치료했다는 기록이 자주 등장합니다. 국사에 정력을 많이 소모했던 임금들의 중요한 약재가 지황이었다는 것이지요. 올해 선거로 좋은 인재들이 많이 등장해서 국민들이 지황 없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정이 새나가는 것을 치료하는 육종용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하겠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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