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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세종께서도 피할 수 없었던 설사(12.06.01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6. 1.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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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01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세종실록에 기재되어 있는 설사에 대한 걱정과 고찰! 

세종 26년 서기 1444년 갑자년 음력 67일자 세종실록에는충청도 관찰사에게 초수(椒水)를 마시는 것이 병()에 효험이 있는 지를 조사하도록 유시(諭示)하다라는, 기사가 있습니다.‘충청도 관찰사에게 유시하시기를,“초수로 눈[]을 씻어서 효험(効驗)을 본 사람이 많다. 전일(前日) 행차하였을 때에 호종(扈從)한 자가 그 물을 마시고 간혹 효험을 본 자가 있으며, 간혹 효험이 없는 자도 있고, 간혹 설사가 낫다가 오래지 않아서 도로 생긴 자도 있으며, 전 중추원 사(中樞院使) 윤번(尹璠)은 한 달 동안에 이르도록 마셨어도 끝내 효험을 보지 못하니, 초수를 마신다고 하여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여부(與否)는 역시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번에 초수를 마셔서 병을 치료한 자가 하나뿐이 아니니, 아무개는 어떤 병이 나았고, 아무개는 어떤 병이 낫지 않았다는 것을 갖추어 자세하게 조사하여 아뢰라.”하셨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역시 세종께서는 물 하나의 효험을 살피는데도 남다른 과학적 조사 방법을 시행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설사에 좋다 하여 우~ 하고 달려드는 요즘 세태를 부끄럽게 만드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세종께서 걱정하셨던 설사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차가워서 생기는 한설에는 따뜻한 약재인 부자 등등~ 

동의보감에서는,‘한설(寒泄)로 찬 것이 싫은 오한(惡寒)이 나고 몸이 무거우며, 배가 터질듯이 부르고 끊어지듯이 아프며, 뱃속에서는 천둥 벼락 같은 소리가 나고 오리똥 처럼 묽고 흰 대변이 나오며, 소화되지도 않고 차가우며 음식 모양이 그대로인 설사를 할 때에는 이중탕(理中湯)에 한약재 적복령(赤茯苓) 후박(厚朴)을 더 넣어 쓰거나 치중탕(治中湯)에 사인(砂仁)이란 한약재를 더 넣어 쓴다. 찬 것에 의해 설사가 나면서도 갈증이 없는 것을 오리똥 처럼 설사를 한다고 하여 압당(鴨溏)이라 하고, 역시 같은 의미로 목당(鶩溏)이라고도 하는데, 설사의 모양이 멀겋고 희어서 오리똥 같다는 것이다. 한설을 목당이라고도 하는데 대변이 물처럼 나오는 것으로, 부자온중탕(附子理中湯)이 마땅하고, 혹은 평위산(平胃散)에 이중탕(理中湯)을 합하여 처방하기도 한다. 한설에는 반드시 이른 아침과 저녁에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아침에 따뜻한 약을 복용하였더라도 저녁이 되면 약 기운이 이미 다 되어 한밤중의 음기(陰氣)와 대적할 수 없으므로 효과가 없는 까닭에 잠자리에 들 때 다시 한 번 더 복용해야 한다라며 한설을 설명하고, 그 처방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더워서 생기는 설사에 쓴다는 백작약 ^^ 

계속해서 보감에서는,‘더위로 인해 생기는 설사를 서설(暑泄)이라고 하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번갈(煩渴)이 있고 뻘건 소변을 보면서 급작스럽게 마치 물 같은 설사를 할 때에는 유령탕(薷苓湯)에 백작약(白芍藥) 차전자(車前子)를 더 넣어 쓰거나, 계령감로음(桂苓甘露飮)이 적당하다. 또 여름철에 갑자기 설사하기를 물과 같고 얼굴에 때가 낀 듯 하며, ()이 허()하고 번갈과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자한(自汗)이 있을 때는 향유산(香薷散)과 이공산(異功散)을 합방하고, 거기에 백작약 차전자 등을 더 넣은 후 함께 달여 먹는다. 서설에는 익원산(益元散)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등을 처방한다라고, 서설의 증상과 처방을 설명했습니다.  

설사는 남녀고하를 막론하고 걱정거리 ㅠㅠ

 

가끔 세종께서는 설사로 고생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세종 15년 서기 1433년 계축년 음력 111일 행례 연회를 베푸는 문제 등을 논의하다 라는 실록의 기록에는,“내가 설사를 앓는 중인데 이틀 뒤에 또 바람기[風氣]가 일어났다. 바람기는 이미 나았으나 설사 증세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만약 오래 찬[] 땅에 앉으면 병이 다시 발생할 것이 두렵다. 그러므로 동짓날 내가 태평관(太平館)에 가서 행례(行禮)한 뒤에 몸이 편치 않다는 뜻을 친히 말하고, 세자를 시켜 대신 연회를 열게 하고자 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설사를 앓으시면서 그 추운 겨울에 그 찬 땅에 앉으시면 설사가 다시 악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설사가 비록 훌륭한 우리 임금님이라고 해서 피해가지 않는 것을 보며 화를 내야할지... 아니면 사람이 다 똑 같다고 자위해야할지 마음이 복잡합니다.

 

내일도 설사이야기입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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