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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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23 웰빙다이어리 방송분)
●팔이 안 올라간다. 저는 야구하다고 어깨가 좀 아픈 적이 있는데 그래도 팔은 올라갔거든요. 어떻게 하면 팔이 안 올라가는지..
☞ 한방에서는 큰 관절인 어깨에 축축하고 묵직하게 만드는 기운인 습(濕)이나 땅기고 뭉치게 하는 기운인 한(寒), 노폐물인 담(痰), 제 역할을 못 하는 어혈(瘀血)이 뭉쳐서 문제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 드리면 어깨관절은 다른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마치 어깨에 팔이 매달려 있는 형상입니다. 거기에 관절면은 부드럽게 균질하게 닳아야 서로 자극되지 않는데 오돌토돌하게 면이 만들어지거나, 골극(骨棘)이라고 해서 그 관절면에 뼈끝이 자라나 관절면들을 서로 자극하게 되거나, 그 관절사이에 근육이나 신경 등의 주변 조직이 씹혀 심한 통증이 생겨서 팔을 들 수 없게 됩니다.
●팔 안 올라가는 다른 병으로는 목 디스크도 있지요?
☞ 보통‘목디스크’라고 하는 애는 목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목뼈와 목뼈 사이의 연골이 밖으로 빠져 나와 신경을 누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 경우라면 목의 퇴행이 시작되는 4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호소하는 ‘뒷목이 뻐근하거나 뒷골이 당기는 증상’은 목 디스크 증상 중의 일부분인데,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에 따라 증상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경추 신경 5번이나 6번이 눌리게 되면 목 뒤쪽 덜미에 증상이 나타나고, 7번신경이 압박되면 등 견갑골 안쪽, 8번신경은 등 견갑골 바깥쪽에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민간에서 혈(틀린 말이죠)이라고 하는 부위도 문제신경에 따라 위치가 틀려 머리 바로 밑 압통은 4번, 어깨 위쪽은 5, 6번, 견갑골 주위는 4, 5, 6, 7, 8번신경이 압박 되었을 때 통증이 많이 생깁니다. 따라서 대개 목 디스크는 신경학적인 통증과 운동 부전을 중심으로 하는 병이고, 팔까지 못 드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다.’ 이게 잘못된 상식이라고요? 그럼 대체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 아니라면 무엇인지? 어깨가 아픈 질환들 어떤 것들이 있는지?
☞ 한방에서는 견비통의 원인이 습(濕)이냐 한(寒)이냐 어혈(瘀血)이냐를 가지고 구별해서 치료합니다. 양방에서는 어깨 통증의 기본이 되는 단서는 갑자기 뚝 하는 느낌이나 부딪히는 등의 원인이 있은 후 통증이 시작됐는지, 서서히 아파왔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어깨관절이 빠지는 탈구나 아탈구, 근육의 파열 등과 같은 것은 대부분 갑자기 발생하며, 또 다쳤을 때 어깨의 위치가 아주 중요한데, 만일 탈구의 약한 위치에서 팔이 뒤로 비틀렸다면 전방탈구나 아탈구를, 어깨 부위로 떨어졌다면 견봉쇄골 관절 손상을 걱정합니다. 이에 비해 회전근개건염이나 오십견 같은 경우에는 서서히 발생합니다. 또한 오십견의 특징은 모든 관절 방향으로의 제한이 온다는 것이 다른 특정 어깨의 인대나 힘줄 질환과 가장 다른 차이점입니다. 이외에도 밤에 주로 아픈 것은 회전근개 완전파열일 가능성이 높은데, 악성종양과 같은 다른 질환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깨충돌증후군이라는 병도 있습니다.
● 저희 청취자 한분은 팔도 못 들어 올려서 오십견인 줄 알았는데 회전근개파열이란 진단을 받았다고해요. 그 둘은 어떻게 다른지?
☞ 일단 ‘회전근’라는 말은 어깨관절을 이루는 뼈들 사이의 4개의 근육인데, 팔이 안팎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고 어깨관절을 고정해 주는 작용합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회전근개질환’이라고 합니다.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팔을 들어 올릴 때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옆으로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있으며, 팔을 내릴 때는 힘이 없거나 통증이 심하고, 근력의 저하있으며, 팔을 등 쪽으로 돌릴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어깨에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있고, 팔을 들었다 내릴 때 어깨높이에서 움찔하며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 등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오십견(동결견, 유착성피막염)은 팔을 어떤 방향으로 올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팔 전체가 쑤시며 밤에 유난히 통증이 심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어혈이 주된 원인으로 보면서 치료합니다.
●오십견. 남자들보다는 어쩐지 여자들에게 더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가사노동이나 육아와 상관있는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동과 상관이 있는 것은 맞지요? 특히 갓난아기 봐주는 장모님들이 많이 오십견을 호소.. 역시 퇴행성 질환인거죠? 정식이름도 있더라고요. 유착성 관절낭염.
☞ 오십견은 불쌍한 관절인 어깨의 사용년한이 대개 오십년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어깨는 생김새도 불안정하고 하는 일도 아주 미세한 작업에서부터 힘쓰는 일 까지 안하는 일이 없고, 특히 현대에는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들을 남녀 없이 사용하고, 가사노동은 주로 여성에게 부과되어 여성의 어깨가 특히 더 혹사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폐경으로 이한 여성 호르몬 감소도 한 몫을 합니다. 그래서 통계적으로도 여성발병률이 남성보다 2배 더 높다고 합니다. 인 것으로 추측된다. 더불어 요즘 육아는 장모님이 맡는 경우가 많아서 고생한 어깨가 쉴 사이가 없고, 계속되는 육아로 오십견이 낫지도, 호전되지도 못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오십견은 엄마들의 말 못하는 고통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그럼 30대 오십견은 왜 나타나는거지요? 과로해도 나타날 수 있는건지?
☞ 한 학회(대한견·주관절학회(회장 고상훈 울산대 의대 정형외과)가 전국 11개 대학병원 동결견 환자 1373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50대가 45.7%로 역시 가장 많았고 60대는 22.1%, 70대는 7.6%였다. 40대도 20.9%나 됐다. 30대는 2.5%였습니다. 환자의 74%는 야간 통증을 호소하며 수면에도 어려움을 겪었고, 당뇨병이 있을 때 양 어깨에 모두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는 양측성이 18%였지만 당뇨병 환자는 40%에 달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엔 요즘은 전반적으로 운동량이 적고,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기기 사용이 늘면서 불쌍한 어깨와 목을 너무 혹사하고, 스트레스로 목의 기혈 순환이 어져워지는 것이 3~40대의 발병을 앞당기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의사와 환자가 같이 치료해야할 질병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평소에 스트레치가 그렇게 중요하다고요?
☞ 모든 병이 의사와 환자가 같이 치료해야할 질병입니다. 의사는 평생 처음 혹은 가끔 환자를 보고 잔소리하며 치료할 뿐이고, 이로서 모든 병을 치료한다면... 의사가 신이겠지요. 특히 이 오십견은 운동범위가 축소되면 더 힘들어지는데 관절운동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 꾸준히 운동을 해야합니다. 입원한다면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하겠지만 외래에서 가끔 보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환자가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치료의 절반이 넘습니다. 운동은 인터넷에 아주 자세히 설명돼있습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침으로 치료하나요?
☞ 그럼 침을 바르겠습니까? 통증이 중심인 경우에는 약침과 침 뜸 부항 등의 요법을 시술하고, 연세가 높으시거나 너무 혹사해 그 부분이 허한 경우에는 관절을 보하는 약을 쓰면서 치료합니다. 그에 적절한 추나 도인요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뼈와 관절을 이루는 재료들이 당연히 좋습니다. 사골 꼬리 족 도가니... 그런데 이런 음식들이 관절에는 좋지만 기름이 너무 많으므로 관절을 위해 쓸 때에는 기름을 최대한 거둬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차처럼 쓸 수 있는 약재에는 잘 아시는 두충, 속단, 우슬, 골쇄보, 구척 같은 약재를 3~40g 가량 다려 꾸준히 물처럼 마시면 관절에 도움이 됩니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근육강화를 잘 하면 1-2년 지나면 낫는다는 말도 있고요. 반대로 병을 키울 수 있다는 말도 있고요. 원장님이라면 이 혼란에 대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저절로 낫는 병이라면... 병으로 남아있겠습니까? 요즘은 의사가 아무리 비싼 병으로 만들고 싶어도 환자들이 다 알게 되서 만들 수가 없지요. 신념을 가지고 방치하면 관절운동범위는 더 줄어들고 통증이 더 심해져 결국 한방을 찾게 되더라고요. 몸이 아파봐야 그 기관이 무엇을 하는지 적나라하게 알게 됩니다만, 어깨는 현대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에 관계되어 조금만 팔이나 어깨를 움직여도 통증이 심해지므로 병의 체급에 비해 삶의 질을 너무 떨어뜨리는 질병입니다. 의사랑 치료하시되 본인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의사의 도움을 최소화해서 치료하면 딱 좋은 병입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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