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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주세요♥/삶의모임, 세보

삶의모임 세보, 공부소식(23.12.22).

by 김길우(혁) 2023. 12. 27.

글쓴이; 삶의 모임 세보, 강세황(경희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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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2일  마흔아홉번째 공부입니다.

O 참여인원
17학번 : 강세황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홀로 하는 스터디로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3가지 주제에 대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한의학의 해부학적 용어에 대한 것입니다. 腠理, 皮膚, 肌肉, 筋脈骨髓가 각각 어떤 해부학적 구조를 가리키는지를 설문해자의 내용을 중심으로 고찰해 보았는데요.
선생님께서는 original idea로의 접근을 통해 이해하는 것은 좋으나, 그 단계에서 정보의 축적과 지식의 발전이 끝난 게 아니므로 지금 시점에서는 어느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피드백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는 3대 질환의 치료법에 대한 것입니다. 보건지소에 방문하는 환자의 특성상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지라 공통 증상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腰痛, 膝痛, 肩痛이 가장 다빈도 질환이었는데요. 각각의 질환별로 사용했던 침 치료를 정리하여 통치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2023년 버전으로 만들었습니다(주된 흐름은 지난 참관 때, 선생님이 진료하시는 방식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그러나 각 치료법 별로 공부가 부족한 것이 많았고, 환수도 적다 보니 이를 검증할 기회가 많지 않아 대증적으로 (환자 증상과 가장 유사도가 높은 원문을 찾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동씨침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 사암침과 정경혈에 대한 이해를 넓혀 증상과 원인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치료가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精氣神血의 診法에 대해서 『東醫寶鑑』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주된 방식은 지난 2023년 12월 16일 스터디 때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정리법을 참고했는데요. 각 카테고리 별, 진단별로 정리를 했을 때 지난 12월 4일 스터디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다소 해결되었습니다. 또한, 학부생 때 강의를 들으며 소위 “陰虛”라고 알고 있었던 증상들이 “精虛”에 해당하는 증상이었다는 게 인상 깊었는데요. 열심히 공부한다고는 했으나, 아직도 머릿속에는 이러한 버그들이 많이 남아 있나 봅니다. 항상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말고, 당연하다 여기는 것들도 다시 한번 짚어보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피드백해 주신 내용입니다.

첫 번째는 해부학적 용어에 대한 개념의 확장입니다. 해부학은 어느 시점부터 더 이상 발전되지 않는 학문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명백한 오해이며, 새롭게 넓혀지는 영역의 개념들 역시 예전에도 겉으로 드러난 증상으로써 관찰되어 기록에 남았을 텐데, 이를 발견하여 치료에 응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1.5차 집단에 대한 말씀입니다. 1차 집단은 이해, 2차 집단은 성과를 중심으로 뭉치게 되는데,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섞인 1.5차 집단은 (나라마다 고유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며, 세보에서 이러한 1.5차 집단을 만들게 된다면 그 근간은 “학문”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침의 기전에 대한 이해입니다. 침을 놓을 때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반응들은 모두 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기전을 연구한 논문 및 서적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출판되고 있는데요. 먼저 한의학적 공부가 기반을 갖춘 다음, (소위) 양방의 기전에 대해 이해가 생긴다면 침에 대한 영역이 훨씬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스터디 후에는 “백정 돈공장”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갔음에도, 다행히 고기가 남아 있었네요.


스터디가 끝나면 항상 시간이 늦어져 저녁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다 보니, 자주 이 식당을 방문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직원분들의 얼굴을 자연스레 눈에 익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에 고기를 잘라주시던 무뚝뚝한 직원분 대신, 푸근한 인상의 직원분이 오셔서 고기를 익혀주셨습니다. 저는 별생각 없이 그분이 직장을 그만두셨거나, 잘렸나 보다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오늘은 주방에서 정리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민망했습니다. 「大醫精誠」에 “珍饈迭薦,食如無味,醽醁兼陳,看有若無。”라고 나와 있는데, 배고픔에 못 이겨 시야와 생각이 좁아진 걸 보면 大醫가 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관심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대상이 주변 사람이든, 환자이든 평소에 관심을 가진 정도에 따라 (그 대상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울 수 있는 정도 역시 달라질 것입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문밖의 환자들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며 다시 한번 명심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지난 저녁 식사에서 인상 깊었던 일화를 말씀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고, 다음 스터디 게시글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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