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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주세요♥/삶의모임, 세보

삶의모임 세보, 공부소식(24.12.22).

by 김길우(혁) 2025. 1. 10.

글쓴이; 삶의 모임 세보, 송치(경희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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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2일 월요일 쉰다섯번째 공부입니다.

O 참여인원
20학번: 송치영, 박창현
21학번: 엄다빈, 황지원

안녕하세요! 2학기 종강을 하고 3주 만에 김길우 선생님과 함께 스터디를 재개했습니다.

창현이와 저는 동계 봉사 준비를 위한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창현이는 이번에 처방의 제형들의 특징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각 제형에 들어가는 약재의 1회분 용량을 계산해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저는 이중환과 이중탕의 용량과 사용례를 통해 제형의 차이에 따른 용량의 변화를 알아내고자 하는 창현이의 착안이 흥미로웠습니다. 다양한 원문을 통한 계산 결과, 탕제와 환제의 용량 차이가 3~4배까지 날 수 있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이 외에도 食治方, 복용 횟수, 복용법(e.g. 소금물과 같이 복용) 등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 봤습니다.

저는 지난주 肩 관절에 이어 膝 관절에 대해 공부해 봤습니다. 저는 膝이라는 글자 안의 桼의 기능을 통해 膝이 濕이 많으면서 精으로 코팅된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병리는 크게 厥, 脚氣, 痿病를 보고 病邪가 무릎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생각해 보며 하나의 통합적인 질병 모델을 설정했습니다. 치법의 경우에 침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각 증상에서 君藥으로 쓰인 경락을 찾아내고, 처방은 지난 하계봉사 때보다 더 넓은 범위까지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렇게 찾아낸 치법들을 위의 질병 모델에 붙여봤습니다.

다빈이는 汗과 小便의 병리적 기전에 대한 공부를 통해 우리 인체에서 “배출”이 일어나는 상황을 이해해 보고자 했습니다. 예컨대, 汗이 나는 원인을 心, 腎, 胃, 脾, 肝, 風, 痰 등으로 분류해서 汗出이 나타나는 각각의 상황을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합시켜 다시 땀이 나오는 경우와 나오지 않는 경우에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인지 정리했습니다. 소변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공부를 했네요.

지원이는 [靈蘭秘典論]과 [五味論]을 읽으며 胃와 五味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胃는 음식을 담고 저장하는 腑라기보다는 저장해 놓은 것을 잘 나누어지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味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입에서만 느껴지는 맛이 아니라 五臟에 이르기까지 계속 기능하는 것으로 인식되므로, 그 성질과 성분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김길우 선생님께서는 30년 간 약의 제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 오신 경험들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옛날에는 약이 맛이 너무 없다거나, 주사기 바늘이 두꺼워서 약을 투여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많이 힘들어했고, 때문에 식품 관련 종사자들과 협업하여 맛에 집중하여 약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청, 배, 감 등 다양한 재료들을 써 보고, 맛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도 첫맛이 단지, 끝 맛이 단지, 그 단 맛이 설탕과 비슷한지 배즙과 비슷한지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가며 고민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렇게 투약의 용이성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원문에 쓰인 여러 포제법과 복용법들이 그 당시에 가장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떻게 추출해야 할지, 어떤 경로를 통해 대사 시킬 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관절에 대해서는 그 구조적 측면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관절이 평소에 하는 기능이나 힘의 방향을 생각하여 구조가 어떻게 이를 역학적으로 실현시키는 지를 생각해봐야 하고, 원전을 찾아보면 당시에 이러한 내용들을 깊게 이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스터디를 마치고 오랜만에 “백정 돈공장”에 가서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선생님께서는 옳고 그름과 이해득실은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잘 생각해보고 행동해야 하며, 이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전해드릴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2주 전 주말봉사 때 있었던 일인데요, 환자 한 분이 저희 진료소에 오셔서 어깨에 침을 맞으시고, 그날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며 컴플레인을 거셨습니다. 다행히 요양센터 측에서도 낮에 센터에서 해당 환자분이 무리 없이 활동하시는 것을 보았고, 치료 상으로도 위험하거나 새로 놓은 혈자리는 아니었기에, 센터에서 보호자에게 잘 얘기해서 넘어가는 걸로 일단락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에 보호자가 직접 컴플레인을 걸기 위해 진료소로 찾아왔고, 감사하게도 세황이 형과 길우 선배님의 도움과 센터의 협조 덕분에 다시 한번 잘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월요일에 스터디를 마치고 식사하러 가는 길에 센터장님한테서 전화가 왔고, 결국 그 환자를 데리고 정형외과에 가서 CT를 찍은 결과 침으로 인한 통증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달받았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이라면 우선 철저한 공부를 전제로 하여 최적의 치료를 찾아내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많이 부족한 저희가 이러한 고민마저 없다면 찾아와 주시는 어르신들에게 실제로 피해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저희 또한 봉사라는 것을 하면서 피해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기에, 혹여나 이번처럼 저희와 무관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우리의 책임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자세한 차팅과 실제로 차팅 된 내용에 맞게 적확한 진단 및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공부-진단/치료-차트의 삼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저희와 환자 서로 좋은 自利利他의 봉사가 실현될 수 있다고, 다소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을 다시금 각인시킬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동계 봉사를 어느덧 한 달가량 남았습니다. 준비를 하면 할수록 부족한 면들이 계속해서 보이지만, 저희의 봉사가 진정으로 귀해질 수 있도록, 어르신들께서 주시는 봉사를 부끄럽지 않게 받을 수 있도록 빈틈을 계속해서 채워보겠습니다. 공부와 봉사 모두 항상 큰 도움을 주시는 김길우 선생님을 비롯하여 모든 선배님들께 감사드리며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세보 선배님들 모두 즐겁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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