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영이는 주말 봉사에 변비 환자분들이 많은 것에 비하여 치료율이 높지 않다고 생각되어 노인성 변비에 대해서 공부했습니다. 우선 변비의 병인을 분류하고 변비의 종류를 나누어 노인성 변비의 경우 어떤 기전으로 발생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치료에 있어서는 대변이 잘 나오기 위해서는 陰이 충분하고, 太陰으로 잘 적시고, 金氣로 잘 내려야 한다고 결론지었으며, 침구대성과 동의보감을 통해 照海, 章門, 太白, 承山 / 潤腸丸 등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상한론, 그중에서도 소음병과 부자를 중점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건강과 부자 모두 태초의 아이디어는 속을 뜨겁게 데워주는 것이라 생각되며, 상한론, 신농본초경, 의학입문 순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부자의 주치를 통해 건강과 차별화되는 부자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고민해 봤습니다. 다음으로 少陰은 딱딱하게 음을 굳히는 단계이므로, 차곡차곡 모으는 것이 잘 안 되는, 하리청곡 같이 모으지 못하고 배설하는 것이 소음병의 특징이라 생각하였으며, 그 원인은 亡陽으로 인한 것이라 결론지었습니다.
다빈이는 사상과 삼음삼양을 주제로 공부했습니다. 공자 계사, 음양응상대론, 구침십이원을 보며 사상의 태양, 소음, 태음, 소양이 각각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고민했으며 장부랑도 연관 지어 보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육원정기대론을 보며 삼음삼양, 육기에 대해 時, 司, 氣化, 德化, 布政, 氣變, 令行, 病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각각의 의미가 무엇일지도 고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경락과도 연관 지어 각 장부의 성질과 기능을 이해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원이는 五行과 天干의 자형을 공부했습니다. 설문해자와 갑골문, 금문 등을 보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글자와도 비교를 하면서 각 한자의 오리지널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여러 가지 재밌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乙과 己를 비교하며 이야기한 아이디어가 흥미로웠습니다. 구부러진 것과 각진 것에 주목하여, 갑골문을 그릴 때는 각진 형태를 그리는 것이 편리함에도 힘들게 구부러진 형태를 그린 이유가 있을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부러진 것은 능동, 생명력의 의미를, 각진 것은 수동의 의미로 확장했습니다.
김길우 선생님께서 수렵채집에서 정주민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이야기해주시며 안다는 것, 즉 예측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글자들이 어떤 필요에 의해서 생겼고 어떤 개념의 글자들이 먼저 등장했을지 고민해 보라 하셨습니다. 인식은 비슷하기 때문에 문화 별로 비슷하게 발전하는 부분들이 많지만, 보편성으로 해석되지 않는 부분들은 문화의 특수성을 위주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병을 바라보며 개념을 만들 때도 처음에는 보편성을 위주로 개념을 만들었다면, 점차 이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들도 생겼을 것이고, 각 부위별, 상황별 특별한 특수성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생겼을 것입니다. 저희가 공부하고 있는 책들은 이러한 것들을 기호화한 것으로 글자만 파먹는 것이 아닌, 그 사람들이 무엇을 본 것인지, 기호 안에 담겨있는 개념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콩나물국밥과 편육, 메밀전병을 먹었습니다. 선생님께 막걸리와 탁주, 청주, 모주, 소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같이 모주 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모주는 처음 먹어보았는데 도수도 거의 없고 달달해서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지난여름부터 선생님과 함께 상한론을 공부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이 본 것은 무엇이며 글자로 어떻게 표현된 것인지, 그 속에 담긴 지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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