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주에 동씨침법 공부를 시작했으며, 그중에서도 四花穴, 腸門穴, 肝門穴, 心門穴, 鼻翼穴을 위주로 고민했습니다. 동씨침에는 도마침법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처방에서의 후세방과 유사합니다. 위 개념을 바탕으로 해당 혈자리가 위치한 경락의 특성, 오수혈과의 비교, 임상례 등을 통해 각 혈들의 주치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다빈이는 우선 十二地支의 방합과 삼합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이후 경락에서 방합과 삼합의 배속을 보며 삼음삼양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수소양삼초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사암도인침구요결에서 삼초승격과 삼초정격이 사용된 원문을 十二地支와 내경의 문장을 바탕으로 바라보며, 삼초정격에 해당하는 환자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황이 형은 경북 산불피해지역 봉사를 대비하여 어떤 처방이나 침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우선 환자들의 질환군은 재난의 보편성, 특수성, 환자의 개별성으로 나누어 예측을 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침의 경우 정경혈, 사암침범, 동씨침법으로 나누어 정신과적인 질환에 사용할만한 혈자리를 선정하였습니다. 처방은 杏參散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였으며, 화재로 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杏參散에 몇 가지 약재를 가감하는 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김길우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1. 십이지지의 방합, 삼합, 충에 관한 내용들은 대부분 수학적인 부분으로, 논리적이기 때문에 잘 살펴보면 원리를 알 수 있습니다. 2. 공부를 하고 많이 사용하다 보면 즐겨 사용하게 되는 침법과 보사법이 생깁니다. 실제 진료를 볼 때는 수가 역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침법이 변화하게 됩니다. 3. 인간관계에 있어서 선의를 잘 유지하고 선의가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익과 손해는 계산하는 것이고, 옳음과 그름은 생각하는 것이며, 모두와 행복은 상상하는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모두의 행복을 상상하는 사람이 있으며, 계산하는 사람은 상상하는 사람을 절대 따라갈 수 없습니다. 공부에 있어서도 남을 전제로 한 공부가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스터디가 끝난 뒤 ‘백정 돈공장’에 맛있는 고기를 먹으러 갔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저와 다빈이는 공부할 때 들었던 궁금증들을 질문하고, 세황이 형은 이번에 청송 봉사를 가며 주의해야 할 것들을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과 공부를 시작한 후, 작년 즈음부터 저도 몽글몽글 꿈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상하고, 상상한 것들을 자신감 있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관심을 가져주시는 많은 선배님들 덕분에 이번 청송 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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