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창현이는 傷寒論의 三陰病에 대해 공부했는데요, 저는 특히 太陰病과 少陰病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三陰病 치료의 포인트는 따뜻하게 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三陰病에 주로 쓰인 본초들이 ① 어디를 ② 얼마나 ③ 어떻게 데우고, ④ 데운 것을 어떻게 퍼뜨리는 지의 4가지 기준으로 파악해보고자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본초들의 작용을 토대로 반대로 太陰病과 少陰病이 어떤 상황인지를 추론해 봤습니다. 특히, 太陰病과 少陰病의 病理가 각각 濕과 君火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염두에 두며 치법과 연결 지어 보고자 했습니다.
김길우 선생님께서는 약을 입체적으로 생각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단순히 “뜨겁다”라는 느낌보다는 부위, 온도, 모양, 상호 간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이미지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한 가지의 감각으로 이를 인지하기보다 청각, 촉각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각으로 이러한 약을 비롯한 한의학적 내용들을 받아들이려는 시도가 있으면 치료에 있어서 나만의 열쇠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창현이는 지난주 少陰病에 이어서 오늘은 太陰病, 厥陰病에 초점을 두어 공부를 했습니다. 太陰病에서는 桂枝加芍藥湯과 桂枝去芍藥湯의 차이를 생각해 보며 太陰病의 치법을 고민했습니다. 厥陰病의 경우, 厥이라는 글자가 무엇을 뜻하는 지를 집중적으로 봤습니다. “厥”의 說文解字, 갑골문을 보고 破字를 해보며 왜 陰陽不相接이라는 의미가 나왔는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세황이 형은 液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흔히 五液으로 알려진 漏, 汗, 涎, 涕, 唾의 글자들을 공부하며 그 기원에 대한 의문을 품고, 각 液의 original idea가 될만한 글자들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또한, 液과 精 사이의 관계를 上古天眞論의 내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설명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液의 개념이 무엇일지, 그리고 이 液이 어떨 때 병리적인 조건이 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했습니다.
김길우 선생님께서는 五臟의 최종 산물로서 液이 나오는 정도에 따라 어떨 때 생리적이고 어떨 때에 병리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예시를 들어가시며 이를 바탕으로 적용시키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지식의 조각들을 모아가며 계속해서 고민하다 보면 나중에 효율이 저절로 쏟아져오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날은 스터디가 일찍 끝나서 “란칼국수”라는 새로운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김길우 선생님께서 스터디 피드백 때 말씀해 주신 복합적인 감각에 관한 경험들, 그리고 끊임없이 생각했을 때 겪었던 경험들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또한, 저희들에게도 계속해서 궁금해하며 생각하고, 궁금한 것을 찾는 데에 적극적이어야 하며, 또 그 답을 알아내기 위해 끈질기게 매달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날 스터디와 식사 자리에서 제가 생각지도 못한 경지에 대한 얘기를 들으니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곳까지 갈 수 있을까 싶은 막막함과 허탈함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것처럼 제 자신을 믿고 열심히, 조금씩 나아가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항상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제시해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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