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
(11.11.24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서동요 부여 세트장 <출처: 해피템플>
삼국유사(三國遺事) 2권의 무왕조(武王條)에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4구체 향가가 서동과 선화공주의 러브 스토리 설화를 이두(吏讀)로 표기한 원문으로 실려 있습니다.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들은 서동이 머리를 깎고 스님으로 변장해 서라벌에 잠입한 뒤,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며 부르게 했다는 바로 그 노래입니다. 향가 해석의 대가 양주동 박사의 해석에 따르면,‘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정을 통해 두고/ 맛둥방(서동)을/ 밤에 몰래 안고 가다. 善化公主主隱(선화공주님은)/ 他密只嫁良置古(남 몰래 시집가 놓고)/ 薯童房乙(맛둥 도련님을)/ 夜矣卯乙抱遺去如(밤에 몰래 안고 간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진평왕은 이 노래를 전해 듣고 진노해 선화공주를 내쫓았으며, 이에 서동이 그녀를 백제로 데려가 왕비로 삼았다는 것인데, 삼국유사에는 무왕과 선화공주가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사자사(師子寺)로 가던 중 미륵삼존을 만나게 되고, 그 영험에 감복해 미륵사를 창건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서동은 여론 조작을 해서 어여쁜 아내를 얻은 것일까요? 아니면 마를 많이 먹어 아주 건강한 청년이어서 선화공주를 얻은 것일까요? 오늘은 세기의 러브스토리의 훌륭한 조연 마 즉 산약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땅속엔 산약 뿌리가..
동의보감에서는,‘마는 산약(山藥) 혹은 서여(薯蕷)라고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나 평(平)하다고도 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몸이 허약하고 피로한 허로(虛勞)로 야윈 것을 보(補)하고 오장(五臟)을 채워주며, 기력을 더해 주고 기육(肌肉)을 튼실하게 해주며, 근골(筋骨)을 강하게 하고 심규(心竅)를 열고 순환시켜서 정신을 안정시키며, 의지를 강하게 한다.’라고, 산약의 주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보약에 대표선수라는 것이지요.
토란 같은가요?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산약은 곳곳에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산속의 토란 같다하여 산우(山芋) 또는 속살의 모양을 보고 옥연(玉延)이라고도 한다. 원래 서여(薯蕷)라고 했으나 송나라 때 임금의 이름과 같아 이를 피하려고 산약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음력 2월 8월에 뿌리를 캐어 껍질을 깎는데, 흰 것이 제일 좋고 검푸른 것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 또 마는 생것을 말린 것이 귀(貴)하니 이것을 약에 넣는데, 말리지 않은 생것은 진액이 있어 미끌미끌하여 단지 종기만 없앨 뿐 약에는 쓰지 않고, 익힌 것을 먹을 수는 있으나 역시 기만 체(滯)하게 한다. 말리는 방법은 굵고 큰 것을 골라 누런 겉껍질을 깎아내서 물에 담그고, 약간의 백반을 가루로 내어 그 속에 넣은 후 하룻밤을 재워 꺼내서 침같이 끈적끈적한 것을 씻고 불에 쬐어 말린다. 산약은 수태음폐경의 약이다.’라며, 마를 약재로 가공하는 방법을 자세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중국산 산약
또 동의보감 조병 단방약 부분에서는,‘생산약은 피부가 건조한 것을 치료하여 윤기가 나게 하는데, 쪄서 먹거나 갈아서 죽으로 먹기도 한다’고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피한 산약의 모습
지난 2009년 1월 19일 전북 익산의 국보 제11호 미륵사지석탑(서탑)에서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는 가로 15.5㎝, 세로 10.5㎝ 크기의 금판에 좌평 사택적덕의 딸인 백제왕후가 재물을 희사(喜捨)하여 가람(伽藍·미륵사)을 창건하고, 기해년(己亥年)인 서기 639년에 사리를 봉안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는 삼국유사의 기록 중 무왕과 선화공주가 부부의 연을 맺은 뒤 미륵삼존을 만나게 되어 창건했다는 내용과는 다른 기록입니다. 학자들 간에는 이로서 서동과 선화공주의 세기의 사랑은 허구였다는 쪽과 오히려 창건 자체의 사실이 삼국유사와 일치하므로 진실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이야 어떻든 화끈한 남녀 간의 사랑과 거기에 좋은 매개가 된 마의 역할은 결코 축소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음시간에는 오장을 윤택하게 해준다는 천문동 이야기입니다.
'약재모아 남주자! > 밥상에서 만난 약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계(烏鷄), 천연기념물!(10.12.10 방송분) (0) | 2020.12.10 |
---|---|
560만 송이의 달콤함, 꿀!(10.11.25 방송분) (0) | 2020.11.25 |
신라와 백제 버전의 별주부전?(11.11.12 방송분) (0) | 2020.11.12 |
잉어, 뛰어올라 용이 되다!(10.11.12 방송분) (0) | 2020.11.12 |
우리민족의 신성한 약초, 애엽(艾葉)(11.11.10 방송분) (1) | 2020.11.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