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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누룩을 띄우는 것과 비슷한 기전으로 생기는 황달(12.02.23 방송분).

by 김길우(혁) 2019. 2. 23.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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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3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요즘 내가 제일 잘 나가~

막걸리 자주 드십니까? 한 전문지(농민신문)의 지난 기사 내용입니다.‘새로 개발된 전통주용 곡물누룩. 이번 곡물누룩 개발은 막걸리 등 전통주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막걸리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누룩은 대부분 일본술 제조에 사용되는 아스퍼질러스 곰팡이와 효모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전통주를 만드는 다양한 누룩 제조법이 단절됐기 때문이다. 이번 누룩 개발은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전통누룩 289점과 곡류 177점을 이용해 우수한 누룩곰팡이 8종(균주)을 선발했으며, 이를 우리나라 대표곡류 17종에 접합시켜 17종류의 누룩을 최종 개발하게 된 것이다. 개발된 전통주용 곡물 누룩 17종은 기장·녹두·메밀·밀·수수·차조·보리·쌀보리·찰보리·멥쌀·찹쌀·현미·현미찹쌀·흑미·찹쌀흑미·율무·팥 등이다. 실제로 막걸리를 빚을 때 이번에 개발한 찹쌀누룩에다 백미를 담금원료로 사용하면 수입밀누룩을 썼을 때보다 맑고 투명한 황색의 외관을 보이며, 바닐라와 같은 향기에 약한 단맛과 신맛·청량감을 더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미에 팥누룩을 사용해 막걸리를 만들면 황색과 약간의 적색이 혼합된 빛깔을 띠며 달콤한 향기를 내는 등 모든 누룩이 담금원료와 어우러져 각기 다른 빛깔과 향·맛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라는 내용입니다. 주세(酒稅)를 많이 내는 애주가(愛酒家) 중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오늘부터는 누룩을 띄우는 것과 같은 기전으로 병이 생긴다는 황달(黃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습과 열이 만나 누룩 곰팡이!

동의보감에서는,‘경전(經典)에,‘습(濕)과 열(熱)이 서로 만나면 세상에서 말하는 단병(癉病)이란 것이 생긴다’고 하였는데, 단이란 황달(黃疸)을 말하는 것으로 양(陽)만 있고 음(陰)은 없는 병이다. 모든 황달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데, 피에 문제가 있는 어혈(瘀血)로 인(因)한 황달만은 소변이 잘 나온다. 열이 하초(下焦)에 뭉치는 즉 열이 진액(津液)을 소모시켜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피가 하초(下焦)에 뭉치는 즉 열이 단지 피만 모손(耗損)시키고 진액은 소모시키지 않으므로 소변은 잘 나온다. 황달이 생기는 것은 누룩을 띄우는 것과 비슷한데, 오달(五疸)은 모두 습열(濕熱)로 인해 생긴다. 습열이 훈증(熏蒸)하면 피에 열이 생겨 토(土)의 기운을 받아 누런색이 위로 얼굴과 눈으로 올라가고, 이어서 손발톱과 몸까지 모두 누렇게 되는 것인데, 누렇게 되는 것이 바로 황달이다‘라고, 황달의 원인과 기전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동의보감에서는,‘대개 황달이란 병은 습열과 소화가 안 된 숙곡(宿穀)때문인데, 민간에서는 이를 음식 때문이라는 뜻의 식로황(食勞黃)이라고 부르며, 식로감황(食勞疳黃)을 누렇게 떠서 살쪘다는 의미로 황반(黃胖)이라고도 부른다. 또 식로황은 묵은 병이기 때문에 한참이 지나도 잘 낫지 않는다. 황달은 갑작스레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한대(漢代)의 명의(名醫) 중경(仲景)선생은 이병의 병정(病程)을 18일을 기한으로 차도가 보인다 하였다’라며, 식로황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빚어 사람이 담은 술, 막걸리.

얼마 전 한 인터넷신문(프레시안)에서 막걸리 학교라는 곳이 있는 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막걸리는 곡물로 만듭니다. 그 곡물은 비와 빛을 받아 땅에서 납니다. 막걸리의 씨앗은 누룩입니다. 누룩곰팡이는 바람이 실어옵니다. 막걸리는 효모라는 미생물이 만들고, 사람이 거들어서 완성됩니다. 미생물과 사람의 정성이 합해져서 막걸리는 튼튼해집니다. 막걸리의 가치는 문화의 옷을 입을 때 높아집니다. 그러니 막걸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땅과 햇살과 비바람과 미생물과 사람과 문화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동감합니다. 막걸리뿐 아니라 우리 민족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효한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다음시간에도 황달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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