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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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27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혹시 조선시대에 고기 먹는 날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조선의 탐식가들(김정호)이라는 책에 보면,‘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에는 서울 풍속에 음력 10월 초 하루날, 화로 안에 숯을 시뻘겋게 피워 석쇠를 올려놓고 쇠고기를 기름장· 달걀· 파· 마늘· 산초가루로 양념한 후 구우면서 둘러앉아 먹는 것을 난로회(煖爐會)라고 한다는 기록이 나온다. 난로회는 18세기 연암 박지원과 정조의 글에도 등장한다. 홍재전서(弘齋全書·1814)는 정조 5년(1781) 겨울, 정조가 밤늦게 일하는 규장각· 승정원· 홍문관의 유생들을 불러 난로회를 열었다고 전한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도 탐식가였는데, 조선 최초의 음식 품평서라 할 도문대작(屠門大嚼·1611)을 쓴 음식 칼럼니스트이기도 했다. 조선 팔도의 명물 토산품과 별미 음식을 소개한 도문대작에는 떡 종류인 병과(餠科) 음식 11가지, 채소와 해조류 21가지, 어패류 39가지, 조수(鳥獸) 6가지, 서울의 계절 음식 17종 등이 실려 있다. 별미 음식으로는 곰 발바닥인 웅장(熊掌), 표범 태아인 표태(豹胎), 사슴 혀인 녹설(鹿舌), 사슴 꼬리인 녹미(鹿尾)도 소개하고 있다. 아무나 쉽게 먹을 수 없는 조선에서 가장 진귀한 요리들이다. 연산군과 영조가 특히 좋아했다는 녹미에 대해, 허균은 부안에서 그늘에 말린 것이 가장 좋고, 제주도의 것이 그 다음이다 라고 쓸 만큼 식도락가였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음식으로 먹는 데만 사슴을 여러 부위로 나누어 먹었던 것은 아닙니다. 약으로도 사슴은 각 부위의 효능이 달랐다고 여겼습니다.
맛있는 고기는 여럿이 모여서!!
동의보감에서는,‘사슴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허약(虛弱)하면서 야윈 것을 보(補)하고 오장(五臟)을 튼실하게 하며, 기력(氣力)을 더해주고 혈맥(血脈)을 조화롭게 해준다. 들짐승 고기 중에는 노루와 사슴은 먹을 수가 있는데, 날로 회쳐먹어도 누린내나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또, 사슴고기가 십이진(十二辰)이나 팔괘(八卦)에 배속되지 않으면서도 보할 수 있는 즉, 사람의 생사에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도가(道家)에서도 포 뜨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 외의 소•양•닭•개는 살과 피부를 보하면서 충만하게는 하지만, 혼(魂)을 빠져나가게 하는 허물이 있으니 너무 많이 먹는 것이 좋지는 않다. 제사에 사슴고기를 쓰는 이유는 그 성질이 특히 맑고 깨끗하기 때문이다. 사슴 고기는 전부 사람에게 유익하니 들짐승 중에는 제일이다. 사슴고기는 포를 뜨거나, 삶거나, 찌는데 술과 함께 먹는 것이 마땅하다. 단지 약을 복용중인 사람은 먹으면 안 되는데, 사슴이 늘 독을 푸는 풀을 뜯어먹어서 약 기운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라고, 사슴고기의 효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수선한 꿈에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사슴~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사슴의 머리는 당뇨와 비슷한 소갈(消渴)을 멎게 하며, 꿈속에서 어수선한 무엇인가 보이는 것을 치료하는데 고기를 먹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머... 어디? 사슴의 머리? 이걸...콱~
특히 동의보감 꿈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사슴의 머리고기는 가슴이 답답한 번민(煩悶)이나 꿈이 많고 귀신을 보는 것을 치료하는데, 삶아서 국물을 마시고 고기도 먹는다’라며, 사슴 머리고기의 효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4월 3일은 사슴데이! 우리 사슴 사랑하는날 >_<
혹시 4월 3일이‘사슴데이’라는 것을 아시고 계십니까? 한국양록협회가 국내 양록산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 촉진을 위해 사슴데이 행사를 열었다고 하는데, 벌써 5회라고 합니다. 사슴을 키우는 농민들도 올해는 모두모두 웃을 일만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시간에도 꿈자리가 뒤숭숭할 때 쓰는 안식향(安息香) 이야기를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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